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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됨됨이'와 格의 문제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10-02-05 오후 4: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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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이 보리수 밑에서 터득하신 진리의 핵심은 무엇인가? 탐욕과 무지야말로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부처님의 처방은“마음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bringing mind at home)"이라고 했다. 티베트의 고승 소걀 린포체의 해설이다. 어떻게? 명상을 통해서. 명상을 통해 깨달음(enlightment)에 이르면 눈앞을 가렸던 먹구름이 사라지고, 삶과 죽음을 갈라놓던 식(式)의 '삼사라(samsara, 이승, 세속)'적인 미망(迷妄),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 낸‘헛것’의 굴레에서 해방된다는 가르침이었다.

 참 교육이란, 전교조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지만, 바로 그런 것을 가르치는 것이리라. 그러나 교육 현장에서는 물론, 학문 수련에서조차 지식 교육과 마음 닦기 교육은 분리되어 있다. 도(道)를 통한 이후에나 학문을 할 수는 물론 없다. 그러나 너무 그러다 보니 공부의 알파요 오메가인‘제대로 된 사람 만들기'‘맑고 건강한 영혼 기르기’는 아예 바랄 수가 없게 되었다.

 마음과 심성이 배배 꼬이고, 정신 건강이 병들어 성격장애, 인격장애, 조울증, 정신분열, 싸이코, 난폭함, 폭력성, 반(反)사회성, 대인 기피증, 과대망상증, 피해망상증, 열등의식, 우월의식, 증오심, 시기심 등, 그런 내면의 불안정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간은 어른이 되고 지도층이 된다. 이게 문제다. 그런 사람이 지도층이 되면 자녀를 오도하고, 제자를 오염시키고, 청년학생을 잘못 가르치고, 주위 사람들을 괴롭힌다. 극단적인 사례로는, 대구 지하철 방화범 같은 반(反)사회적인 환자를 꼽을 수 있다.

 이런 병든 심성들이 어쩌다가 광장의 폭중(暴衆)에 섞이게 되면 바로 경찰관을 두드려 패고 지갑을 탈취해 가는 사례를 만들기 십상이다. 이런 폭중(暴衆)도 과연‘진보'에서 예찬하는 ‘민중’의 범주에 들어갈까? 모든 반(反)권력적인 조반(造反)은 무조건 의로운 것인가? 아닐 것이다. '올바른 진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경우는 너무나 명백하게‘나쁜 사례’라서.

 그러나 시너를 뿌리고 화염병을 던져 자신들뿐만 아니라 공무수행중인 경찰관까지 죽게 만든 사례 같은 것은, 그보다는 인과관계가 한결 복잡하고 다분히 사회적인 것이라서 그런지 곧잘“억울한 약자의 정당화 될 수 있는 저항권 행사”정도로 포장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런 주장이 미디어, 식자층, 대중사회에 쉽게 먹히기도 한다.

 반면에 그것을 진압하는 공권력의 행위는‘과잉진압’이기에“경찰청장을 마땅히 모가지를 날려 옷을 벗겨야 한다”는 서슬이 한 나라의 대통령을 떨게도 만든다. 명백한 위법이라도, 괜찮은‘정치적 명분’하나만 갖다 붙이면 '위법'이 하루아침에‘민중 생존권 투쟁’으로 문패가 달라지고, 잘만 하면 국무총리의 정중한 사과와 함께 법정에서 집행유예로 방면될 길도 심심찮게 열리는 것이다.

 이런 다툼이 우리 사회에선 흔히 좌우 싸움으로만 묘사된다. 그렇게 비칠 만한 측면이 없지야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그것은 이 시대 사람들의 심성과 마음의 건강이 훼손된 점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다. 사회갈등, 사회문제를‘구조 탓’'환경 탓’으로만 돌리는 ‘사회과학 일변도’ 논자(論者)들은 이런 관점을 우습게 여길 것이지만,‘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사람들'로서는, 사회가 이토록 험해진 것을 사람들의 마음이 그토록 험해진 탓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아름다운 인간'을 지향하는 치유(治癒)의 단초가 생길 것 아닌가? 결국은 '됨됨이'와 격(格)의 문제일지도 모른다.(konas)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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