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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의장성명 이후 한국외교 과제

"한반도에 대한 중국 의도를 이해하는 계기 됐다면 외교적 손실만은 아니다 흔들림 없는 한미공조를 다시 한번 과시해야 할 때 "

Written by. 이상현   입력 : 2010-07-17 오전 7: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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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한 지 35일 만에 의장성명이 채택됐다. 의장성명은 천안함 사건이 역내외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규정하고(3항), 한국 주도하에 5개국이 참여한 민군합동조사단의 결과에 비추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5항). 또 천안함 침몰을 초래한 공격을 규탄하며(7항), 앞으로 한국에 대해 또는 역내에서 이러한 공격이나 적대행위를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8항).

하지만 의장성명은 일부 강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이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 이 사건의 책임자는 누구인지를 명시적으로 밝히는 데 실패했다. 의장성명에서 사용한 `공격(attack)`이라는 표현은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폭침됐다는 사실을 안보리가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며, `규탄한다(condemn)`는 표현도 상당히 강력한 외교적 수사에 속한다.

정작 중요한 공격의 주체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의 책임자에 대해 적절하고 평화적인 조처를 할 것을 촉구한다"는 표현만 썼을 뿐 명시적 언급을 피했다. 물론 초안의 전체 맥락을 보면 북한이 공격의 주체임을 알 수 있게 돼 있지만 우리로서는 상당히 실망스러운 결과다.

결국 우리의 안보리 외교는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북한을 이번 사태의 범인으로 확정하는 데는 실패해 우리 정부가 견지했던 `선 천안함, 후 6자회담` 원칙은 탄력을 잃게 됐다. 지금까지 안보리 외교에 올인했던 우리의 외교 전략도 의장성명으로 김이 빠지면서 기로에 처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 정부는 이번 사태로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냉철한 평가를 통해 천안함 사태로부터의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첫째, 안보리 의장성명은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환경의 본질이 아직도 냉전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특히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의도를 정확히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면 천안함 사태가 반드시 우리의 외교적 손실만은 아니다. 안보리 성명에서 `북한` 명시를 반대한 중국은 결국 북한 지역을 자신의 완충지대로 묶어두려는 의도를 그대로 확인해줬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천안함 사태를 자국의 군사적 위상 강화에 활용하려는 의도도 숨기지 않았다.

둘째, 향후 북한과 직접 대화를 통해 책임 있는 사죄와 재발 방지를 받아내야 한다. 안보리 의장성명이 채택됐다고 해도 북한의 실효적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다. 정부는 `선 천안함 해결, 후 6자회담`의 원칙을 견지하되 방법론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을 보일 필요도 있다. 다만 어떤 경우에도 6자회담 재개가 북한에 대한 면죄부가 되어선 안 된다.

일단 조만간 열릴 유엔사-북한군 실무회담에서 이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고, 북한의 태도를 봐서 다음 수순을 정해야 한다. 만일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항공모함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으로 북한을 압박하려는 당초 계획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만일 중국의 반대로 서해상 대규모 훈련이 어렵다면 우리가 독자적으로 시행할 대북 조치와 한ㆍ미 연합으로 할 부분을 구분해서 추진하면 된다. 우리 정부가 주저하고 있는 대북 심리전도 즉각 재개해야 한다.

셋째, 흔들림 없는 한ㆍ미 공조를 재확인해야 한다. 완벽한 한ㆍ미 공조야말로 안보리 의장성명의 손실분을 만회하는 수단이다. 버락 오바마 정부는 7월 2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한ㆍ미 양국의 외교ㆍ국방장관 회의인 `2+2`회담에서 최근의 상황을 평가하고 대응책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회의는 한ㆍ미 양국이 출구전략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그리고 천안함 이후 상황 인식을 어떻게 공유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회의가 될 전망이다.

천안함 사태가 한ㆍ중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한계가 무엇인지, 그리고 가치와 제도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동맹과 연대가 왜 중요한지를 일깨우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 http://www.sejong.org/  

이상현(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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