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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병의 패러다임 변화와 군부대교류

UAE 파병의 성격과 기대효과

Written by. 신범철   입력 : 2010-11-12 오후 7: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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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음은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송영선(미래희망연대) 의원이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주최한 “소말리아 해적피에, 어떻게 막을 것인가”제하 정책토론회에서 한국국방연구원의 신범철 박사가 발제한 발표자료 전문임.

1.파병 패러다임 변화와 UAE

 들어가며

 한국군의 해외파병은 그간 많은 발전을 이루어 왔다. 특히 탈냉전 이후, 평화유지활동이나 다국적군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한국의 위상을 제고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해외파병 개념은 그 질적인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분쟁이라는 틀에 구속되어 왔다. 이제는 눈높이를 한 차원 높여서 국제평화와 국익창출을 목적으로 군을 파견할 필요가 있다. 보다 적극적인 군사외교 차원에서 주요 국가들과 부대 교류를 확대한다거나, 개발도상국가들에게 선진화 된 국방운영기법을 전수해줌으로써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때마침 정부는 아랍에미레이트(UAE)에 한국군 130명을 파견할 계획을 발표했다. 평시 비분쟁지역에 교육훈련 지원을 목적으로 군을 파견하여 긴밀한 양자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의미 있는 과제이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이러한 파병을 개념화하고, 체계화함으로써 한국군의 해외파병 정책을 정비해 나가야 한다. 자랑스러운 우리 군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용하여, 국토방위의 신성한 임무를 수행하면서도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이 글은 UAE 파병 논의를 계기로 파병정책과 관련한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을 지적하고, 같은 맥락에서 UAE 파병의 성격과 필요성을 고찰하기 위해 작성되었다. 이를 위해 먼저 해외파병의 양상 변화에 따른 미국의 개념화 노력을 살피고, 이후 한국군의 해외파병을 중심으로 해외파병의 양상 변화 및 군부대교류 개념 도입 필요성을 지적하며, UAE 파병의 성격과 기대효과를 살펴보기로 한다.

 미국의 전쟁이외의 군사작전 개념 발전

 탈냉전에 들어서면서 국가 간의 전면전 가능성은 낮아진데 비해 저강도, 비전통 위협이 증가했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미국에서 준비한 개념이 전쟁이외의 군사작전(military operation other than war)이다. MOOTW는 전쟁이 아닌 저강도 분쟁이나 군의 평시 평화지원활동을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1990년대 당시에는 냉전이 종식된 이후 전면전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군의 새로운 영역으로 각광받았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테러와의 전쟁, 특히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이라는 전통적인 전쟁을 치르면서, MOOTW에 대한 논의는 크게 발전하지 못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OOTW 개념은 현재 미군의 육군교범에 담겨져 있으며, 군의 새로운 파병영역을 발전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평시 군사작전의 개념은 안보지원(security assistance), 국가지원(nation assistance), 수색 및 구조(nation assistance), 민사작전(civil affairs), 비전투원 소개(noncombatants evacuation operation), 평화유지(peacekeeping operation), 군대의 현시(shows of force), 대마약 활동(counterdrug operations), 인도적 지원 및 재난 구조(humanitarian assistance and disaster relief)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상의 개념을 통해 MOOTW는 전쟁이나 무력충돌이 없는 비분쟁지역에 대한 해외파병의 논리적 기반을 제시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안보지원, 국가지원은 전통적인 해외파병과는 다른 새로운 영역을 제공하고 있다. 안보지원은 다른 국가에 군을 파견하여 그 국가가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 등을 돕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MOOTW의 첫 과제로 하여 피지원국들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한 적절한 무기 판매를 통해 그들이 필요한 군사능력을 갖추도록 돕고, 이를 통해 안보우려를 해소하는 것도 안보지원의 개념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국가지원은 군사적 지원을 넘어 국가 건설에 참여하는 것이다. 관련 국가에 군을 파견하여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확보하고 재건을 지원함으로써 그 국가 스스로가 분쟁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국가지원은 사회기반시설(development-related infrastructure projects) 사업을 지원하고, 보건인력을 교육하며(training health care workers), 군대의 전문화를 돕는(improving the professionalism of national military forces) 역할을 수행한다.

 즉, 특정 국가가 강력한 정부 및 효과적인 기반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며, 이를 통해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미국은 국가지원을 우방국가 확보의 좋은 방법으로 인식하고 있다.

 MOOTW에 기반한 해외 파병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 미국은 안보지원, 국가지원 등의 목적으로 군 요원들을 꾸준히 해외에 파견하고 있으며, 군대의 현시를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것은 비단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도 이러한 개념을 도입하려는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날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아프간전과 이라크전을 수행하면서도 안보지원이나 국가지원의 목적으로 많은 지역에 군대를 파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한 파병 양상은 안보지원이다. 2001년 미국은 콜럼비아에 군을 파견하여 마약재배 및 반정부 활동을 하는 단체를 진압하도록 6,300명의 콜롬비아 군인들을 훈련시켰다. 2008년에는 파키스탄에 군인 훈련을 목적으로 수십 명의 군사자문단을 파견하여 파키스탄 군인들에게 진압작전(counter-insurgency operations) 관련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였다. 또한 미국은 지난 10년간 필리핀에 매년 5-6억 달러 상당의 군사원조(장비, 무기, 기술 등)를 제공해왔고, 최근 7년간 미 특전부대원 300명이 필리핀 남부에서 훈련 및 정보 지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국가지원의 사례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금년 아이티 지진 이후 미군은 공수부대․해병대 등 12,500명을 아이티에 파견하여 아이티의 지진 구조 및 구호작업을 주도하는 한편, 도로 등을 건설하여 아이티 재건을 지원하고 있다.


2.해외파병의 패러다임 변화와 군부대교류

 한국군의 해외파병 양상 변화

 국제사회의 해외파병 양상이 변화하고 있듯이 한국의 해외파병 또한 탈냉전 이후 커다란 변화를 맞은 것이 사실이다. 우리 군은 1990년 이후 21개국에 총48건의 해외파견을 실시하여, 총 344,589명에 달하는 많은 인원을 해외에 파견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과거의 월남전 파병과는 질적으로 다른 측면을 볼 수 있다.

 먼저 참여 형태를 보면 유엔 평화유지활동(UN PKO)에 참여 및 다국적군활동 참여로 대별된다. UN PKO 참여는 UN 차원의 평화유지 임무에 참여하는 것이며, 현재 9개국 13지역에 참여하고 있다. 다국적군 참여는 국제평화를 위한 다국적군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현재 아프간 오쉬노부대와 소말리아 해역 청해부대 두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참여의 성격 또한 다양화되었다. 첫째, 전통적인 평화유지활동이다. 2007년 레바논에 파견된 동명부대는 레바논 정전감시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비록 소수이기는 하나 2005년 수단 다푸르(darfur)지역임무단, 2009년 네팔 안정감시단 및 서부사하라 선거 감시단 등이 활동하고 있다. 둘째, 직접 전투에 참여하기보다는 전쟁 후방지역 또는 UN PKO 지역에서 수송 및 의료지원 임무를 담당했다. 1991년 걸프전에는 공군수송단과 국군의료지원단을, 1994년 서부사하라 PKO에는 의료지원단을 보내는 등 후방지원 임무를 확대하였으며, 2003년 이라크전에도 항공수송단 다이만부대를 보낸 바 있다. 셋째, 공병부대를 파견하여 분쟁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피폐해진 국가들의 재건을 돕고 있다. 2003년 이라크전 당시 건설공병지원단 서희부대를 파견하여 사회기반 시설 건설을 지원하였으며, 현재에도 아이티에 단비부대를 보내 지진피해를 극복하는 재건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끝으로 해상교통로 안전 확보 작전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2009년부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 배치되어 해적 소탕작전에 참여하고 있다.

 요약해보면 탈냉전 이후 군의 파병활동은 전투임무에서 후방지원임무, 평화유지활동 등으로 다양화 되어왔다. 이를 통해 군은 인도주의와 평화애호정신을 구현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위를 선양하고, 외교적 지평을 확대하는 등 국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다른 시각으로 평가해보자면 이러한 파병은 아이티를 재외하고는 모두 국내정세나 국제분쟁, 그리고 해적이 출몰하는 지역 등 분쟁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

   가. 성숙한 세계국가 건설과 군 교류 활성화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성숙한 세계국가 건설을 국정과제로 삼았다. 성숙한 세계국가는 대한민국의 시야를 더욱 넓히고, 보다 능동적인 자세로 국제사회와 교류함으로써 세계평화와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국정지표이다.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안목에서 국익 개념을 확대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외교를 펴나가며 국가안보와 국부창출이 함께 이루어지도록 도모하고 있다.

 성숙한 세계국가의 대표적인 정책이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이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국한된 지역 범주의 사고를 탈피하여 네트워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동남아, 중앙아,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주요 대상국별로 맞춤형 접근을 꾀하고 있다. 동시에 전통적 안보 협력에 국한하지 않고 경제협력, 기여외교 확대 및 평화정착 지원, 방산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기여외교의 확대와 방산협력의 강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대한민국의 국제적 책임과 기여를 확대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지니고 있다. 눈앞의 실익을 극대화 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지구촌의 양극화 문제를 인도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약자에 대해 조건 없는 배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신장된 경제력에 부합하는 공적개발원조(ODA) 등의 물질적 기여를 확대하고 있다.

 기여외교는 외교 부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국방부문 역시 그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UN PKO 참여는 대한민국의 중점적인 기여외교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세계수준의 정예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인종, 문화, 종교적으로도 유연하며, 민주주의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달성한 성공사례로 평가받는 우리나라가 평화정착과 경제재건을 돕기위해 세계로 나갈 경우 환영과 존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방산협력 강화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군사협력 네트워크 확대의 핵심 사업이다. 군사협력의 장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 글로벌 차원으로 범위를 확대하고 지역별, 국가별로 특성화 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는 아랍지역과 활발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출범 첫해 한국-아랍 소사이어티를 활성화시켰으며, 중동지역과의 신뢰 및 협력관계를 강화하였다. 방산기술 협력과 수출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 새로운 파병 패러다임의 필요성

 군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문제는 국정운영의 핵심과제 중 하나이다. 일부에서는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 이행만으로 군의 역할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군은 국가를 위해 다양한 방면으로 기여할 수 있다. 미국 또한 군의 활용 방안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 왔으며, 탈냉전 이후 군의 활용방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의 결과 MOOTW 개념 발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보다 다양한 목적으로 군을 활용하면서 군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것이 MOOTW의 배경에 깔린 국방운영 철학이다.

 탈냉전 이후 한국군의 해외파병 양상의 다양화는 이미 살펴본 바와 같다. 위험수준도 점점 더 낮아지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국위를 선양해 왔다. 그러나 새로운 고민은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는 ‘현재까지의 해외파병 양상을 유지하는 데 만족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과거와 같이 해외 군의 해외 파견을 소극적으로 인식한다면 지금도 충분한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성숙한 세계국가를 만들고 국방부문이 기여외교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면, 나아가 방산수출시장 확보와 같은 새로운 국익창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라면 보다 적극적이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분쟁이 없는 지역에서 평시 군사협력을 강화하여 한국의 긴밀한 우방을 확보하는 노력이다.

 지금까지의 해외 파병은 분쟁을 전제로 이루어졌다. 분쟁지역이나 자연재해 등으로 특별한 피해를 입은 지역에 대한 UN PKO와 다국적군의 활동에 한국도 참여해 온 것이다. 과거에도 양자 또는 다자적 차원의 공동훈련에 참여해 왔으나, 기여외교나 군사협력 네트워크 확대와는 거리가 있었다. 따라서 평시 분쟁이 없는 지역에 군을 보내 요청국가 군대의 교육 및 훈련을 돕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MOOTW 개념 하에서 안보지원 개념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안보지원 개념을 도입하여 추진할 경우, 기여외교 실현이나 군사외교 지평 확대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국가 간 이익이 상충되는 분쟁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평시에 교류와 지원을 확대하는 것으로 국제관계에서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기여를 확대하는 데 공헌할 수 있다. 또한 우방국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경제교류 및 방산수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

 군부대교류의 개념의 정립

 새로운 형태의 해외파병 또는 군사교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관련 개념의 체계적 발전이 필요하다. 어느 경우에는 수 명의 자문단을 파견하여 다른 국가 군대의 교육 훈련을 돕는 것이 필요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개인적 차원에서 보다 확대 된 차원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형태의 협력을 ‘군부대교류’라 부르기로 한다. 즉, 군부대교류는 ① 국가의 기여외교, 국방외교, 군사협력 차원의 교류로서, ② 평시에 분쟁이 없는 지역에 대해, ③ 부대 파견 요청에 부응하여, ④ 교육훈련 지원과 공동연습을 통해 그 요청국가의 안정을 돕는 것을 의미한다.

 군부대교류를 통해 한국군이 수행할 수 있는 임무는 다양하다. 가장 쉽게는 군사적인 공동훈련, 다자연습의 확대를 상정할 수 있다. 국가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자문단이나 부대를 파견하여 요청국가의 교육훈련을 지원하거나, 유․무형의 군사원조를 할 수 있다.
군부대교류는 아프리카나 중동, 동남아 등에 있는 개발도상국 지원에서 시작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서 한국군의 선진운용기법을 배우고자 하는 국가가 있고, 그 국가가 주변국을 위협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한국군에게 교육훈련을 요청한다면 군을 파견하여 돕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지난 10월 25일 아프리카 가봉 대통령의 방한 시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군수지원 협력 시 장비유지보수 교육을 위한 교관 파견”은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군부대교류는 국가의 대외수출 및 방산수출 촉진 방안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원자력발전소를 수출하는 경우 동 발전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군을 파견하여 관련 국가 군대의 경호 및 대테러 교육을 지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11월 3일 발표된 UAE 파병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군부대교류를 시행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방산수출 증대와 연결될 것이다. 물론 군부대교류를 방산수출과 지나치게 연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당초 우리 정부가 의도한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를 퇴색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부대가 나가서 교육훈련을 지원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른 장비나 운용기법이 불가피하게 수반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관점에서 군부대 교류는 방산수출과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고 있다.

 끝으로 군부대교류는 미래 전쟁승리를 위한 인프라 차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한국군의 외연을 확대한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이 유사시에 처했을 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국가가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군부대교류를 활성화 하여 우방들을 다수 확보하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 예방은 물론 전쟁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군부대교류를 통해 일부 국가들이 한국의 방산물자를 사용하게 될 때에는 전쟁 예비물자를 확보하는 이익이 있다. 상호 군수지원 협력 등을 맺음으로써 유사시 상대방의 군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합의해 나간다면, 그만큼의 전쟁 예비물자를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한국군의 전쟁지속능력은 향상될 것이다.


3. UAE 파병과 시사점

 UAE 파병 개요

 지난 11월 3일 정부는 금년 중에 UAE에 130명 규모의 특전부대를 파견하여 현지 특수전부대의 교육훈련, 연합연습, 유사시 국민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할 계획임을 발표하였다. 지난해 원전 수주과정에서 UAE측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걸맞는 군사협력을 요청함에 따라 상호 긴밀히 협의하기로 하였고 마침내 해외파병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UAE 측은 교육훈련 외에도 연합훈련 및 방산협력 등 다양한 방식의 군사협력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년 2월 UAE 군 총참모장, 5월 왕세자 방한 당시 이를 폭 넓게 논의한 바 있으며, 경계용 장비, 탄약, 차량, 장구류 등 방산물자 2,006만 달러 수출을 계약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또한 현재에도 20미리 발칸포, K-11 복합소총, 차륜형 장갑차, 과학화 전투훈련체계, 항만방어체계, 공동개발기구 설립 등 방산협력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UAE측은 파병 외에도 한국군 예비역과 민간 전문인력의 UAE 내 특정직위 취업을 제안하고 있다. 현재 국방부는 1차로 연내 53개 직종 70명, 연간 185억원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향후 2~3년간 500~700명의 인력 추가 소요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종전과는 다른 국방협력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것이다.

 UAE측이 한국군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은 군사 강대국과 이웃하고 있는 지정학적 환경과 짧은 종심으로 적의 기습공격에 취약하다는 점 등과 같이 양국간 유사한 전략환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한국군이 지속적인 안보위협 속에서도 강군으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을 높이 평가하며, 연합작전능력, 첨단무기 개발, 국방운영 기법 등을 전수받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UAE에는 미국, 프랑스, 호주, 영국 등 10개국 군대 3,000여 명이 주둔하고 있으나 그들의 실정에 부합하는 한국군으로부터 교육훈련을 받는 것을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UAE 파병의 성격 및 기대효과

 UAE 파병은 분쟁지역에서의 UN PKO나 다국적군 파병과는 달리, 전투위험이 전혀 없고 장병의 안전이 확보된 지역에서 UAE 군 교육훈련을 지원하고 양국 간 군사협력을 증진시켜 나가는 것이다. 따라서 그 성격은 미국 MOOTW 상의 안보지원이나 앞서 언급한 군부대교류와 매우 유사하다. 이러한 파견은 분쟁이 없는 지역에 군사협력과 국익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새로운 파병 개념의 첫 사례가 될 것이다.

 UAE와의 군사협력은 다음과 같은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본다. 첫째, 군을 파견함으로써 단순한 실리 위주의 방산협력을 넘어 양국 간의 우호를 다지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그 결과 한국 기업들이 중동으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교두보가 되어 경제안보 구현에 일조할 것이다. 둘째, 한국군의 도움으로 UAE의 군사능력이 향상되면 UAE는 물론 중동지역 전체의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제평화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중동지역의 평화는 유가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며, 에너지의 절대량을 중동지역으로부터 수입하는 한국에게 적지 않은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셋째, UAE 파병은 한국군의 작전능력에 도움을 줄 것이다. 앞서 군부대교류의 이익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UAE 파병은 우리 군에게 해외전지훈련과 같은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현지에서 교육훈련을 시행하며, 우리 군의 능력도 함께 발전시키는 윈-윈(win-win)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다만 UAE 파병과 관련한 불필요한 오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먼저 외국에 군을 보냄으로 인해 한반도에 안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 현재 계획된 파병 규모가 130명 내외일 것이므로 우리 군의 대북 군사대비태세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앞으로 어느 정도의 인원을 해외에 파견하는 것이 한국군에게 적정한 규모인지에 대한 보다 포괄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정책수립과 대국민 설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UAE 파병과 관련하여 주변국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해에 유의해야 한다. 사실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이라 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 일본 등도 군부대교류 차원의 군사협력을 활발히 하고 있다. 따라서 주변국들이 한국의 군부대교류만을 문제 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한국의 군부대교류를 한국의 군비증강이나 대외군사전략 변화와 연계하여 이해하여 우려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군부대교류는 파견지역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것임을 강조해야 하며, 동맹 차원에서 미국과의 긴밀한 협력은 물론이다.

 UAE 파병을 새로운 개념 정립의 계기로

 우리 군에는 미국 MOOTW 상의 안보지원과 같은 개념이 없으며, UAE 파병을 계기로 해외파병 전반에 대한 개념 정비가 필요하다. 우리군 역시 군사교범에 MOOTW과 유사한 내용을 보유하고 있으나 안보지원과 같은 평시 비분쟁지역 파견 개념은 다루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해외파병에 대한 소극적인 인식이 주된 원인이라고 볼 수 있으며, 군 내부적으로 MOOTW 개념을 평화작전 개념으로 바꾸면서 PKO 활동 및 안정화작전에 중점을 두어왔기 때문이다.

 현재 육군 야전교범상의 평화작전은 평화유지작전, 평화강제작전, 평화구축과 같은 전통적인 UN PKO 및 다국적군 활동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평화구축에서 안보문제를 다루고 있으나, 그 대상은 분쟁이 종료된 지역에서 안정을 확립하는 과제로서 다루고 있을 뿐이다. 야전교범 상의 인도주의적 지원 역시 분쟁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군은 다른 국가 군대의 교육훈련 지원을 위한 해외파병과 관련한 체계적인 교리가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군부대교류 개념을 국방정책과 군사작전의 일부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정책서 및 군사교범을 만들고, 군부대교류에 입각한 안보지원 개념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이 분쟁 없는 지역에 파견되어 교육훈련이나 연합연습, 방산협력 등을 어떻게 수행해 나갈 것인가를 체계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전제되어야 파병 이슈 한 건, 한 건에 대한 임시방편적 대응이 아닌 포괄적 해외파병 정책이 수립될 수 있을 것이다.

 군부대교류 개념 발전 과정에서는 평시 분쟁이 없는 지역을 세부적으로 어떻게 규정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분쟁이 잠재된 지역에 유의해야 한다. 겉보기에는 평온한 지역이라 해도 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분쟁지역에 대한 군의 파견과 유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한편 군부대교류에 대한 국회의 동의절차도 고민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서 군부대교류는 비밀리에 추진하는 것이 요구될 수도 있다. 한국군의 교육 훈련을 요청한 국가가 그 사실을 주변국에게 알리는 것을 그리 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파견 과정은 국회 동의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행 헌법 제60조 2항은 군대의 해외 파견에는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 단기적인 훈련 참여나 개인적인 해외 파견을 제외하고는 모든 해외 파병에 국회의 사전 동의를 얻어 왔다. 단기훈련 및 개인단위의 파견을 예외로 한 것은 그 규모가 작다는 점과 안전에 위험이 없다는 점, 그리고 국제관계에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 등이 고려된 것이다. 군부대교류는 평시에 위험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하고 있으나, 일반적인 훈련보다는 장기간 파견될 수 있고, 규모도 개인 단위를 넘어설 수 있다. 따라서 군부대교류를 지원하는 관련 입법을 만드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다.


4. 맺음말

 현재 UAE 파병을 둘러싸고 이견차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군의 파병 범위 확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명분 및 선례가 없고 아랍국가의 관계에도 부담이 된다는 주장이나, 원전수출 대가로 파병을 하는 용병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각은 해외파병을 부정적으로만 인식하는 과거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 속의 한국을 지향하면서도 공무원이나 일반인의 해외 파견과 달리 군의 해외 파견에 소극적으로 접근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군도 생명의 위험 없이 해외에 나가서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국익창출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군의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국가들에게 다가가서 우리의 노력과 경험을 알려주는 일종의 소프트파워의 수출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국방에 군부대교류의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 평시에 비분쟁지역에 군을 보내 해당국가의 안전을 지원하며, 군사협력 관계를 확대해야 한다. 군부대교류는 전통적인 해외파병과 달리 분쟁지역에 대해 파견되는 것이 아니며 인명피해를 수반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군의 군사역량을 배가시키고 보다 우호적인 대외전략 상황을 창출할 수 있다.

 군부대교류를 통한 ‘분쟁이외의 지역 파병’은 한국의 안보, 외교, 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사실 이 분야에서도 선진국들은 앞서가고 있다. 일예로 UAE만 해도 미국, 영국, 프랑스, 호주 등 10여 개 국가들이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군부대교류라는 새로운 개념 하에서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파병정책이 만들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견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konas)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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