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vs 軍
청와대의 초기 시각에 문제가 있었나, 軍 일각의 자구적(自求的) 보고에 문제가 있었나?
천안함 사태 초기의 이른바 ‘안보당국자’의 “북한 관련성 낮아 보인다”라는 보도가 나간 원인에 대해 청와대 당국자에게 물어보았다(4/12) “도대체 원인규명도 안 된 시점에 왜 그랬나요?” “보고서를 두 개 받았습니다. 하나는 軍 모처에서, 또 하나는 軍의 다른 모처에서. 전자는 ‘北관련성 낮다’였고, 후자는 ‘北관련 의혹 있다’였습니다.”
한 마디로 청와대는 전자가 보낸 “北관련성 낮다=내부 사고설”을 ‘北 관련설‘보다 믿을 만하다고 봤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청와대는 그런 줄만 알고 ”북한의 특이동향은 없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남북 정상회담과 G20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사태는 갈수록 외부충격=北 관련설 쪽으로 흘러갔다. 청와대는 軍 보고에 대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필자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준 뉴스 원(源)의 말(4/15)이다. 그러면서 그 뉴스 원(源)은 말했다. “조선일보에 났지요? 軍 보고가 47분 만에 청와대에 왔다는 기사...”
그렇다면 軍 지휘체계는 ‘외부충격’에 의한 폭발보다 ‘내부 사고에 의한 침몰’이 '덜 불리하다'고 믿었다는 이야기일까? 그래서 그 '덜 불리한' 보고에 관해 고심하느라고 무려 47 분이라는 긴 시간을 필요로 했다는 뜻일까? 뉴스 원(源)은 “모측에서 그런 47분 늑장 보고 정보를 신문사에 슬쩍 흘리지 않고서야 그런 기사가 어떻게 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에는 지금 청와대와 軍 중 어느 쪽이 잘못 했는가를 두고 약간의 논란이 있다. 필자는 주로 청와대를 나무랐다. 그러나 이상의 취재에 의하면 軍 일부의 왜곡된 늑장 보고가 청와대의 오진(誤診)을 유발했다는 가설을 제기하게 만든다. 이 가설을 입증할 방도는 필자에게 없다. 그냥 취재한대로 서술할 뿐이다, 그러나 이 가설 역시 청와대의 ‘책임 떠넘기기’ 플레이인지, 그 또한 무슨 수로 알 수 있을 것인가?
이명박 대통령은 민관군 합동조사반의 책임자로 민간인을 임명했다. 이는 혹시 대통령이 軍을 불신하고 있다는 증좌일가? 대통령이 軍의 초기 보고(내부 폭발설)에 휘둘린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일가? 그렇다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쯤 軍을 대대적인 인사(人事)로 재정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외부(북한) 충격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의 초기 시각에 문제가 있었나, 軍 일각의 자구적(自求的) 보고에 문제가 있었나? 정말 헷갈린다, 헷갈려. 이명박 정부는 사태 초기의 청와대와 軍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을 정확하게 밝히고, 잘못이 누구에게 있음이 입증될 경우엔 단호한 문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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