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은 제출된 증거와 판결문만 보고 비판해야 한다”
이재교 변호사, ‘무죄사태’의 원인은 “법관이 '개인적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혼동하였기 때문”
MBC ‘PD수첩’ 제작진에 대한 무죄판결에 대해 ‘상식’과 ‘법리’로만 비판하는 자리가 있었다. 바른사회시민회의(공동대표 박효종)가 26일 은행연합회관(서울 명동)에서 주최한 ‘PD수첩 판결, 진단과 평가’제하 토론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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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교(공정언론시민연대 공동대표) 변호사는 “판결은 제출된 증거와 판결문만 보고 비판해야 한다”면서 “판사의 평소 성향을 거론하면서 판결을 비판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우선 입장을 밝혔다.
이재교 변호사는 ‘PD수첩’ 광우병 편과 관련해, ‘다우너소 영상 관련 보도’에서 “문 판사는 그 동영상 속의 소들 중 광우병에 걸린 소가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 없으니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엉뚱한 논리를 적용해 허위보도가 아니라고 논리를 전개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만약 방송의 내용이 ‘이 동영상 속에 광우병에 걸린 소가 하나도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였다면 문 판사의 논리가 맞다. 그러나 피디수첩의 방송내용은 그 소들이 광우병 의심소라는 것이었는데, 광우병 의심소가 아니었던 것이다”라고 역으로 논리를 적용한 점을 지적했다.
이어 ‘아레사 빈슨의 사인에 관한 보도’ 중에서는 “this disease my daughter could possibly를 번역하면 ‘우리 딸이 걸렸을지도 모를 병’이라고 해야하는데 ‘우리 딸이 걸렸던 병’으로 방송자막을 단 것은 가정법을 직설법으로 바꾼 ‘오역’”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오역’의 사례를 몇 가지 들면서 “시청자로는 아레사 빈슨은 거의 틀림없이 인간광우병에 걸려 죽은 것으로 알 수밖에 없다”며 “분명히 ‘의도성’이 있다고 생각하는게 우리 사회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또, MM형 유전자에 관련해서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를 섭취할 경우 인간광우병이 발병할 확률이 약 94%라는 결론은 나올 수 없다. 광우병에 관한 전문지식이 없더라도 병에 확률이라는 게 그렇게 간단하게 결정될 수 없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재교 변호사는 이러한 ‘무죄사태’의 원인을 “법관이 개인적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혼동하였기 때문”이라고 법리적으로 분석했다. 즉, 이 변호사는 “‘양심에 따른 판결’을 오역해서 개인적 양심을 내세운 나머지 엉뚱한 판결”을 내린 것으로 정의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4건의 판사는 ‘개인의 양심’을 앞세웠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을 덧붙였다.
법관의 독립 문제와 관련해서 이 변호사는 “판결에 대한 비판은 법관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 아니다”라며 비판의 범위를 ‘판결문’으로 한정했다. 다만, 그는 “법원이나 판사의 주거를 찾아가서 압박을 가하는 것은 판결문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으로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것이고,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며 “비판은 비판에 머물 것”을 강조했다.
해결책으로 이재교 변호사는 “판사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건전한 상식과 균형 감각”이라고 밝히면서, “이를 계기로 법관들이 개인적인 양심과 법관으로서의 양심에 대한 구별을 명확히 하고, 대법원이 단기적으로는 단독판사의 경력을 높이는 쪽으로 장기적으로 경력법관제를 채택해 제도 개선에 나섬으로써 차후 이와 같은 비상식적인 판결이 나오지 않게 뜻을 모은다면 이번의 파동이 발전의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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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석한 윤창현(서울시립대) 교수는 “판사의 판결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미리 생각한 결론을 가지고 자신의 법 지식과 판결기술을 동원해 원하는 결론으로 연결시킨 것은 아닌지 의심스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 헌(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 공동대표) 변호사는 “PD수첩측이 의도적으로 편집하는 등의 방법으로 미국의 동물학대 고발 영상을 광우병 소의 도축 장면으로 왜곡하고, 미국 내 사망자의 인간광우병 의혹을 오도하는 등 허위 보도를 했다는 것은 토론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다. 또한, PD수첩측의 허위보도 사실은 언론중재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농림수산식품부가 제소한 제 1심 서울남부지방법원과 항소심 서울고등법원의 정정보도 판결에서 이미 확인되었던 바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MBC는 PD수첩의 보도내용에 대해 허위보도임을 전제로 해 사과방송을 했다”며 “그럼 사과내용을 방송한 것이 허위인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이 헌 변호사는 “명예훼손에 관한 형사처벌 등의 요건이 타 범죄보다 엄격하고 언론의 자유와 관련해 면책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 사안은 법리상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허위보도가 아니라는 ‘사실 인정의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욱 가관인 것은 공보판사를 통해 다소 친절하게 판결 이유를 설명하고 있는 과거 사례와 달리,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는데 이 사건에 있어서는 판결에 대한 비판에 대해 사법부의 독립이 지켜져야 하고 침해되어서는 아니된다는 언급만 있고 판결 이유에 관한 설명이 전혀 없는 것도 의하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홍진표(시대정신) 이사는 “PD수첩 보도내용을 글로 옮긴다면 뭘 하려 했는지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극명히 드러나지 않는 영상의 ‘잘못된 수법’에 대해 지적했다.
한편, 플로어에서 참석한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최홍재 이사는 “줄기세포 황우석 사건은 학문적 입장에서 진실을 밝혀 국민들의 혼란을 막았으나, MBC는 그렇게 못했다. 국민들의 혼란 보면서도 책임을 안졌다”며 “저널리즘 원칙에 입각해서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 문제는 기자정신에 입각해 모든 취재자료 정리해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드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방문진에서 언론인 양심에 관한 이 문제를 MBC경영진에게 책임지라고 줄기차게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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