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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도, 사회주의도 포기할 수 없다는 북한정권

북한의 화폐개혁: 자본주의의 싹을 자르는 조치

Written by. 이춘근   입력 : 2009-12-08 오전 10: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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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초, 북한이 화폐 개혁을 단행 했다는 소식이 전해 졌다. 화폐 개혁의 공식적인 목적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조치가 장마당에서부터 올라오고 있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싹을, 더 자라나기 이전에 아예 근절 해 버리겠다는 의도에서 행해졌다는 것쯤은 쉽게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북한의 화폐 개혁은 북한 주민들의 경제생활을 개선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3남 김정은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과정에서 장애요인이 될 수 있는 세력을 사전에 제거한다는 정치적인 목적을 가진 것이다.

 경제 파탄이 극에 도달한 북한은 2001년 7월1일 소위 7.1 조치를 통해 자본주의 제도를 일부 도입 했다. 당시 북한 정권이 배급을 포기 했다는 사실은 사회주의 경제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했다. 역설적인 일이지만 경제체제가 파탄 난 사회주의 국가 북한이 그동안 망하지 않고 버틴 것은 북한 땅에서 자본주의가 자라나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즉 북한의 주민들이 국가가 주는 배급에 의존하지 않고, 장마당 혹은 지하에서 전개되는 시장경제를 통해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체득하게 된 것이다.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스스로 먹고사는 일에 너무 바빠, 혹은 일부 경우에 한정 되겠지만, 돈을 버는 일에 너무 바빠,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고 전복하는데 그들의 에너지를 소비할 여력이 없었다.

 북한 주민들은 돈을 벌게 되면 은행에 저축하지 않는다. 자기 돈인데도 마음대로 찾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모은 돈을 장롱에다 쌓아 둔다. 김정일 정권은 100:1 로 바꾸는 화폐개혁을 통해 장롱에 있는 돈을 다 꺼내기로 했다. 바꿀 수 있는 돈의 한도가 있기 때문에 그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은 아껴 모았던 돈이 모두 휴지조각이 될 신세에 처하게 되었다. 물론 북한 정권은 교환 한도액 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진 사람들은 나머지 돈을 은행에 저축하면 된다고 말 하겠지만, 북한의 은행 제도로 보았을 때, 교환 한도액 이상의 돈들은 사실상 강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역사상 모든 민권 혁명은 재산이 어느 정도 형성된 시민들의 존재를 필수적으로 상정한다. 민권에 철저하게 반대하는 김정일 정권은 정권에 기대지 않고 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주민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결코 허락할 수 없었을 것이며 이번 화폐개혁은 그래서 북한 주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한 경제조치가 아니라 김정일 정권의 안녕을 위한 정치적인 조치인 것이다. 국민들이 굶어 죽는 와중에도 핵무기를 개발하는데 돈을 퍼부은 정권인데 이정도 쯤이야 못 할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북한 주민을 구원하고, 북한 핵을 제거한다는 대북 정책 목표를 가진 우리나라를 비롯한 외부 세계는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해 보다 현실적인 평가를 해야 한다. 공개적으로는 말하기 어려운 점도 없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은 안 되는 줄 다 알면서 북한과는 ‘대화 이외의 방법은 없다’. ‘6자 회담이 최선의 방법이다’ 는 말을 반복 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문제에 대해 기존의 접근 방법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는 한국의 지식인들 혹은 미국의 지식인들은 북한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솔직히 말하기 시작했다.

 북한의 핵무기를 대화를 통해 제거 할 수 있다고 말하는 대신 김정일의 북한은 결코 핵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들이 서서히, 강력한 근거와 더불어 제시 되고 있는 것이다. 뉴욕 타임즈의 생어(David E. Sanger) 기자는 「오바마가 물려 받은 유산」 이라는 저서에서 북한 문제를 지난 수 십 년 동안 다뤄온 미국 CIA 최고위급 관료 출신인 아트 브라운(Art Brown) 의 말을 인용, 김정일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망(無望)한 일이라고 단정하고 있다: “당신이 김정일 이라면 자신의 정권이 붕괴되는 것을 막아준 유일한 것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소?”

 많은 사람들이 체제 안전을 보장해 줄 경우 김정일은 핵을 포기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나라 혹은 미국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 해 줄 수 있다는 가정이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 2005년 9월 6자 회담 당시 북한은 미국이 적대정책을 포기해야만 회담이 진전 될 수 있다며 미국에게 “북한을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공격하지 않을 것이다”는 언급을 문서로서 명확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놀랍게도 부시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다. 소련 대표는 북한에게 이 문장은 소련이 냉전기간 내내 미국에 요구 했던 것이지만 관철되지 못했던 것이라며 북한 대표들에게 미국의 의지는 진지하다고 설득했다.

 미국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그 다음 속개된 회의에서 북한은 미국이 글로서 밝힌 언급을 “아무런 의미 없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 고 말했다. 북한이 의미하는 체제 안전의 “최소한”은 한미동맹의 완전 폐지, 주한미군 완전철수를 미국이 행동으로 보이는 일일 것이다.

 결코 핵을 포기하지 않을 북한은 이번에는 사회주의도 포기할 수 없다는 조지를 취했다.사회주의(진정한 의미에서 북한은 사회주의도 아니지만)야 말로 핵 과 더불어 김정일 정권을 지탱해 주는 또 다른 귀중한 존재가 아닐 수 없는 모양이다.(konas)

  * 이글은 민생경제정책 연구소가 간행하는 이슈와정책 12월호에 게재 될 글입니다.

 李春根(이화여자 대학교 겸임교수/미래연구원 연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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