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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수의 아들이…

‘뻥튀기’ 장사하던 젊은이가 대통령이 되고 ‘소장수의 아들’이 국무총리가 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과연 기회의 나라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0-08-10 오전 8:5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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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각이 단행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대통령 자신이, “성장과정이 내 분신 같다”며 지명한 새 국무총리는 “나는 소장수의 아들”이라고 하였으니, ‘뻥튀기’ 장사하던 젊은이가 대통령이 되고 ‘소장수의 아들’이 국무총리가 되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과연 기회의 나라요 위대한 저력을 갖춘 무서운 나라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게 됩니다.

조각을 하기 위해 총리와 장관을 지명하는 것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입니다. 누구를 천거하건, 만일 지명된 사람이 도덕적 결함만 없다면, 여당은 물론 야당도 할 말은 없습니다. 친한 사람들을 내세울 수도 있고 전혀 상종 안 하던 사람들로 개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선 야당의 반응은 이치에 어긋난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명박 친위부대 내세운 역대 최악의 개각‘이라고 외치는 것은 상식부족 아닙니까. 그럼 누굴 내세우면 만족하겠습니까. 정동영을 국무총리로 하고 김근태를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하면 뒤틀린 심사가 풀리겠습니까.

이번 개각의 가장 큰 의미가 양극화현상을 막는 데 있다고 하는데 나는 먼저 무엇이 양극화현상인가 묻고 싶습니다. 그것은 대기업·대재벌의 약진과 서민대중의 생활수준이 극에서 극으로 되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정당과 정당 사이의 무한 전쟁을 막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우리나라에서 좌파와 우파가 (그런 파가 따로 존재하지도 않지만) 극한투쟁을 하는 것을 막아 보겠다는 뜻인지 알쏭달쏭합니다.

오늘 대한민국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국내적인 양극화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난 3월 26일 천안함을 격침시킨 북의 잔인무도한 침략주의입니다. 핵무기가 있으니 까불지 말라며 우리를 공갈 협박하는 북의 노동당과 인민군과 김정일을 앞으로 어떻게 다룰 것인가 - 그것이 문제입니다.

전쟁 기념관에 나타나서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전쟁을 피하지는 않겠습니다”라고 단호한 자세를 보여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오늘 어디에 있습니까. 기회주의나 임시처변만으로는 안 되는 일들이 있습니다. 북을 대하는 일관된 주장과 태도와 결의가 없이는 대한민국은 살아남지 못합니다.

옛날 시골에서 봄에 깐 햇병아리가 기운이 없어 졸기만 하면 주인은 그 병아리 똥구멍에 바람을 불어 넣습니다. 그러면 잠깐 똘똘해집니다. 이번 개각을 보고 나는 왜 그런 옛일을 생각 하였을까요. 이명박 정권의 문제가 대폭 개각을 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닙니다. 똥구멍에 바람을 넣는다고 병아리가 건강해지지는 않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어서 초심으로 돌아가 조금은 겸손하게 자기 이외의 사람들을 대하세요.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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