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언론 통해 줄줄 새는 군사기밀 이대로 안 된다
알권리와 군사기밀 보호는 별개 문제..국민을 위한 알권리는 곧 국가가 존재해야 가능하다.
지난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후 우리는 북한과 일전까지도 각오하고 남북한간 사활적 대결상황에 돌입했다. 적은 우리내부 비밀을 알려고 혈안이 돼있다. 이런 때 우리의 핵심적 군사기밀보호망이 뻥 뚫어져 기밀이 적에게 줄줄 새나가는 등 허점을 노정하고 있어 우리안보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가정보핵심수장이 국회에서 보고한 군사기밀사항들을 국회의원들이 그대로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국가안보와 대북 군사대응태세 수립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일부 국회의원들이 뉴스의 각광을 받기 위해 또는 정략적 판단에 따라 군사기밀들을 무작정 마구잡이식으로 공개함으로써 종북좌파들에게 반군.반정부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것은 참으로 개탄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연평도포격도발에 관한 사전정보 입수여부를 묻는 질문에 비공개를 전제로 한 국정원장의 정보위의 보고 내용들이 세세하게 공개되는 상황은 이만 저만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정보위 보고내용이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라는 명목 하에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유출되는 것은 남북한간 군사적 극한대결 상태에 있는 상황에서 이는 적을 이롭게 할뿐 국익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지금 북한군의 서해5도 상륙설과 공도화(空島化)전략, 또는 다음차례로 경기도 포격설이 난무하는 등 국가안보가 위기상황 아래 놓여 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곧 2차 3차 무력도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런 국가안보위기시 첨단무기이동 등 국가의 중대한 군사기밀들이 언론을 통해 줄줄 새나가는 것은 북한의 노림수에 말려든다는 것을 국회의원과 언론은 똑똑히 깨달아야 한다.
예컨대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8월에 감청했다”고 발언한 내용이 국회의원에 의해 경쟁적으로 여론에 공개함으로써 중요 군사기밀이 적에게 알몸 벌거숭이로 노출되었다. 그뿐 아니라 군사기밀 내용의 해석을 둘러싸고도 관계기관 간 갈등으로 비화함으로써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례적으로 국정원장의 정보위 발언이 국회의원에 의해 여과 없이 여론에 공개된 것을 두고 우려를 표명했다.
정보수장이 국회에 비공개 대북정보를 보고하는 것은 입법기관의 업무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 보고하지만 외부에 노출되어선 안 된다. 그동안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군사기밀 사항이 보고되었지만 이번처럼 무기 이동상황 등 실전상황들이 유리알처럼 공개되는 상황은 처음이다. 군사기밀이 노출된 만큼 적은 이에 대비 할 것이고 아군은 그를 보완하는데 수많은 기술과 예산, 장비가 낭비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만다.
정보기관이 국회 내에서 비공개를 전제로 보고한 내용들이 이처럼 세세하게 유출된다면 우리 군은 제대로 된 전략전술을 펴기도 전에 백전백패하고 말 것이다. 앞으로 정보기관은 보고에 앞서 공개부분과 비공개 부분을 분명하고도 엄격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고 국회의원들은 비공개부분에 대해서는 반드시 약속을 준수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군사기밀사항 보호를 위해 정보기관의 국회 내 비공개 보고를 제한하는 문제도 검토되어야 한다.
군사작전 시 적정(敵情)을 아는 것은 절반이상은 승기(勝機)를 잡은 것과 다름없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손자병법은 지적하고 있다. 정부도 군사기밀 분류를 세밀화하고 비공개부분에 대해서는 국회와 언론에 이해와 설득을 구하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언론도 국가를 위해 존재한다. 누구를 위한 알권리인가. 국민을 위한 알권리는 곧 국가가 존재해야 가능하다. 다시는 군사기밀이 줄줄 새나가 군사전략과 국가안보에 영향을 주는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konas)
여영무(뉴스앤피플 대표/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