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刊] 『나뭇잎 병사』
"17연대 병사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진 소설 『나뭇잎 병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병사들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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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을 주제로 한 한 권의 신간 서적이 출판돼 눈길을 모은다. 『나뭇잎 병사』(고원영 저, 도서출판 한스하우스. 12,000원)다.
"역사상 가장 참혹한 전쟁이 있었다. 너무도 참혹해서 누구나 그 전쟁을 잊으려 애쓰며 쉬이 기록하길 꺼린다. 그러나 절망의 역사를 오래된 미래라고 여기는 사람이 종종 나타나면 어떻게든 6·25전쟁을 기록하려 할 것이다"고 한 작가 자신의 말처럼 6·25전쟁은 결코 잊혀진 역사, 잊혀진 전쟁이 될 수 없다. 역사는 언제나 현재 진행형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뭇잎 병사』는 6·25전쟁 당시 17연대 병사들의 실명소설로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북방한계선 이북지역 오성산 한 자락인 저격능선 전투를 주무대로 하고 있다.
책의 서막은 작가가 상주로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인이 자신들이 참전한 6·25전쟁 이야기를 끊임없이 풀어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두 사람은 모처럼 이야기를 들어줄 상대를 만난 기색이어서 애처로워 보일 정도였다.
여든의 나이인 그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던 이 사회에서 소수자의 위치에 처해 발언의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은 계층이다. 그러기 때문에 그들 앞에 붙은 '국가유공자'라는 수식은 그들의 위치를 개선시키는데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 상주 외곽에서 벌어진 화령장 전투에서의 승리를 유쾌하게 증언하는 두 노인을 그 후에도 작가는 몇 차례 더 만난다. 누군가 그들의 얘기를 들어주어야만 이 사회가 공평하지 않겠느냐는 게 작가의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 이야기를 제공한 두 노인은, 국군이 인민군에 대승한 상주 외곽의 화령장 전투(1950년 7월 17일부터 25일까지)에서 한사람은 중기관총 사수로, 또 한사람은 박격포 포수로 참전했던 윤창열과 김석근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김화 저격능선 전투로까지 이어진다.
김화 오성산에서 벌어진 저격능선 전투가 주요 무대인 이 소설은 생존한 윤창열과 김석근 외에 전사한 이종옥과 김용수가 등장해서 자신들이 겪은 6·25전쟁을 직접적으로 언급한다.
어쩌면 저격능선 전투에 참전한 네 병사에게 죽음은 피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이었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네 병사 가운데 두 명은 죽음의 길로 들어섰고, 나머지 두 명은 삶의 길로 빠져 나왔다. 하지만 살아 남았다고 해서 고통으로부터의 끝은 아니었다. 삶은 또 그렇게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17연대 병사들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진 소설 『나뭇잎 병사』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간 병사들, 사람들의 이야기며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육군은 6·25전쟁 6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오는 10월8일 경북 상주시 화령장 일대에서 전투재현 장면을 곁들인 전승기념행사를 거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개입한 이후 45일간 지속된 저격능선 전투는 고지 점령자가 22번이나 바뀌면서 2만여명이 목숨을 잃은 대혈투였다. 저격능선은 지금 비무장 지대에 있다. (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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