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산소다
‘안보’는 국가의 생존을 보장하는 산소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보험료다. 특히 통일 과정과 통일 이후의 한반도 안보는 많은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고 안보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힘’은 불안한 정세를 진정시키는 특효약이 될 수 있다. 민족의 영광은 때로는 싸워서 쟁취해야 할 때도 있다.
역사는 우리에게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나라는 영원한 생명력이 없다는 냉혹한 사실을 가르쳐 준다. 생존은 오로지 스스로 지키고자 하는 의지와 이를 뒷받침하는 힘에 의해서만 보장되기 때문이다.
1637년 1월 30일 조선의 16대 임금 인조는 전쟁발발 후 45일 만에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의 예를 올렸다. 조선이 조공을 바치던 이민족 왕에게 최초로 머리를 조아린 굴욕의 순간이었다. 이러한 삼전도의 굴욕은 왜 당해야 했는가?
병자호란이 일어나기 반세기 전 조선은 이미 7년 동안이나 임진왜란의 국란을 겪었다. 임진왜란이 있기 10년 전 이율곡이 조정에 건의한 ‘10만 양병설(養兵說)’을 무시한 결과였다. 그리고 불과 39년 만에 임진왜란의 교훈을 잊고 국방을 소홀히 해 군사대국으로 성장한 청나라에 삼전도의 굴욕을 당하게 됐다.
우리는 근대사에서 힘없던 조선의 멸망과 일본의 식민지로서의 아픔을 경험했다. 힘이 없던 당시의 우리는 숨죽여 살아야 했다. 왜 산소가 부족해서인가? 아니다. 힘이 없는 자는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 없으면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는 진실을 여실히 보여 준 것이다.
앨빈 토플러는 ‘부의 법칙과 미래’라는 책에서 미래에 대한 ‘전쟁과 반전쟁’을 언급하면서 미래전장을 주도할 수 있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억제하고 예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의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국방의 임무’는 외부의 군사위협과 침략으로부터 국가를 보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다. 한국군은 국가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독립을 위협하는 제반요소를 제거하고 예방하기 위한 국가의 물리적 생존수단을 확보하는 것에 기본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그리고 국민의 절대적 지지에 기초해 국가발전을 지원하는 집단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전문성을 갖춘 명실상부한 군사 엘리트 집단으로서 외부의 위협에 대응하고 국가 내부 안보의 보루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
군사력은 전쟁을 수행하는 역할과 함께 평시에 전쟁을 억제하고 영향력을 투사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평시 대외정책의 수단으로서 정치ㆍ외교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군사력은 여러 외교수단 중의 하나로서가 아니라 이를 포괄하는 ‘와일드 카드’ 같은 성격을 지닌다. 특히 평시 군사력은 강압외교(强壓外交)와 평화창출의 수단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튼튼한 군사력의 확보는 국가보위뿐만 아니라 국가이익 추구에 필수적인 수단이다. 우리는 평소에 산소의 고마움을 느끼지 않듯이 안보의 고마움도 느끼지 못하며 산다. 그러나 안보가 튼튼하지 못하면 우리는 나라를 다시 잃을 수도 있으며, 우리의 사랑스러운 딸들이 정신대로 끌러갈 수 있다.(http://kookbang.dema.mil.kr/)
하정열(예.육군소장/한국전략문제연구소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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