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기후협약총회가 남긴 것
한국은 선진·개도국 간 이해 갈등으로 무산될 뻔한 이번 총회에서 코펜하겐 합의 이끌어내는 성과거둬..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해야
지난 19일(현지시각) 폐막한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당초 크지 않았던 기대만큼의 성과도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렇지만 와중에도 한국은 몇 가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담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모두가 기후변화를 걱정하지만, 그 책임 소재를 따질 때에는 철저하게 남을 탓한다. 이번 코펜하겐 당사국 총회도 결국 예외가 아니었다. 말은 쉽지만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191개 참가국은 구속력 있는 협정을 공식적으로 채택하지 못하고 ‘코펜하겐 합의’ 내용에 ‘유의’한다는 정치적 합의를 끌어내는 데 그쳤다.
이 합의는 폐막 전날 미국이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국·인도·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 등과 함께 한 5개국 회의를 통해 나온 것이다. 그러나 9일 새벽 5시 반 전체 회의에서 논의과정에 소외된 베네수엘라·니카라과·수단·몰디브 등 남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합의문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나섰다. “일부 국가들이 비밀리에 합의했다”는 이들 나라 대표의 항의에 수많은 국가들이 박수를 쳤다.
이번 총회의 동력을 제공했던 유럽연합은 협상의 주무대에서 밀려났다. 구속력 있는 협정이 불발한 배경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당장 온실가스 의무감축국 지정에서 벗어난 것이 그 첫 번째 성과다. 이번 총회에서 채택된 ‘코펜하겐 합의(Copenhagen Accord)’는 교토의정서상 부속서1 국가에는 2020년까지 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명시할 의무를, 그 외의 국가들(비부속서1 국가)에는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출할 의무를 각각 부과했다.
한국은 그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데다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 세계 9위라는 등의 이유로 의무감축국으로 지정돼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왔다. 이번 코펜하겐 협정은 ‘선진국’이라는 표현을 ‘부속서1 국가’로, ‘개도국’이라는 표현을 ‘비부속서1 국가’라고 바꿨다. 이로써 한국은 법적 감축의무를 지닌 부속서1 국가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 공식화됐다.
한국은 이와 함께 선진·개도국 간 이해 갈등으로 무산될 뻔한 이번 총회에서 코펜하겐 합의를 이끌어내는 단서를 제공한 성과도 거뒀다. 정래권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나마'(NAMA·Nationally Appropriate Mitigation Actions·국가별 적합한 감축행동) 등록부제를 채택할 것을 제안해 이번에 채택됐다. NAMA 등록부제는 개발도상국이 등록부에 기재한 감축목표 및 이행실적을 엄정하게 측정·검증토록 하되, 불이행 시 법적 구속력 및 패널티를 지지 않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우리 정부는 NAMA 등록부제가 ‘코펜하겐 합의문’에 명시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는다.
부속서1 국가들의 경우에도 국가별 감축 목표와 감축 시한 결정은 뒤로 미뤘다. 선진국은 내년 1월까지 전체 또는 개별 감축 목표를 제시하도록 했지만, 국가별 분담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부속서1 국가의 경우에도 내년 1월까지 감축 목표를 제시하도록 했지만 어디까지나 자발적 목표일 뿐이다. 비부속서1 국가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실적 검증은 부속서1 국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은 부분에 한해서만 거쳐야 하는 과정으로, 외부의 재정적 도움 없이 스스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한국으로서는 그 같은 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검증의무가 없다고 해서 한국이 한 발 앞서 약속한 2005년 대비 2020년 4% 감축 목표 이행을 게을리할 수는 없다. 선발개발도상국 또는 선진국 문턱에 있는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http://kookbang.dema.mil.kr/)
임 항(국민일보 환경전문기자)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