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연합사 해체가 던져주는 안보과제 (2)
집단 안보체제로 가는 세계적 추세에 왜 우리만 연합사를 해체하고 역행하려는가.
한국안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가?
한국이 한국안보를 전적으로 책임지는 단독 국방체제로 가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2003년 집권초기부터 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작권 전환을 시도한 의도가 바로 단독국방으로 가기 위한 것이다. 정전(停戰)상태 하에 있는 분단국이 이런 국방체제를 시도하는 것은 놀라운 용기다. 미국도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의 자랑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 큰 약점이 있다. 집단 안보체제로 가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것으로 잘못하다간 국가가 소멸되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한국방어는 韓美 무한책임에서 한국이 주도하고 미국이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한국군은 더 이상 美軍과 연합작전을 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은 한국이 요청할 때 자국의 사정에 따라 지원하면 된다. 우리가 과거 아프간·이라크에 지원한 것과 같은 형태다. 한국은 전투부대가 아닌 非전투부대 4000여명을 파병하면서 여론조성, 안전주둔지 물색, 국회동의 등에 많은 시일을 허비했다. 지금 한국은 아프간에 非전투부대 300여명을 파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무현 정부시절 여당으로서 아프간·이라크 파병에 앞장섰던 야당이 지금은 파병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 연합사 체제하에서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美증원전력으로 69만 병력과 장비(한국군의 9배 전투력)를 즉각 투입하도록 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는 이런 지원이 불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연합사 해체를 미국에 집요하게 요구한 것이다. 그리고 연합사가 해체된 이후에는 설사 美軍이 즉각 지원을 와도 韓美 양국군이 연합작전을 하지 않으므로 전쟁에서 이길 수가 없다. 이것은 전쟁의 원칙(지휘통일)과 전사(2차 대전, 한국전, 베트남전, 걸프전 등)의 교훈이기 때문이다.
지금 양국이 ‘연합사 작전계획5027’을 대체하는 ‘공동 작전계획’을 작성하고, 협조된 작전을 위해 협조기구(27개)를 구성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없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방위공약을 재확인하고 ‘확장된 억지’를 약속하고 있으나 유사시 실효성 또한 미지수다. 주한미군사령부와 美8군사령부가 한국에 남아 있어도 별 소용이 없다. 아무리 많은 외교적·군사적 약속을 해도 실제 전투에서 연합작전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
한국戰에서도 한국군은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우방국 군대(21개국)와 연합작전을 했고, 북한군은 조·중연합군사령부를 창설하여 중국군과 연합작전을 했다. 그런데 한국군은 더 이상 연합작전을 하지 않겠다고 연합사를 해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은 앞으로 단독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연합사 해체가 주변국에 주는 영향은?
연합사 해체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국가는 없다. 모두가 조용히 2012년 4월의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북한·중국·러시아·일본 등 모두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① 미국은: 한국방위에 대한 무한책임의 짐을 벗는다. 연합사 작전계획5027의 美증원목록에 의해 묶여있는 미군전력을 타 지역으로 전환할 수 있다.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함으로써 北核문제 해결의 길이 열린다. 반미정서가 팽배한 국가로부터 미군을 철수함으로써 미군주둔 국가에게 교훈을 줄 수 있다. 한국戰 재발 시에는 무기판매 등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 ② 북한은: 핵무기 폐기를 약속하면서 평화협정 체결하여 주한미군 전면철수를 달성한다. 연합사 해체로 인해 대남 무력도발(대규모 무장공비 침투, 한국 내 해방구 설치, 서해5도 점령 등)을 시도할 수 있다. 미군 전면철수 이후에는 전면전 도발도 가능하다. 김정일이 갈망하는 소위 2012년 ‘강성대국 진입과 연방제 통일 완성’을 시도할 수 있다. ③ 중국은: 주한미군 전면철수로 한반도에 영향력을 증대할 수 있다. 이어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한국戰 재발 시에는 무기판매 등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 ④ 러시아는: 주한미군의 전면철수로 한반도에 영향력을 증대할 수 있다. 한국戰 재발 시에는 무기판매 등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 ⑤ 일본은: 연합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 등으로 일본의 전략적 위상이 상승한다.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본격적으로 시도할 수 있다. 한국戰 재발 시에는 무기판매 등 경제적 이득을 챙길 수 있다. ⑥ 한국戰에 유엔군으로 전투부대를 파병한 국가(미국 등 16개국): 유엔사가 해체되면 한국전 재발 시에 전투부대 파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들 국가는 1953년 휴전협정 직후 워싱턴에 모여 한국전 재발 시에는 전투부대를 즉각 파병하기로 약속하고 미군만 제외하고 모두 철수했다. 그래서 각국은 지금도 한국전 발발 시에 파병할 전투부대를 지정해 놓고 있다. ⑦ 기타 세계 각국: 한국戰 재발 시에 세계경제 회복에 크게 기여하고 전후(戰後)에 특수(特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강대국은 민족 내부의 전쟁으로 제한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국 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예정대로 해체하는 방안과, 다른 하나는 미국과 재협상하여 안보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연기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재협상할 의지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미 920만 국민이 연합사 해체반대 서명에 동참했고, 노무현 정부시절 국민의 66%가 해체를 반대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있다. 국민의 참뜻과 참전용사들의 절규는 아무 소용이 없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어렴풋이 연합사 해체 위험성을 알지만 우리 국방부가 계속 문제없다고 하니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관련자들은 ‘만약 우리가 먼저 재협상을 제의하면 미국의 요구가 많아질 것이다’라는 있지도 않는 망상에 지레 겁을 먹고 아까운 세월만 보내고 있다. 한가한 정부에게 맡겨놓을 여유가 없다. 국민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 만에 하나 전쟁이 나면 전장터에 나가야 하는 우리 젊은이들이 안보상황을 먼저 알아야 한다. 국가안보에 국운이 같이하길 간절히 기원한다.(konas)
김성만(예,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