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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와 남북군비통제

KIDA북한군사포럼 주제발표 요약-군축은 정치·경제·외교 포괄 종합 출구전략서만 가능

Written by. 홍규덕   입력 : 2009-12-20 오전 9: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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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핵화와 남북한 군비통제는 병행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군비통제가 한반도에서 실현되지 못했던 이유는 군축에 관한 방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기보다 당사자 간에 이를 실천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 군비통제는 결코 그 자체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 군축 역사를 보아도 정치적 타협 없이 성공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군축은 기본적으로 정치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적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1970년 대 미국의 닉슨 행정부는 소련과의 1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I) 협상을 통해 기적적으로 정권을 재창출했고 이는 군축 100년사에 손꼽히는 성공사례로 자주 인용된다. 그러나 소련과의 군축협상 진행 당시 정치가들은 군과 국방 관계자들이 제기하는 안보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사실은 정작 알려져 있지 않다.

 정치권은 이들의 의혹과 불만을 달래기 위해 군이 요구하는 현대화나 새로운 무기체계 개발을 측면 지원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정치적 효과를 관철시켰다. 군비통제의 세계에 있어서 소위 풍선효과 이론은 이미 정설로 인정받고 있다. 즉 정부 간 협상(inter-governmental bargaining)이 철저하게 제도화돼 있는 선진 사회에서는 비록 일부분의 군비통제가 성사된다 해도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개발이나 다른 쪽 분야의 군비증강으로 곧바로 이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군비통제 자체를 목적으로 간주해 군비통제의 최종단계인 군비축소를 조기에 실현하고자 하는 성급한 주장들이 갖는 한계와 위험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경계해야 한다.

특히 한국과 같은 정치 상황하에서 군비통제가 진행될 경우 과연 군과 국방전문가들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안보커뮤니티가 제기하는 정당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대안들이 강구될 수 있도록 안전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성급한 군비통제로 인해 한반도의 전략적 안정을 해칠 경우 이는 군비통제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이 8ㆍ15 경축사를 통해 제안한 내용을 액면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개념으로 전환해 운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군 병력이나 장비의 상호 감축과 같은 구조적 군비통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오히려 군 중심의 북한사회의 군수경제를 조기에 민수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국제사회와 함께 공감하도록 유도하는 데 전략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 만약 북한이 이를 결심할 경우, 효과적인 북한재건이 가능하도록 북한의 군축과정과 국제사회로부터의 지원을 연계하기 위한 외부 전환자금을 확보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는 ‘비핵ㆍ개방ㆍ3000’ 개념이나 ‘신한반도 평화구상’이 미처 담고 있지 않은 부분이며 결국 군축은 군사적 접근만이 아닌 정치ㆍ경제ㆍ외교를 포괄하는 종합적인 출구전략하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또한 한반도 군비통제와 동북아 군비통제의 차이가 주는 효과에 대해서도 정책결정자들이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본격적인 군비통제의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것이다.(konas)

홍규덕(숙명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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