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의 사과, 재발 방지 약속 반드시 받아내야
금강산 관광, 급한 쪽은 북한이다
금강산. 개성 관광 재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8일 개성의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서 열린 남북 실무회담은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났다. 그래도 회담 분위기는 실무적이었다는 후문이지만 우리 측이 요구한 박왕자씨 사건의 진상규명및,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완비 등 ‘3대 선결과제’에 대해 북측이 계속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북한이 진정 금강산 관광 재개를 바라고 있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박왕자씨에 대한 총격살해는 용서받을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
따지고 보면 금강산 관광 중단 책임은 명백히 북한에 있었다. 금강산 관광에 나선 민간인을, 설사 그들이 주장하는 대로 정지신호를 무시했다손 치더라도 마구 총을 쏴 댄 자체는 상식적으로 보나 관광객 신변 안전상의 문제로 보나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는 우리 측 요구는 그래서 당연한 주장이다.
북한이 자기들 군인 총에 맞아 사망한 고 박왕자씨 피격사건을 덮어두고 우리 관광객을 불러들이겠다는 것은 또다시 그런 사건이 생겨도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북측은 우리 측이 요구한 3대 전제 조건에 대해 “작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면담에서 박씨 사건의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재발방지책 및 신변안전 보장 방안은 더 논의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지만 그렇게 약속한 것이 사실이라면 실무진에서 이 사실을 확인하고 문서화 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신변안전은 가장 기초적인 문제
특히 작년 137일간이나 외부인 접견을 금지당한 채 북한에 억류됐던 개성공단 직원 유성진씨 사건의 경우도 비록 풀려나긴 했지만 재발 가능성을 감안 할 때 공단 직원의 출입 체류에 문제가 없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절대로 긴요함은 말할 것도 없다. 또 관광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 사고 처리와 소방 .안전관리, 관광인프라 구축 및 관리. 유지, 현지 투자 기업들의 창설승인, 등록. 영업허가 등 행정업무를 맡는 준(準) 당국 성 기구인 ‘개성공단관리위원회’의 설치 문제를 우리 측이 제기한 것도 긴 안목에서 볼 때 만시지탄의 느낌마저 든다..
물론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현대 아산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음 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인해 입는 북한의 손실 은 현대의 그것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손실을 자초하고 있다.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금 심각한 식량난에다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주민들의 분노가 하늘에 치솟았다고 한다.
현재 북한의 식량난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솔직하게 시인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고 북한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서두르는 이유도 식량난 해결을 위한 자금 확보에 있다고 보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1998~2008년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최대 15억 달러를 투입했으며, 이 중 많은 자금이 한국에서 흘러들어간 자금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한국이 북한에 제공한 현금의 출처가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 사업이라는 것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확인 보도지만 현대가 1999~2000년 공개 · 비공개적으로 1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북한에 제공했을 당시, 북한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용 부품과 재료를 해외에서 구입하는 데 외환 사용을 급속히 늘렸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사악한 북한의 대남 협박 공갈
결론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은 북한 측 입장에서 보면 꿀단지나 다름없다. 하지만 북한이 금강산 관광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핵을 개발해 왔다면 누가 북한 핵 개발을 방조한 꼴인지 반문해 보게 된다. 당연히 받아들여야할 3대 전제조건을 북한이 끝내 거부한다면 우리는 북한이 굽히고 들어 올 때 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수밖에 없다.
한쪽으론 금강산 관광 재개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북한의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는 성명에서 “남측의 반공화국 광신자들을 짓뭉개버리겠다”고 협박하는등 상투적 구태는 여전했다. 난달에는 ‘우리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마련했다’ 해서 마치 선전포고라도 할 것처럼 대남비방을 푸부었다. 북한의 깡패국가 행태를 두 번 보아온 바 아니지만 금강산관광이 안전하게 재개되려면 이런 공갈 협박은 백해무익한 것이다. 북한 측의 사과, 재발방지 약속 없이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없다는 우리 측 입장과 소신이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될 것이다.(http://www.newsandpeople.com/)
정운종(뉴스앤피플 논설위원/시사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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