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여성, 생계위해 ‘보이지 않는 싸움’ 중
여성의 경제력 장악으로 전통적 가부장적 문화에 변화, 남편을 ‘멍멍이’ ‘낮전등’ ‘자물쇠’로 불러..
“현재 북한의 가계운영이 가장 월급으로는 불가능해 대부분의 가정이 여성들의 노력(80-90%)으로 생존이 유지되는 형국이며, 북한 여성들의 남성에 대한 의식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남편을 ‘멍멍이’ ‘낮전등’ ‘자물쇠’로 부르는 양상이 확산되고 있다”
27일 민화협 여성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북한 여성의 일상으로 본 북한의 변화’ 토론회에서 서강대 김영수 교수는 경제난 속에서 살아 남으려는 여성들의 지혜와 의지가 강해짐에 따라 전통적인 가부장적 문화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북한 여성의 일상으로 본 북한의 변화’ 발제문에서 여성이 경제력을 쥐는 양상이 전개됨에 따라 “남성위주의 가부장적·획일적 문화가 급격히 쇠퇴하고, 여성들의 이혼청구 사례 증가, 배우자 선택기준의 변화, 만혼 추세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특히 “남한의 물건을 선호하는 양상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고위층 부인들에게 확산되고, 한국산 전자제품과 의류, 한국 드라마와 영상이 담긴 'CD록화물'에 대한 인기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여성들이 남한의 경제력을 알게 되고 남한에 대한 호기심 증대는 북한에 개방주의적 가치관을 확산할 수 있으며, 장차 통일에 있어서도 여성의 역할이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 교수는 통일을 향한 실천과제로 먼저 “북한 여성의 삶을 있는 그대로 조명하고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통일과정에서 여성의 역할 모색이 북한체제와 북한여성 생활의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데서 출발해야 함을 뜻한다.
또 “제도의 통일, 땅의 통일과 함께 ‘사람의 통일’과 ‘마음의 통일’을 이뤄내는 실천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2만 명의 탈북동포와 함께 하는 삶이 없이는 2천만 명의 북한동포와 함께 사는 통일이 어려우므로, 탈북동포를 위한 정책에서 벗어나 그들과 함께 하는 정책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탈북동포의 80%를 넘고 있는 탈북여성을 위한 정책과 대안 마련”을 주장하면서 취업문제, 육아문제, 결혼문제 등 탈북여성을 위한 특화된 정착프로그램의 활성화, 통일 후 북한 여성들의 삶에 대한 미래 설계, 탈북 여성 및 조선족 여성들의 마음을 안는 따뜻한 정책과 관심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통일연구원 조정아 연구위원은 토론에서, 탈북 주민들의 증언을 통한 북한의 일상 연구는 “기층민중 중심의 ‘아래로부터의 시각’을 취할 수 있게 한다는 특징을 지닌다”며, “객관적 사실 확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북한 여성의 관점에서 그들의 경험을 재구성하는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러한 연구를 기초로 “남북한 여성이 이해․합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여성주의적 통일의 개념을 만들어 내고 이를 실천에 접목시켜야 한다”며, “북한 여성들이 생각하는 성평등 관점, 돌봄과 배려, 북한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 등에 대한 이해와 고려” 등을 예로 들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박경남 인천YWCA삼산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는 북한의 변화를 크게 생존권, 건강권, 교육권, 종교권으로 나누어 북한의 변화된 실상을 살펴 보고 평화통일과 통일과정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모색했다.
탈북 주민들의 정착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박 복지사는 북한이탈 여성을 “‘고난의 행군’시기 가족의 생계를 위해 ‘생활전선’에 총대를 메고 나섰던 ‘투사’들”로 설명하고 “그들에게는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는 잠재력(인내, 의지 등)이 있으며, 가족애가 강하고, 남한의 일반여성에 비해 정신적, 육체적 건강수준이 낮으며, 중국 혹은 북한에 두고 온 혈육문제로 인해 항시적인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로 특징지었다.
특히 “2010년 2월 기준으로 북한이탈 주민이 18,000명을 넘었고 2006년부터는 입국자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75%를 상회하고 있으며, 이중 경제활동인구인 20대~40대 여성이 7,962명(78.7%)”이라며, 이는 “근로와 가정에서 여성의 역할에 초점을 두고 이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박 복지사는 또 최근 입국한 북한이탈 여성 2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생존권(아사 및 영양결핍, 장마당에 나가 장사하는 북한여성, 뙈기밭 개간, 에너지난, 이혼에 대한 인식 변화), 건강권(적정치료 거부 및 미비, 시설 및 인력 미비), 교육권(교육기회 박탈), 종교권(종교박해) 을 살펴봄으로써 현재 북한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고 통일을 향한 실천과제를 제안했다.
특히 ‘생존권’은 “식량난으로 인해 많은 북한주민들의 아사 및 영양결핍이 심각함에 따라, 생계를 위해 텃밭․뙈기밭과 장마당에 뛰어드는 북한여성이 크게 늘고 있고, 에너지난이 북한여성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으며, 만성적인 식량난에 北여성의 남성에 대한 의식 변화에 따라 ‘이혼’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량난은 ‘건강권’도 위협하고 있는데, 치료 시설과 인력의 부족, 의료시스템의 붕괴, 환자의 치료비 부족 등은 북한여성의 생리불순․임신․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탈북후 한국 사회 정착시에도 육체적 노동을 힘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복지사는 식량난이 가져온 가장 심각한 비극 중 하나로 아이들이 ‘교육권’의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교원들이 장사를 위해 장기 결근해 수업이 파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종이 부족으로 교과서가 지급되지 않으며,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 등으로 아이들이 꽃제비로 전락하거나 가난과 돈에 찌들려 주눅 들어가는 모습을 오늘날 북한 교육의 한 단면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종교 박해에도 불구하고 비밀리에 종교 활동을 갖는 북한주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그동안 북한이 선전해 왔던 종교에 대한 비판이 잘못된 것임을 깨닫고 현실에 대한 역경을 종교적 믿음을 통해 극복하고 있음을 알려준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박 복지사는 “과거와 달리 북한사회 일상의 변화 흐름을 주도해 나가는 것이 북한여성임을 부인할 수 없다”며, “통일 시대의 남북한 주민통합, 화합의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북한사회를 경험하고 탈북해 입국한 북한이탈 여성의 증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민화협 임정숙 여성위원장은 “북한 여성들의 변화를 통해 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혜를 모으고자 한다”며 이 날 토론회의 취지를 설명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