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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마다 폭력인 不變의 亂場국회

Written by. 신중섭   입력 : 2009-12-25 오전 10: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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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 예산안을 놓고 여야가 대립에 대립을 거듭하더니 결국 17일 오전 민주당 의원들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장석을 점거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일어났다.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 심의를 서둘러야 한다며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 구성을 강행하겠다고 선언하자 민주당이 예결위 회의장에 기습적으로 진입, 점거한 것이다. 오후에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이 회의장에 다시 진입해 위원장석 탈환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퇴장했다. 내년 예산안이 연내에 통과되지 못하면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게 됐다.

이번 사태도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긴 하지만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여지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여야 사이에 타협의 여지가 보이기도 했다. 한나라당은 말할 것도 없고 민주당 내부에도 수량 부족과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었고 한나라당도 계수조정소위에서 4대강 예산을 삭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야가 다시 '4대강 예산 원안 통과’와 '결사 저지’로 돌아섰다. 상황이 이렇게 바뀐 배경은 세종시 문제와 무관하지 않으며 정치적 복선이 깔려 있다. 세종시 문제는 예산안 심의 및 계수조정과 엄연히 분리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자를 하나로 묶어 쟁점으로 삼으려는 야당의 태도가 우려된다.

국회 파행은 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미디어법, 4대강·세종시와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여야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폭력을 수반하는 극한상황으로 치닫는다. 어느 사회에서나 쟁점 법안은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는 예를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사회의 각 부분이 선진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폭력과 점거를 일상화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17일은 세계적으로 '폭력 국회’라는 오명을 떨치게 된 외교통상위원회 폭력 사태 만 1년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국회는 변한 게 없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올해 국회는 폭력으로 시작해 폭력으로 끝날 것 같다. 정말 국민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다”고 토로했다. '거수기 국회’ 시대에는 민주화가 되면 나아질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이젠 그런 희망마저 사라졌다. 진지한 대화와 토론, 양보와 타협이 상존해야 할 국회가 '폭력·격투기·아수라장·점거·고함·욕설’ 국회로 전락해 국민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작동하는, 통제할 수 없는 괴물이 됐다.

국회는 국가의 최고 입법 기관이다. 대통령의 권력이 막강하다고는 하지만 헌정질서를 유린할 경우 국회가 탄핵권을 발동, 그를 견제할 수도 있고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법을 국회에서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국회를 해산하거나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이기 때문에 오직 국민만이 국회를 통제할 수 있지만 한번 뽑으면 4년간은 속수무책이다.

국회 정상화를 국회의 자정능력에 기댈 수도 없는 상황이 됐다. 폭력 추방과 같은 국회 선진화를 위한 법안이나 폭력 의원 제명과 윤리특위 강화를 위해 여야가 제출했던 여러 법안은 관련 위원회에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국민은 선거 때마다 100명이 넘는 초선 의원을 국회에 투입하지만 국회는 변하지 않았다. 산적한 민생 현안 처리나 국가 대사는 논의하지 않고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폭력을 일삼고 있는 국회를, 새로운 인물을 통해 변화시킬 수는 없어 보인다. 사람이 아니라 제도가 문제인지도 모른다. 이제 국회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할 때가 됐다. 정치권과 국회의 정상화를 위해 해법을 모색해야 할 단계에 이른 것이다.

(출처 : http://www.freemarketschool.org 자유경제스쿨)

신중섭(강원대 교수/자유기업원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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