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남자라고 말을 못해!
-전교조 명단 공개에 대한 단상-
드라마 속 한 장면에 등장하는 말이다. 내 남자를 내 남자라고 하지 못하던 여인에게는 무언가 말하지 못할 속사정이라도 있는 모양이다. 19일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 전교조 교사 명단을 홈페이지에 공개하였다. 이를 두고 법원의 명단 공개 금지 결정을 명백하게 위법한 일이라고 강력하게 비판을 하면서 전교조 및 시민 단체는 '강력 대응'을 말하고 있다.
드라마 속 장면이 스치면서 대학생인 나는 이런 의문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왜 그들은 내가 전교조라고 말을 하지 못할까?"라고. 드라마 속 여인처럼 말하지 못할 속사정이라도 있는 것일까? 내 이름자가 부끄럽지 않다면 하늘 아래 이름이 불리는 것이 두려울 이유가 없는 법인데 말이다.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면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워 할 필요가 없는 법인데, 전교조라는 이름 석 자를 써넣는 일에 강력하게 대응을 한다고 하니 그 이유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교조 교사인 것이 당당하다면 학생들과 학부모에게도 자신이 전교조 교사임을 숨길 이유는 더더욱 없지 않는가? 오히려 자랑스럽게 "전교조 교사 OOO 입니다" 라고 당당해야 할 것이 아닌가?
전교조가 어떠한 집단인지에 대하여 일일이 밝히지 않아도, 무언가 숨길만한 일을 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구심을 전교조 스스로가 자아내고 있는 셈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한 공세라는 비난에 관해서도 전교조 스스로는 그들이 지방선거에 정치적인 영향력이 있음을 자인하고 있는 꼴이다. 소신있는 한 의원의 행동에 도둑들이 제 발 저리고 있는 형국이 벌어졌다.
국회의원에게는 명단 공개를 하고서, 국민들에게는 하지 말라는 법원의 판결도 재미있다. 국회의원은 어떤 특권이라고 있는 국민인가? 국회의원은 되고 국민들은 안 되는 정보라면 이해는 하겠지만 그 이유는 꼭 듣고 싶다.
전교조라는 집단이 개인에게 불명예스러운 집단이 아니고, 전교조 활동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면 내가 소속해 있는 단체와 집단을 부끄러워 할 이유가 없다. 내가 속해있는 내 나라가 당당하고 자랑스럽기에 "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를 떳떳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드라마 속 여인은 왜 내 남자라고 말을 못했을까? 내 남자라는 확신이 없어서 일까? 내 남자가 부끄러워서일까? 남들이 손가락질 할까봐서일까? 내 꼴이 부끄러워 남자를 욕되게 할까봐서? 전교조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해 전교조 이름에 먹칠을 할까 두려웠다면 대단한 충성심이 아닐 수 없다. 전교조 활동에 대한 확신이 없고 전교조가 부끄럽고, 학부모와 학생의 손가락질이 겁이 난다면 전교조를 과감에게 나와야 하지 않는가? 선생이 신뢰받는 교육, 아이들의 발전을 위하는 교육은 전교조가 아니어도 교사 개인의 역량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윤동주 시인의 시가 재미있게 들리는 날이다.
나는 무엇인지 두려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전교조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명단 공개에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konas)
변종국 (투데이 타임즈 편집국장. 연세대 4년)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