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국제정치와 지정학, 독도
2009년도 지나고 새로운 2010년을 맞이하였다. 특히 2010년은 우리 역사상 최초의 외국 식민통치였던 일제강점 100년이 되는 해이다. 즉 한 세기가 지났다. 한일관계에 있어서 지난 해는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내각이 탄생하면서 일본의 자민당 주도의 ‘55년 정치체제’가 막을 내렸다. 하토야마 수상은 ‘우애 외교’를 내걸고 아시아에 관심을 두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우리 국민도 한일관계에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9년 한 해는 독도 관련하여 2008년에 비해 조용히 지나가는 듯 하였다. 그러나 2009년 4월 9일 일본 문부과학성은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하 새역모)’이 간행한 ‘중학교 역사교과서’를 검정∙통과시킴으로써 역사 교과서 문제를 일으켰다. 급기야 일본정부는 12월 25일 발표한 고등학교 교과서의 새 학습지도요령해설서에 ‘독도’를 직접 지칭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영유권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오후 가와바타 다쓰오 문부과학성이 독도는 일본의 영토라고 발언하면서 신 한일관계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마음을 저버렸다.
이 글에서는 한일관계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상기하고 우리의 대응을 모색하기 위하여, 특히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는 시기에 독도문제를 국제정치적 시각에서 조명해보고자 한다.
동북아 정세 변화
탈냉전 시대 이후 동북아 국제질서가 새롭게 지각변동하고 있다. 한반도를 사이에 두고 중국과 일본의 군비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4세대 지도자 후진타오는 1978년 개혁∙개방정책을 더욱 확장하면서 경제성장과 인민해방군의 현대화를 통한 해군 및 공군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는 달러의 기축통화가 도전받고, G2라는 용어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중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또한, 일본은 제 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보통국가화를 추진하면서 자위대의 국방군화를 위한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 및 핵실험 이후 일본의 핵무장론이 일본의 위정자 입에서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지난해 치러진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집권당인 자민당을 압승하고, 5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주도한 하토야마 유키오 민주당 대표가 9월 16일 일본 총리에 공식취임하였다. 하토야마 총리는 아시아 중시 외교를 표방하면서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동북아의 세계질서 변화 속에 북한의 핵 실험 및 미사일 발사는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깨뜨릴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탈냉전 이후 세계는 미소의 냉전체제가 붕괴되었으나 동북아에서는 신냉전체제의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독도 도발
2008년 7월 14일은 일본 문부과학성이 지자체에 하달한 ‘중학교 학습지도 요령 해설’이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시민들은 곳곳에서 “일본은 교육시행령을 전면 철회하고 궁극적으로 독도 침탈 만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가두시위를 벌였으며, 정부는 정부대로 일본 정부에 항의하고 국무총리, 국토해양부장관 등은 독도를 방문하여 “독도는 한국 영토”라는 표지석도 설치하며 ‘독도수호 결의다짐’행사도 가졌다. 그리고 국방부는 해∙공군이 참여하는 첫 방어훈련도 실시하였다.
그러나 일본의 새역모에서 간행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역사를 왜곡하고 침략전쟁을 미화하며 주변 국가를 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음에도 일본정부는 검정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2008년 7월 14일 중등 교과서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 명기’를 공식 발표하였으며, 특히 4년마다 검정을 받는 일본 교과서는 개정된 신학습지도요령의 적용을 받는 새로운 교과서를 2012년에 발간할 예정이어서 역사교과서에 대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은 집요하다. 시마네현이 2005년 2월 ‘타케시마의 날’을 선포했고, 2006년 4월에는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조사한다는 명목으로 일본 해양조사선을 독도에 출항시키려 했으며, 2007년 7월 방위백서에 독도를 일본 영토로 표기하였고, 급기야 일본 중학생들에게 독도는 일본 땅인데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하는 등 끊임 없이 악의적인 도발일 일삼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배경
국제사회는 무정부 상태이다. 정치철학자 홉스(Thomas Hobbes)는 “국제사회는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으로 봤다. 국제사회의 각 국가는 국가이익을 설정하고 이를 위하여 국가목표와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기본적인 안보전략은 일본 열도를 주권선으로 하고 주권선을 확보하기 위하여 이익선을 설정하고 있는데 그 이익선에 한반도가 들어가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임진왜란이나 20세기 초 한반도 강점은 대륙진출을 위한 이익선 확보차원이라 할 수 있다.
일본의 국가이익을 위한 독도의 전략적 가치는 무엇인가? 독도의 전략적 가치변화를 크게 에도시대, 제국주의시대, 탈냉전 이후 21세기로 나우어 생각해 본다.
먼저 에도시대(1603년~1867년)에는 일본 어부들이 건너와 울릉도에 상륙하여 벌목을 하였고, 울릉도와 독도 근해의 풍부한 어장 형성으로 고기잡이를 하였으며, 특히 물개 종류인 ‘강치(울릉도 사람들은 가제라고 불렀다.)’를 일본 어부들은 씨를 말릴 정도로 포획하였다. 이 시대의 일본은 나무와 어류, 강치에 관심을 가졌다.
두 번제 제국주의 시대(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일본도 명치유신(1868년) 이후 제국주의 국가에 올라 청일전쟁(1894년), 러일전쟁(1904년)을 승리로 이끌고, 이어 식민지 확보에 나서면서 한반도 병홥과 만주사변, 중일전쟁을 감행하였다. 일본은 전쟁을 치르면서 동해와 울릉도 및 독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었다. 특히 러일전쟁시 러시아의 발틱함대를 격파하면서 대마도와 독도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빛을 발했다. 일본 함대는 러시아 함대를 1차로 대마도에서 격파하고 종심인 독도 근해에서 2차 격파하는 종심 깊은 해전을 수행하였다. 이때 일본은 울릉도와 독도에 해군 동향을 감시할 수 있는 관측소를 운용하였다. 즉 독도는 군사적으로 동해 패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군사요충지라 할 수 있는 것이다.
끝으로 21세기의 전략적 가치는 무엇인가? 첫째는 경제적 전략가치이다. 독도 근해는 난류와 난류와 한류가 만나는 지역으로 플랑크톤이 풍부하여 다양한 어자원이 풍부하며, 최근 차세대 대체에너지인 메탄하이드레이트(Methane Hydrate)가 많이 매장되어 있다.
둘째는 군사전략적 가치이다. 유사시 동해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하여 울릉도와 독도는 군사적 전략요충지를 제공한다. 동해의 해상통제권을 장악할 수 있고, 또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일본은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이 수촉의 이지스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독도는 미사일방어를 위하여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군사전략적으로 독도는 북한의 핵 및 미사일에 대비하여 훌륭한 전진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셋째는 국제정치적 가치로서 일본은 러시아 북방 4개섬(쿠릴 열도)과 중국과는 조어도(센카쿠열도) 문제로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영토분쟁에서 독도 문제는 양보할 수 없는 주도권 싸움인 것이다. 여기서 양보하면 중국과 러시아와의 영토분쟁에서 수세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1세기 들어 일본은 경제적, 군사전략적, 국제정치적 차원에서 국가이익을 관철하기 위하여 집요하게 주변 관계국들과 갈등을 유발하면서 영토적 야욕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응과 자세
일본의 야욕에 대비하기 위하여 어떻게 대응하여야 할까? 일본은 중앙정부와 지자체, 우익단체 그리고 의회까지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나타난 일본의 계략에 이어서 제2, 제3의 독도 도발이 쓰나미(지진해일)처럼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비하기 위하여 우리도 총체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국회, 시민단체, 연구단체, 국민, 그리고 재외동포까지 포함하는 민족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러나 독도에 관련하여 지난 2009년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가 독도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았나 생각된다. 일본의 독도 도발에 대해서 흥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마는 식 말이다. 그러나 우리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동아시아 도서관 사서인 김한나씨, 미 조지워싱턴대학 김영기 교수, 가수 김장훈 등 독도 수호를 위해서 음지에서 노력하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최근 가수 김장훈 씨가 동해∙독도 지킴이로 나서면서 자비를 들여 미국 3대 신문에 ‘동해∙독도 광고’를 하였고, 이어서 3억 원을 기부하였다. 또한 김장훈 씨는 “동해∙독도는 우리와 일본 사이 문제 같지만 결국은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싸움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새겨들을 만한 고언이다. 우물안 대처로서는 독도를 지키기 어렵다. 국제정치적 시각을 갖고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때이다.
송재익(국제정치학 박사)
** 이글은 '월간자유' 2월호에 게재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