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영문국호 재정비해야
만약 폐회식에서도 교정되지 않는다면 대한체육회는 폐회식 불참도 고려해야
중국이 제16회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영문국호를 'R.O.KOREA'로 사용하고 있다.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한국의 정식 영문국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등록된 'KOREA'로 공식 약자는 'KOR'이다. 미국의 USA, 중국의 CHN처럼 KOR은 한국의 스포츠 무대 코드다. 그런데 중국은 2010년 11월 12일 아시안 개막식에서 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개막식에서 국호가 잘못 표기된 피켓을 들고 선수단이 입장한 지 3일이 지난 15일에 수정을 요구했다. 대한체육회관계자는 17일 "대회 전 자료에는 모두 KOREA로 돼 있었다. 그런데 개막식 때 보니 R.O.KOREA로 돼 있더라. 미리 발견하지 못한 건 우리 실수"라고 했다. 대한체육회 국제본부장은 "조직위원회에 항의해 폐회식 때는 'KOREA'로 고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홈페이지까지 고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DPR KOREA'로 표기하는 북한의 눈치를 살펴 대한민국의 영문 국호를 고의로 정식 표기와 달리 했을 개연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틀린 분석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큰 실수는 우리 측에 있다. 사전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노력이 미흡했다. 방광일 前 대한체육회 국제담당사무차장은 "국제대회마다 가장 신경 쓰는 것이 국호와 국기다. 대회 협의 단계부터 KOREA(KOR)가 아닌 다른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최소한 개막 전엔 정정을 요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의 안일한 대처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그렇다. KOREA(KOR)란 국호는 국제대회에서 사용한지가 이미 오래되었다. 대한올림픽위원회가 1947년 한반도의 유일한 국가올림픽위원회로 승인받은 데 이어, 그 이듬해 생모리츠 동계올림픽과 런던 하계올림픽에 참가했을 때부터 'KOREA'로 확정된 영문국호를 사용했다. 북한이 올림픽무대에 처음 등장한 1972년 뮌헨올림픽 당시에도, 또 그 이후에도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에도 우리는 IOC에 등록된 'KOREA', '韓國'이라는 이름으로 입장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를 통해 중국 측에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만약 폐회식에서도 교정되지 않는다면 대한체육회는 폐회식 불참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 근본적인 문제점을 검토해야 한다. 대한민국에 대한 영문표기가 다소 혼란스럽게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UN 등 국제정치 무대에서 사용되는 한국의 국호는 'Republic of Korea'로, 약자로 쓸 때는 'ROK'란 명칭을 사용한다.
공식적인 외교문서와 군사문서에도 이를 사용한다. 예를 들면 한국해군은 'ROK Navy', 한미연합군사령부는 'ROK-US Combined Forces Command'로 표기한다. 그리고 학술회의 등에는 한국은 'South Korea'로, 북한을 'North Korea'로 부른다. 한국에서 생산된 제품에는 'Made in Korea'로 표기한다. 국제편지 등에는 전달오류를 방지하기 위해 'Seoul, Korea' 또는 'South Korea'를 많이 사용한다. 그래서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어느 것이 합당한 국호인지를 식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차제에 영문국호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 통일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다만 참고할 사항은,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과 관련하여 국호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탈북자 증언에 의하면 김일성 출생 100년이 되는 2012년에 국호를 '고려(高麗), COREA'로 할 예정이라고 한다. 우리 정부의 바른 검토와 신속한 대응을 기대한다.(konas)
김성만(예, 해군중장. 성우회/재향군인회 자문위원, 前해군작전사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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