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천안함 `침몰원인' 찾는 데 집중할 때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어떤 유형의 물체이고 무기체계가 무엇인지, 어떤 조직이 그 무기체계를 사용했는지 등을 밝히는 일이다.
1200톤급 천안함이 침몰한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그토록 위풍당당했던 한국해군 초계전투함의 함미(艦尾)가 처절하게 망가진 모습으로 평택 항으로 귀항한 데 이어, 함체의 나머지 함수(艦首), 연돌, 잔해들도 속속 입항했다.
실종 장병들의 복귀도 고(故) 박보람·박성균 중사만이 싸늘한 시신이 돼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 품으로 돌아왔다.
끝내 돌아오지 못한 실종 장병의 가족들은 눈물도 가슴도 다 타버린 인고(忍苦)의 나날을 견뎌 내고 있다.
군 당국도 장례 절차를 ‘해군장’으로 하는 등 최고의 예우를 하고 있고 이제 천안함 침몰 사건의 뒷부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활동도 침몰원인을 ‘외부 충격’으로 판단하고 ‘함 선체의 좌측에 강한 폭발’이라는 잠정적 발표를 내놓고 있다. 침몰원인도 이제 여러 조각들을 짜 맞춰 봐야 본격적인 규명에 탄력이 붙을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천안함의 침몰원인을 찾는 데 집중할 때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침몰원인이 여러 문제들을 풀어 나가는 데 첫 단추이자 앞으로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통해 어떤 유형의 물체이고 무기체계가 무엇인지, 어떤 조직이 그 무기체계를 사용했는지 등을 밝히는 일이다.
이런 핵심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상대에게 왜, 그리고 그 책임을 묻기가 곤란할 것이다.
또한 침몰원인은 전사자 자신뿐만 아니라 전사자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우리는 침몰원인의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아 다양한 원인과 루머로 사회적 혼란이 일기도 했다. 특히 좌초·피로파괴·내부 폭발 등을 의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천안함 함장의 ‘제발 있는 그대로를 믿어 달라’는 기자회견의 증언도 이제는 사실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침몰원인을 찾는 데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지금의 우리는 모두 ‘무엇을 도와줘야 하는가?’를 자문해 봐야 할 차례라고 생각한다.
우선 두 동강으로 찢긴 함수·함미를 꽉 붙잡고 묵언으로 답하고 있는 희생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들은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정말 알고 싶어 할 것이다. 우리는 그들에게 침몰원인을 끝까지 낱낱이 밝히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실천해 내는 일만 남았다.
지금은 고 한주호 준위와 46인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집중할 때다.
그동안 문제가 됐던 부족한 점들을 되풀이하지 않으면서 좀 더 성숙한 민주시민의 모습을 보여 줘야 할 차례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군의 모습을 보이고 군 기강을 새롭게 해, 넘어진 천안함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그리고 이제 그들도 미소를 지으면서 ‘우리 바다 넘보는 자 어느 누구도, 부릅뜬 우리 눈을 죽일 수 없으리…’라는 천안함 함가(艦歌)를 힘차게 부를 수 있을 것이다. http://kookbang.dema.mil.kr/
정용현(전 해군구조전대장·경기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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