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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 성공"?

전문가 불가능 의견 일치..어설픈 주장 왜 나왔나

Written by. 강치구   입력 : 2010-05-12 오후 3: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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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자체 기술로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밝혔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북한은 일단 핵융합 반응 성공으로 "새 에너지 개발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평가했으나, 유사시 핵융합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보다 훨씬 강력한 수소폭탄 제조의 원천기술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노동신문은 이날 1면 기사에서 "조선(북한)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며 "핵융합 성공은 발전하는 조선의 첨단과학 기술 면모를 과시한 일대 사변"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과학자들은 수많은 과학기술적 문제들을 100% 자체 힘으로 해결함으로써 마침내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면서 "이 과정에 우리 식의 독특한 열핵 반응장치가 설계 제작되고 핵융합 반응과 관련한 기초 연구가 끝났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원천이 무진장하고 환경 피해가 거의 없는 안전한 새 에네르기(에너지)를 얻기 위한 핵융합 기술은 오늘 세계 과학계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며 "핵융합에 성공함으로써 새 에네르기 개발을 위한 돌파구가 확고하게 열렸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국내의 핵 전문가들은 대부분 핵융합 반응에 성공했다는 북한측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핵융합이 일어나려면 매우 높은 고온고압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방식의 핵폭탄이 터질 때 만들어진 고온고압에 의해 수소 원자를 융합하는 방식만 성공했고, 핵폭발의 고온고압에 견디기 어려운 실험실에서 핵융합 반응에 성공한 사례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이춘근 박사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은 평성 과학단지 등에서 핵융합 연구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핵융합은 실험실에서 성공하기 어렵고 지금까지 상온에서 핵융합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곳이 더러 있었지만 모두 검증 과정에서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핵융합 전문가인 서울대 홍상희 교수는 "핵융합 연구를 북한에서 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어본다"면서 "북한이 핵융합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세계 과학계에 알려져 있지 않은데 이런 보도가 나온 것을 보면 '열 핵융합 반응장치'를 만들어 실험을 한 번 해 봤다는 정도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국대 문주현 교수는 "국제적으로도 연구가 진행중인 핵융합을 북한이 성공했다고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면서 "설사 성공을 했더라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의 연구나 실험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들 전문가 진단을 종합하면 현재 실험실 환경에서의 핵융합은 불가능하고, 실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방식의 핵폭탄 폭발시 생기는 고온고압을 이용해야만 가능한데, 최근 북한에서는 그 정도 위력을 가진 핵실험 징후가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럼 북한은 천안함 사건과 고착된 6자회담으로 미묘한 기류가 형성돼 있는 시기에 왜 뚱딴지같이 이런 주장을 펼치는 것일까.

무엇보다 천안함 사건 이후 6자회담 재개에 더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선 미국을 자극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핵융합이 수소폭탄 개발의 원천기술이 될 수 있는 만큼 플루토늄 방식의 핵무기에 이어 수소폭탄 개발 가능성을 시사해 북핵 협상의 시급성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한 차원 높은 핵기술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북한을 현재처럼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을 만나 6자회담 재개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로 의견을 모았음에도 한미 양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의 원인규명이 먼저'라는 스탠스를 고수하자 새로운 카드를 꺼내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런가 하면 북한 내부에 보내는 메시지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대외 메시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하는 것이 관례인데, 중앙통신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인용하는 형식을 취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만약 북한이 대내용 메시지로 `핵융합 반응 성공' 주장을 폈다면 김정은 후계구도와 맞물려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은 내부 당원 교육자료 등에서 작년 장거리 로켓 발사와 5.1절 `축포야회'(불꽃놀이) 등을 후계자 김정은의 `작품'이라고 선전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건도 그 연장선에서 어설프게 발표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북 전문가는 "적어도 작년부터 북한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성과들은 김정은의 업적으로 선전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이번 핵융합 성공 주장도 그런 맥락에서 김정은 치적쌓기에 활용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을 `강성대국의 문을 여는 해'로 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의 사기 고양을 노리고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장용석 평화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이번 핵융합 성공 주장은 대내, 대외 두 가지 매시지를 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에 올인하는 상황이어서 앞으로도 이런 유형의 선전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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