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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敵은 MB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10-06-08 오전 9: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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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지방선거의 민심을 반영할 국정 시스템 개혁과 인적 쇄신을 기약했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삐그덕거림의 핵심은 다른 사람 아닌 이명박 대통령 자신에 있다는 데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방식, 또는 대통령이란 무엇 하는 자리인가에 대한 그의 깊지 못한 인식이 문제인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사고방식은 ‘경제 환원(還元)주의’ 또는 ‘경제 결정론’이라 할 수 있다. 경제 환원주의는 경제를 중요시 한다는 것하고는 다른 것이다. 그 누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경제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겠는가? 더군다나 대통령이라면. 그러나 경제 환원주의는 그와 다르다.

 경제 환원주의란 이를테면 천안함 사태 이후에 와서도, 지방선거에서 된통 얻어터진 이후에 와서도, 여전히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만 말한 이명박 대통령의 얕은 인식 같은 것이다. ‘천암함’과 6.2 지방선거 결과는 단순히 ‘경제 살리기’란 말로만 주어담을 수 없는, 보다 크고, 보다 폭넓고, 보다 심각한 질문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던졌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그 질문의 의미심장함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는 양, 그저 간단히 “뭐 별일 있었느냐?”는 식으로 그의 단골 메뉴만 한가롭게 꺼내 보였다. “그래? 그럼 ‘경제 살리기’로 계속 나가면 되겠네...”

 ‘천암함’은 ‘경제 살리기’로만은 대처할 수 없는, 김정일의 남조선혁명론과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통일론의 숙명적(宿命的)인 대결의 현존(現存)을 일깨운 천둥번개 같은 것이었다. 우리는 그 동안 태평 무드에 젖어 이 문제를 새까맣게 잊고 살았다. 우리에겐 더 이상 이 문제가 없다는 양, 우리는 이 문제를 완전히 졸업 했다는 양, 그래서 우리에겐 장사 잘해서 돈 잘 벌 일밖에는 없다는 양 살았다.

 ‘천안함’은 그런 백일몽을 꾸며 꾸벅 꾸벅 졸고 있던 우리의 어깨를 세차게 내려친 큰 스님의 죽비(竹扉)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도 이명박 대통령은 계속 꿈을 깨지 못한 채 경제 살리기로 계속 나가면 된다고만 말했다. 이게 그의 사고방식-그의 못말릴 경제 환원주의의 한계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자신의 한계에 갇혀 있는 한, 그가 임기 고작 2년 반을 남겨 둔 지금에 와서 새삼스럽게 국정 시스템 개혁과 인적 쇄신을 말한다 해도 결국은 그 나물에 그 밥일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대의 적(敵)은 그래서, 경제 환원주의 이상의 대통령으로서의 롤(role)을 보지 못하는 그 자신임을 알아야 한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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