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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활동이란 무엇인가?

Written by. 양동안   입력 : 2010-02-08 오전 8: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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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에 있었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주도한 각 지역 전교조 간부들에 대한 재판에서 판사들에 따라 무죄와 유죄로 엇갈리는 판결이 행해지는 바람에 국민들이 헷갈려 하고 있다. 어떤 행위가 법률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를 놓고 국민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을 때 그것을 정리해주는 것이 법원이 해야 할 일인데,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법원이 도리어 국민의 판단혼란을 조장하고 있다.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간부들이 무죄냐 유죄냐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시국선언을 주도한 그들의 행위가 국가공무원법의 정치운동 금지 조항(제65조), 교원노조법의 정치활동금지 조항(제3조), 국가공무원법의 집단행위 금지 조항(제66조)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해당 법조항들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정치활동’이 무엇이며, ‘집단행위’가 무엇인지를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정치활동이란 개인이나 집단이 전국 및 지역의 정치상황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전개하는 활동이며, 이러한 정치활동을 통상 정치참여라고 말한다. 정치활동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치 지도자들을 선정하는 일이나 정치 지도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정치활동의 방식은 선거 때 투표하는 것에서부터 혁명을 위한 폭력적 행동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정 정치 지도자에게 지지 편지나 항의 편지를 보내는 것도 정치활동의 한 방식이고, 특정 정치 지도자나 정치단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도록 대중을 선동하는 문서를 발표하는 것도 정치활동의 한 방식이다.

전교조 간부들이 주도한 제1차 시국선언문은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민주주의의 위기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정권의 독선은 민생을 위협하고 나아가 민주주의의 발전과 함께 발전해온 생태와 평화 등 미래 지향적 가치마저 위협하고 있습니다.…우리는 작년 온 나라를 덮었던 촛불의 물결, 올해 노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물결은 시대를 역행하는 현정부의 독선적 정국 운영에 대한 국민적 저항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했다.

전교조 간부들이 주도한 제2차 시국선언문은 “교사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민주와 인권을 가르치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시국선언 교사 대량 징계는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 남용입니다. 철회해야 합니다.…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민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이에 기울이려는 대통령의 자세 전환이야 말로 현 시국의 위기를 극복하는 길이라 믿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시국선언의 내용은, 그 정당성 여부를 떠나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권을 반대(비판)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며, 선언문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대한 반대 태도를 가지도록 자극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국선언의 발표에 참여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정치활동이며, 그러한 시국선언 발표에 다른 교사들의 참여를 권유 또는 선동했다는 것은 더욱 강력한 정치활동이다.

이제 문제는 공무원인 교사들이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권을 반대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대해 반대 태도를 가지도록 자극하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발표한 정치활동이 법률에 의해 금지된 것인지 여부이다. 민주국가에서는 교육공무원이라고 해서 정치활동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없으므로, 특정한 정치활동들만을 법률에 의해 금지한다. 대한민국의 법률은 공무원이 헌법에 천명된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을 침해하는 정치활동만을 금지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과 그의 정권을 비판하고, 독자로 하여금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권에 대한 반대태도를 가지도록 자극하는 문서를 발표한 것은 헌법이 천명하고 있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한 것이며, 국가공무원법 제65조 ④항이 언급한 대통령령(공무원 복무규정) 제27조 ①항 2호와 ②항 3호를 위반한 것이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들의 경우는 대통령령을 위반한 것에 더하여 교원노조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교원노조법 제3조도 위반했다.

집단행위란 복수의 사람들이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 일시적 혹은 지속적으로 함께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집단행위는 목적과 조건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나타낸다. 한 장소에 모여 군중을 형성하여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고, 문서 서명을 통해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으며, 인터넷에서 특정 홈페이지를 다수의 사람들이 일시에 접속하는 것과 같은 사이버 집단행동을 할 수도 있다. 집단행동의 규모 또한 단 2명에서부터 수백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전교조 측의 주장에 따르면,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은 최대 2만8천여명에 달한다. 2만8천여명이나 되는 많은 인원이 참여한 행동이 집단행위라는 점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항이다. 교사들이 이런 대규모 집단행위를 전개했다는 것은 공무원의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제66조를 위반한 것이다.

전교조 교사들의 시국선언 내용의 타당성 여부에 대해서는 판사들의 정치적 신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간부들의 행위가 위에 말한 법 조항들을 위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활동’과 ‘집단행위’의 의미와 관련 법 조문 속의 낱말들의 뜻만 정확히 이해한다면, 판사들의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없다. 이번 사건에 대해 엇갈린 선고를 한 판사들 가운데 어느 한쪽은 법조문이 아닌 자신의 정치적 신조에 입각하여 판결하거나 ‘정치활동’과 ‘집단행위’의 의미 및 관련 법조문 속의 낱말들의 뜻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 하는 부적격 판사인 것 같다.(konas)

 양동안(한국학 중앙연구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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