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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정세와 한국의 선택'

글로벌 마인드 뒷받침되는 코리아가 되기 위해..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도전에 맞서며 의무를 이행하는 당당한 모습 보여줘야

Written by. 정상돈   입력 : 2010-01-14 오전 7: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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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엔은 9·11테러 이후 현재까지 24개의 결의안을 채택하고 회원국들에게 아프가니스탄 국가 재건과 테러 세력 척결을 지원해 주도록 요청했다.

이에 43개국이 10만5000명의 병력을 파견하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제사회가 2002년부터 2011년까지 이미 지불했거나, 지원하기로 약정한 액수는 모두 571억5000만 달러다. 한국의 지원 규모는 0.17%인 960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지난해 아프간 치안상황이 악화됐는데 반군 소탕작전과 대테러전쟁이 실패하면 아프간 국민들에게 대단히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 것이다.

또 파키스탄이 ‘제2의 아프간’이 되면서 최악의 경우 파키스탄의 핵무기가 알 카에다 손에 넘어가면 세계 안보는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될 것이다. 세계적으로 ‘테러의 공포’가 지배하는 상태에서 경제는 더욱 악화되고,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심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에 한국이 국제사회의 대아프간 지원에 적극 동참하기로 한 2009년 10월 30일 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며, 명분 있고 국익도 실현하는 일이다. 2010년에는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도전에 맞서며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나라 안팎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다.

아프간 전쟁이 실패로 끝나고 동맹군이 철수하는 상황이 전개된다면, 필연적으로 탈레반 세력이 재집권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1990년대 인권탄압으로 악명이 높았던 탈레반 통치시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아프간 국민들에게 불행한 사태가 다시 초래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국제사회는 아프간 정부와 국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탈레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가 아프간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인가’라는 지난해 조사에서 58%가 ‘탈레반이 가장 위협적인 존재’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2004년 41%보다 17%나 높은 수치다.

또 아프간 전쟁의 실패는 알 카에다 조직에게 아프간을 거점으로 아무런 제약 없이 제2·3의 9·11테러를 자행할 기반을 만들어 주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것은 미국뿐만 아니라 인류 전체의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아프간 문제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문제(Global Issue)가 됐다.

유엔은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간의 국가 통합과 테러 세력 척결을 위해 회원국들에게 지원을 요청하며, 2001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8년간 모두 24개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의 도움을 받아 한국전쟁을 극복하고 국가 재건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한국은 아프간 지원에 동참하고, 인류를 위협하는 테러 세력 척결에 힘을 보태는 것이 마땅하다.

아프간 전쟁의 실패와 동맹군의 철수로 탈레반이 재집권하게 된다면, 파키스탄도 ‘제2의 아프간’이 될 가능성이 짙다.

파키스탄 안의 탈레반을 비롯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아프간의 탈레반·알 카에다 세력의 후원 속에 파키스탄의 현 세속정권을 전복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파키스탄이 보유한 핵무기가 알 카에다 손에 넘어가면 세계 안보는 치명적 위험에 노출된다.

이런 맥락에서 아프간에서의 동맹군 철수는 ‘금세기 외교안보정책의 최대 실책’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만약 아프간 전쟁이 실패하면 ‘테러의 공포’ 속에서 세계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 결과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심대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이 국제사회의 아프간 지원에 동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또 아프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는 미국을 한국이 돕지 않을 경우 한미동맹은 불가피하게 퇴색할 것이다.

아프간 전쟁이 실패하면 미국과 서방 세계는 리더십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돼 미국의 리더십이 대내외적으로 상실되면 한국은 북한과 북핵 문제와 관련해 현재보다 미국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북핵 문제와 관련해 동맹국인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데 반해 아프간 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의 요청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려 했던 이율배반성은 극복돼야 한다.

이미 ‘국제화’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한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아프간 문제에 더욱 적극 대응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처럼 아프간 지원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한국이 지난해 10월 30일 아프간 지원 확대 계획을 발표하면서 아프간 1개 주에서 독자적으로 운영할 지방재건팀(PRT)을 설치하고, 민간요원 140여 명(경찰 40명 포함)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병력 320여 명 정도를 파견해 주 정부의 행정역량 강화와 경제 재건, 인프라 구축, 인도적 지원 등을 하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한국 정부의 파견동의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올해 7월부터 지방재건팀 요원과 군 병력이 아프간에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회 일정이 마지막 순간까지 불투명해 지켜보는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다.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는 중요한 외교안보정책인 동시에, 명분 있고 국익에도 직결되는 아프간 지원정책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에 발생한 일이라 안타까운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상반기에 미국이 3만 명의 병력을 아프간에 증파하고, 나토도 7000명을 증파하면 약 15만 명의 미군과 동맹군이 주둔하게 된다.

아프간 치안군의 육성을 강화하면 아프간 독자적으로 반군에 대응하는 역량도 다소 커질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는 아프간 정세 변화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다만 무능하고 부패한 아프간 정부가 아프간 문제 해결에 가장 큰 장애요인이기 때문에, 최근 재집권에 성공한 카르자이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압력 속에 부패척결을 다짐했지만 한국은 긴 호흡으로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추며 아프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소 5년의 아프간 지원에 대한 마스터플랜과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한국이 아프간에서 PRT를 설치할 파르완 주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에 속하지만 민간요원과 한국군에 대한 탈레반의 테러 행위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한국인 희생자가 발생하면 이것을 당리당략적으로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는데, 한국 정부는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하되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도전에 맞서며 의무를 이행하는 당당한 모습을 대내외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현재 아프간에 병력을 파견한 43개국 모두 테러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 부담을 안고서 국제사회에서 책무를 다하고 있다. 2007년 탈레반에 의한 한국인 선교사 피랍 때 보여줬던 나약한 모습이 재현돼서는 곤란하다.

특히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때 국제사회의 희생과 도움으로 국가 존망의 위기를 극복했다는 사실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또 한국이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국제사회의 도움이 필요하다. 한국이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낼 수 있기 위해서 이제는 글로벌 코리아로 도약해야 할 때가 됐다.

하지만 글로벌 마인드가 뒷받침되지 않고 글로벌 코리아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사실을 깊이 성찰하면서, 글로벌 마인드가 어색하지 않는 국민이 되기 위해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고 길을 찾아 나가는 2010년이 되기를 바란다.(konas)

정상돈(국방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국방연구원 주간논단 요약 발췌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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