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가 시정 난장판이라면 존재 이유 있나?
원제:위악적인 이야기
위악적인 이야기 한 마디. 국회니 시의회니 하는 게 도대체 왜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런 것들은 원래 세상일을 시정의 난장판에 맡기지 말고 원내에서 의회주의적으로 타협해내라고 해서, 그리고 타협이 정히 안 되면 다수결로 해결하라고 해서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의회라는 것이 오히려 시정의 난장판하고 똑같이 돼 버리면 그런 의회가 과연 무슨 존재이유가 있을까?
쇠사슬, 전기 톱, 공중부양, 기물파손, 난투극...그것도 사사건건 그 모양이라면 그건 예외가 아니라 아예 일상(日常)이 돼버린 꼴이다. 그렇다면 그냥 광장의 전쟁적 직접민주주의를 하면 되는 것이지 왜 굳이 비싼 돈 들여 선거를 하고 의원을 뽑고 대의제 민주주의를 하고 룰(rule)에 의한 국사운영을 하는가? 의회 자체가 또 하나의 아사리 전쟁판이 되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그런 판이 법정에서까지 합법적인 것으로 ‘축복’을 받게 된 마당에는 도대체 무엇을 위한 의회민주주의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라는 것은 물론 선진국에도 있다. 그러나 그것도 정도 문제다. 투표 진행을 무한정 끈다든지 하는 정도이지, 무조건 일률적 깽판은 아닌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또 어떤 부류는 ‘파시즘 초기’ 발언이라고 할 것 같아 다시 한 번 부연한다. 이건 어디까지나 위악적으로 해 본 소리다. 법정에서도 “목적이 권력 비판이면 세세한 대목의 과장은 괜찮다”고 했다. 참다운 의회주의를 갈망하는 이 글도 그래서 그런 대국적인 목적을 강조하기 위한 세세한 대목의 위악적인 과장일 뿐이라고 판정해 주리라 믿는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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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뺨친 성남시의회
서울보다 면적이 넓고, 울산광역시보다 인구가 많은 거대 도시가 수도권에 탄생할 전망이다. 경기 광주와 하남시의회에 이어 성남시의회가 어제 ‘성남·광주·하남시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의견제시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시장이 선출되면 수도권 동남부의 핵심도시로 육성될 예정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행정구역 통합안 처리 과정은 ‘통합’을 무색케 한다. 통합에 반대하는 야당 소속 시의원들은 의장의 사회권을 봉쇄하기 위해 의장석을 점거한 채 서로의 몸을 쇠사슬로 묶었다. 한나라당 소속 시의장은 기초의회에서는 처음으로 경호권을 발동해 사무국 직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그리고 의장석 옆 의사팀장 자리에서 통합안을 직권상정해 가결시켰다. 본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으로 난장판이었다.
처리 이후에도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은 본회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권한쟁의 심판청구 소송을 청구하고, 의장에 대한 불신임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법적 문제가 없다고 맞섰다. 의장은 “국민들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줘 안타깝다”고 말했다. 야당의 의장석 점거→의장의 경호권 발동→여당 단독 처리→야당의 법적 대응→의장의 사과. 걸핏하면 싸움질로 나라를 망신시키고 있는 국회의 모습과 어찌 이렇게 똑같을 수 있는지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이 지역 통합문제가 제기된 지 4개월여가 지났다. 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시간은 충분했으나 시의원들은 양분돼 찬성과 반대만을 외쳤다. 대화와 설득, 타협, 다수결 원칙과 소수 의견 존중, 관용이라는 민주적 절차는 찾아볼 수 없었다. 정면충돌은 예정됐던 수순이었다고 할 수 있다. 거대 도시가 태어나면 시민들 간의 갈등과 반목, 분열상이 더 심화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G20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국가의 품격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에 이어 기초의원들까지 민주주의를 짓밟으며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이다.(1.22 국민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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