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義士 이제 이 나라를 보소서
26일 안 의사 순국 100년..목숨바쳐 세운 위대한 뜻 후손들이 받들어 큰 나라, 장한 나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분열도 넘어서겠습니다.
26일 안중근 의사가 이역(異域) 땅에서 순국(殉國)한 지 한 세기가 된다. 소중한 목숨을 버리고 한 번 죽어 천 년을 살고자 했던 의사(義士)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가 있는 한 의사는 죽어서도 죽지 않고 우리들 가슴 속에 부활할 것이다. 의사는 순국하기 전 "나의 뜻을 이어 조국의 자유 독립을 되찾으면 죽는 자 한(恨)이 없겠노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로부터 국권을 되찾는 데는 35년이 걸렸다.
경술국치의 해이기도 한 1910년 3월 26일, 중국 뤼순(旅順)에는 아침부터 짙은 안개 속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안중근 의사는 그곳 감옥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았다. 그러나 의사의 모습은 의연하고 장엄했다.
당시 강제적인 한일합병을 앞둔 조선의 정세는 급박했다. 우리 땅의 식민지화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독립투사들의 항일투쟁이 치열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다.
의사는 동양의 평화를 주창한 평화주의자였지만 조선 침략의 원흉을 제거하기 위해 총을 들 수밖에 없었다. 의사가 겨냥한 이토 히로부미는 우리의 독립과 자유, 그리고 평화를 앗아간 일제(日帝)의 상징이었다. 의사는 재판에서 "일제의 한국침략 실상을 세계에 알려 동양평화를 지키는 것이 궁극적 목표였다"고 밝혔다. 그래서 의거 현장에서 한국말로 '대한 만세'를 외치지 않고 러시아어로 '코레아 우라'를 외쳤다. 동양평화론은 의사의 대표 사상으로 진정한 의미의 세계적인 평화운동이었다. 한 세기를 앞선 선각자, 사상가라 불러 아무런 손색이 없다. 안 의사는 또한 국채(國債)보상운동을 이끈 경세가였으며 민중계몽을 위해 자신의 재산을 털어 교육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의사는 "이토 처단은 동양평화를 위해 결행한 것이므로 앞으로는 한·일 두 나라가 화합하여 동양평화에 이바지해 주기 바란다"라는 유언도 남겼다. 일본은 사과하고 있다. 하지만 사과는 진정한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 그에 상응하는 실천이 따라야 한다. 일본의 태도는 전혀 그렇지 않다.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를 노리고 있다. 일본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아직도 안 의사의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다. 비통한 마음 금할 수 없다. 사형 후 유품은 가족에 반환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 일본은 인륜적 의무마저 거부했다. 일본은 무슨 근거로 안 의사의 유품을 갖고 있는가. 안 의사 유해와 관련한 모든 열쇠를 일본이 갖고 있다. 일본은 앞으로 구성될 한·중·일 유해 발굴 공동조사단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우리는 100년 전 망국(亡國)의 비운을 맞았다. 우리 땅은 국제 열강(列强)의 각축장이 되었고 우리 민족은 힘이 없어 일본에 주권을 빼앗겼다. 그러나 선열(先烈)들의 피와 땀으로 광복(光復)을 쟁취했고, 분단으로 이어지는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우리 국민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는 대(大) 기적을 이룩했다. 민주화의 꿈도 이뤘다. 이제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됐으며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됐다.
안 의사가 100년 전 숨지며 외쳤던 동양평화와 세계평화를 후손들이 받들고 있다. 일본은 대한민국의 이 위대한 역사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이 있어야 한다.
안 의사가 동지들과 함께 무명지를 끊으며 독립 의지를 불태운 고귀한 위국(爲國) 헌신 정신은 우리에게 살아있는 시대정신으로 다가온다. 이 땅의 많은 청소년이 안 의사처럼 개인의 안위를 넘어 나라와 민족을 아끼고 세계평화를 생각하는 원대한 꿈을 가졌으면 한다.
의사는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쳐라"는 글로 유언을 남겼다. 오늘 우리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세우고 세계 일류국가를 꿈꾸는 이때 우리 안에 있는 갈등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 안 의사는 한 발의 총알을 남겼다. 이제 우리가 그 총알을 우리 안의 분열을 부숴 없애는 데 써야 한다.
3·1절 노래는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라는 구절로 끝난다. 안중근 의사께서 하늘에서라도 그토록 소원하시던 독립국가, 큰 나라를 보시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http://www.chosun.com/
김 양(국가보훈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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