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각] 영웅은 영웅다운 대접을 받아야!
'아, 나의 조국!' 공연 취재 관람記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5월 강원도 인제 한석산 전투에서 중공군에게 포로가 돼 43년간 북한 땅에 억류된 채 13년여의 노동교화형과 이어진 아오지 탄광에서의 광부, 북한에서의 결혼과 이혼, 자식들과의 생이별, 북한탈출과 꿈에서도 잊지 못한 조국 대한민국으로의 귀환, 국군포로문제 해결을 위한 미 의회 증언 등 국제사회의 이해력 촉구, 그리고 2006년 11월 사망, 2010년 이 시대의 영웅으로 다시 부각.
한 개인이 겪기에는 너무도 가혹하고 처절했던 탈북 귀환 국군포로 1호 고(故)조창호 (예)중위. 파란만장했던 그의 일대기를 소재로 한 여성악극 '아, 나의 조국!'이 지난 5일부터 3일 동안 국립극장에서 절찬리에 공연되고 막을 내렸다.
참전용사 등 6·25전쟁세대는 물론, 전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중년 신사숙녀, 젊은 엄마, 또 엄마의 손을 잡고 공연장에 나온 초등학교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객석에 자리잡고, 중년 세대를 제외하고는 다소 어색하게도 보일법한 전쟁가요가 전체 극을 좌우함에도 너나없이 손뼉을 쳐가며 때로는 신나게, 때로는 숙연한 자세로 읊조리며 분위기에 빠져들고 있었다.
공연 둘째 날인 6일 오후에는 6·25전쟁영웅으로 국민적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 백선엽 장군도 참석해 관람한 뒤 "나라를 지켜온 선인들에 대한 감사함과 6·25교훈을 잊지 말자"고 당부하고는 출연진 모두를 악수로 격려해주는 노(老)장군으로서의 위품과 자상함도 잊지 않았다. 가슴 뭉클해지는 장면이기도 했다.
이번 여성악극 뮤지컬 '아, 나의 조국!' 공연에 기자는 취재와 함께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관심 깊게 관객의 면면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물론 공연 시작 전 공연진의 요청이 있어서 대부분 관객들이 연극 내내 전개되는 노래에 맞춰 함께 따라 부르기도 했지만 대개의 참전용사들은 묵묵하게 오직 무대에만 시선을 고정한 채였다. 어쩌면 60년 전 참담했던 그 때의 상황이 새삼 사무치게 다가왔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익숙지 못한 쑥스러움에 반응하기가 쉽지 않았는지는 쉽게 분간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오히려 중년세대나 젊은 엄마들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손수건으로 눈시울을 닦는 모습도 지켜 볼 수 있었다. 공연이 진행되는 1시간20여분 동안 휴대전화벨이 울리거나 미리 공연장을 빠져나가고 큰소리로 기침을 하는 불필요한 동작이나 목청 등 다소 분위기를 해치는 예도 있었지만 전체의 분위기에 비하면 그것은 지극히 미세한 부분에 불과했다.
공연 후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잘 봤다" "잘됐다"는 반응이 그를 대변했으니, 극본을 쓰고 연출자이기도 한 복거일씨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읽을 수가 있었다. 더불어 개개인의 바람도 있었다.
올해가 6·25전쟁 6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전쟁의 참상과 북한 내 교화소, 강제노동수용소와 같은 실상을 더 깊이 있게 담았으면 하는 바램이나 젊은 세대에게 좀더 어필할 수 있는 내용이 더 가미되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기자에게는 나름대로 이 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표현으로 들렸다. 하지만 작가가 기자와 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밝혔듯이 '아, 나의 조국!'은 전쟁을 겪은 전쟁세대에게 다시 한번 60년 전 시대를 돌이키면서 북한에 남겨진 국군포로의 문제를 지금 우리사회가 어떻게 풀어야 하고 한 많은 삶을 살다간 조창호 중위의 장례식(향군장)을 통해 국가를 위해 온몸으로 희생한, 그리고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자신을 바치게 될 내일의 또 다른 영웅에게 이 시대의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 것이다.
작가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나라를 지키다 43년의 포로 생활을 견디고 귀환한 영웅의 장례식을 국가가 모른 채 한 채 민간단체 장으로 대접합니까. 지난 정권이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국군포로 문제를 외면한 거죠. 당파와 이념을 떠나 영웅은 영웅으로 대접해야 하는 것이지요"라고.
공연장을 나서면서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애국심'을 말하지만 자신을 던지면서 불의에 항거할 '행동'을 통한 애국심을 발현할 '애국자'는 과연 이 시대에 얼마나 될 것인가 고! 그래서 영웅은 영웅다운 대접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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