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핵.미사일.미사일 방어정책
美 '2010 QDR' 분석
미 국방부가 지난 1일 4개년 국방 검토(QDR)와 함께 발표한 탄도미사일 방어 검토(BMDR) 보고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변화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 계획 전반을 담고 있다. 미국은 이 보고서에서 부시 정부와는 목표와 전략에서 궤를 달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위협보다 중단거리 미사일의 위협을 강조했다. 그 결과 미 본토 방어보다 지역 방어에 대한 치중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사일 방어 계획과 관련해 “성능이 입증되고, 효과적이며, 예산이 허용돼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 바 있다.
탄도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지시와 미 의회의 요청에 따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동안 국방부·합참·국무부·국토안보부·정보기관까지 범정부 부처가 합동으로 연구에 참여해 집대성된 미 탄도미사일 방어 정책의 근간이다. 이 보고서는 함께 발표된 4개년 국방 검토(QDR) 보고서와 정책적 조율을 거쳤으며, 앞으로 3월과 6월에 각각 발표될 핵태세보고서(NPR), 우주태세보고서(SPR)와 깊은 연관을 갖고 있다.
■ 미 본토 방어
미국은 본토에 대한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과 관련해 북한을 특별 관심국으로 설정했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 실험 과정을 살펴볼 때, 10년 이내에 핵 탄두를 갖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갖출 것으로 전망했다. 2009년 2월 통신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린 이란도 또 다른 대륙간탄도탄 개발 국가로 지목됐다.
미국은 그러나 냉전 시대 대륙간탄도탄 위협 국가였던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관계를 희망했다. 이들 두 국가만이 오늘날 미 본토에 대해 대량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퍼부을 능력을 갖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않을 것이며 미 탄도미사일 방어의 초점이 아니라고 미국은 평가했다. 미국은 나아가 러시아는 국제 평화와 안보에 기여하는 세계 파트너라고 말하고, 중국과는 긍정적이고 협력적이며, 포괄적인 관계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상 발사 중간단계 미사일 요격 기지로 북한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을 알래스카의 포트 그릴리와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 기지만을 운용하기로 했다. 이란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을 방어하는 유럽 미사일 배치 계획은 취소됐다. 또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도 당초 2010년까지 44기를 배치하기로 했던 계획을 축소해 30기 수준을 유지해도 당분간 위협을 방어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지역적 위협 방어
북한과 이란이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지만, 당장은 이들 국가와 시리아 등이 다수 보유한 중단거리 미사일의 방어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미국은 판단했다.
북한은 스커드·노동 미사일과 고체 추진 단거리 미사일, 개발 중인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로 한국과 일본·괌을 위협하고 있다.
이란은 사정거리 1300㎞의 샤하브-3 미사일과 사정거리 2000㎞의 샤하브-3 미사일 개량형, 신형 단거리 고체추진 중거리 미사일을 보유해 중동 지역과 동유럽을 타격할 수 있다.
시리아도 스커드 계열과 SS-21 단거리 미사일을 작전 배치해 인근 이라크·요르단·터키를 위협하고 있다. 오늘날 미국·러시아·중국·나토 국가를 제외한 국가에 수천 발의 탄도미사일과 수백 개의 미사일 발사대가 있으며, 이들 미사일의 90%가 사정거리 1000㎞ 미만이다.
지역 위협 방어는 2009년 9월에 채택된 이른바 ‘단계별 탄력적 접근전략(Phased Adaptive Approach)’을 낳게 했다. 유럽 지역의 경우 이란의 탄도미사일 능력 향상에 따라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이란의 현존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막는 데에는 지상 발사 요격미사일보다 이지스함의 SM-3와 전방배치 레이더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나중에 이란이 미사일 능력을 향상시키면 보다 개량된 SM-3 배치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는 유럽 주둔 미군과 유럽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원칙에 부합한다고 미국은 설명했다.
■ 신형 요격체제의 개발
미국은 성능 개량 미사일로 요격미사일 가운데 SM-3를 주목했다. SM-3는 지금까지 23번의 요격 시험 가운데 19번을 성공해 그 성능을 어느 정도 입증받고 있다. SM-3 개량형으로는 탄두 탐색기의 성능이 향상된 형, 현행 해상 배치형에서 지상배치 가능형, 현행 중장거리 탄도탄 요격용에서 대륙간탄도탄 요격 가능형 등이 연구되고 있으며, 앞으로 10년 이내에 이들 개량형이 연이어 나올 전망이다.
지상 발사 고고도 요격용인 고고도 방어미사일(THAAD)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종말단계 방어용이어서 인구밀집 지역과 군사시설 방어용으로 현존 미사일 위협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 요격미사일은 수송기로 이동 배치가 가능해 더욱 촉망받고 있다. 위협 미사일보다 요격미사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분쟁지역에 요격수단을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미국은 2010년도 예산에 SM-3와 함께 이 분야에 추가 지원했다. 미국은 또 탐지레이더, 정찰, 지휘통제 시스템도 요격미사일의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 국제적 협력
미사일 방어의 첨단성과 세계지역 배치 특성으로 미사일 방어 협력국가는 다수다. 일본은 미국과 고도의 상호 작전이 가능하며, SM-3 개량형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애로우-2 미사일 방어체제를 공동으로 생산하고 있다. 각국의 미사일 위협과 안보 환경 등이 상이하므로, 미국은 해당 국가의 실정에 맞는 ‘맞춤형 협력’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루마니아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2015년부터 운용할 SM-3 배치 계획을 승인했다고 외신들은 지난 4일 전했다. 또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은 최근 쿠웨이트·카타르·아랍에미리트연합·바레인 등 걸프 지역에 8개 팀의 패트리엇 미사일 부대를 배치했다. 각각의 요격 미사일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미국의 이번 탄도미사일 방어 검토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재강조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 2호 능력과 함께 이란에 미사일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고 미국은 밝혔다. 이란의 샤하브-3 중거리 미사일은 북한의 노동미사일을 기반으로 생산됐다. 북한의 미사일 확산이 또 다른 관심사다.(http://kookbang.dema.mil.kr/)
김성걸(정치학박사·한국국방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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