APEC정상회의와 경제전쟁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1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열렸었다. APEC은 1989년 11월 호주 수도 캔버라에서 창립돼 회원국 간에 정치·사회적 체제 차이와 경제적 수준의 격차를 인정하고 열린 마음과 합의로 상호협력을 추구하는 개방적, 비구속적인 경제협력체다. 그래서 APEC을 말잔치의 모임이란 비판도 있지만, 그동안 아태지역의 통합과 발전에 기여함은 물론 세계경제 및 정치에 일정한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올해 APEC 정상회의는 창립 20주년이 되는 해이고, 국제금융위기가 회복되고 있는 과정에서 열렸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중국·일본·미국·러시아 강대국가들은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 10개 국가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해 국제금융위기 회복과 그 후에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삼기 위해 뜨거운 구애전쟁을 했다.
첫째, 중국 후진타오 주석은 APEC 정상회의 전에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 아세안 국가들을 순방해 경제협력을 공고화하고 이 지역을 국제기축통화인 달러 독점에 대항해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전진기지로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의 서남부 낙후지역 개발을 라오스·캄보디아·베트남 등을 관통하는 메콩강 유역 개발사업과 연계하고, 이 지역의 댐 10개 가운데 4개 건설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둘째, 일본 하토야마 총리는 주요정책으로 동아시아 공동체(EAC) 결성을 위해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가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아시아 중시 외교방침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중국이 국제금융위기 이후에도 주요 G20개국 중에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뤄내며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을 위협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이 같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은 2010년에 요코하마에서 APEC을 개최하며 적극적인 아세안 구애작전에 뛰어들었다.
셋째,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과 APEC 참석을 계기로 아시아 중시 정책을 강조했다. 미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반면, 미국의 영향력은 희석되고 있는 점을 인식해 안전보장 분야는 물론 정치·경제·과학기술 등 모든 분야에서 아시아를 중시하며 실천하고 있다.
넷째, 러시아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시베리아와 극동을 아시아지역 통합과정에 깊숙이 편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러시아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경쟁력 있는 과학기술력으로 아시아지역 국가들과 상호 유익한 협력을 하겠다며, 오는 2012년 APEC 정상회의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이와 같이 강대국가들은 APEC 정상회의를 기회로 새 성장 축으로써 아세안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러면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APEC은 21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지만 세계 인구의 40%, GDP의 54%, 교역량의 43%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절반의 모임으로, 한국은 전체 수출의 80%가 APEC 회원국 시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와 G20 정상회의를 잇는 가교역할로 경제협력을 강조했다. 한국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과제와 내년 11월 서울에서 개최할 G20 정상회의를 연계해 국제금융위기 회복과 그 후 아시아의 성장전략 및 세계 경제재편, 지역국가 간 불균형적 성장 및 자유무역주의에 대한 경제 균형 성장을 위해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주도해 국익과 국격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http://kookbang.dema.mil.kr/
조영갑(한성대 국제대학원 교수)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