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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군사적 패배의식 안겨줄 필요 있다”

한국국방연구원 권양주 박사 인터뷰-연평도 무차별 포격도발의 배경과 전망

Written by. konas   입력 : 2010-12-09 오전 9: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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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자행된지 2주를 넘기고 있다. 각계 각층의 그 해법을 놓고 목소리가 다양하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북한의 의도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의견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방일보가 북한 내부 사정과 권력구조 등에 정통한 한국국방연구원의 권양주 박사와 8일 '연평도 포격도발의 배경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특별 인터뷰를 가졌다. 이에 코나스는 국방일보의 협조를 얻어 권양주 박사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제 한다.(편집자 주)

-지난달 23일 연평도 주민에게까지 무차별 포격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어려움에 처한 경제난과 식량난을 완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얻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후계자 김정은의 지도력을 과시하고 이를 통해 군과 주민의 단결을 이끌어 김정은 충성구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북한이 의도한 대외적 목적만은 달성될 리가 만무하다. 한미가 그 어느 때보다 대북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을 제외한 주변국과 대부분의 국가가 북한의 만행을 일제히 비난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이번 도발을 통해 얻고자 하는 주된 의도가 이뤄질 수 없게 됐다는 측면에서 북한은 오판을 한 것이다. 이로써 북한은 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됐지만 우리 국민에게 안겨준 상처가 크다는 점에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겠다는 우리의 정책이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억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억제를 할 만한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를 상대방이 정확하게 인지해 오판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이나 되는 장병이 희생을 당했음에도 이의 원인을 놓고 내부적으로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남한 내에서 분열된 상황을 본 북한이 벌인 조금 더 확장된 제2의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렇다면 억제에 실패한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나?

 “한마디로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세에 대한 김정일의 올바르지 못한 시각과 판단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정전 이후 유례가 없는 대참변임을 고려할 때 김정일 최고사령관의 승인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그렇다면 최종적으로는 김정일이 오판한 것인데 그 이유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무엇보다 북한이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한미 연합군이 현 휴전선 이북으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인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는 판단에서 연유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면전이 일어나더라도 최소한 정권이나 체제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군사적 도발은 종전보다 더 과감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연방이 해체된 것은 소련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과도한 군비경쟁이 주된 이유였다는 점을 김정일은 상기해야 한다. 둘째, 국제사회의 일치된 대북 제재 결의와 이행을 견제할 수 있는 든든한 후원자인 중국이 버티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북한은 천안함 폭침사건 후 중국의 행보를 보고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북한은 중국의 환율, 무역흑자 문제를 중심으로 한 미중 간 경제적 갈등, 센카쿠 열도 영유권 문제를 둘러싼 일중 간 갈등 등 중국과 서방 진영 간에 벌어지고 있는 갈등과 긴장국면을 신 냉전으로 해석하고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번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책임의 상당 부분은 불량국가인 북한이 벌이고 있는 무자비한 행위를 계속 두둔하면서 애매모호한 자세를 견지한 중국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북한 내에서 올바른 정세판단을 할 수 있는 체제에 균열이 생긴 것이다. 이번 포격사건 전까지만 해도 국제정세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능력과 체제가 군사적 도발의 위험성에 관한 한 제대로 작동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일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처하기도 했지만 무차별 포격을 할 생각은 감히 하지 못했다. 그런데 후계체제 수립을 위해 발동을 건 시기에 많은 인원이 교체되고 군부 강경파들이 힘을 얻으면서 김정일의 정세판단 능력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의 정세판단 능력 부분을 조금 더 세부적으로 설명한다면?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면서 얻은 직책이 인민군 대장 계급과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다.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군사지휘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김정일 다음으로 김정은과 리영호가 지휘권을 갖게 됐음을 의미한다. 김정일은 김정은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군사지휘에 관한 요청을 할 경우에는 무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줌으로써 힘을 실어줘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강경 군부세력들과 결탁한 김정은의 요청에 의해 김정일이 승인해 이뤄진 것으로 판단되는 대목이다. 이런 중에 정권과 체제의 안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온 총정치국장 조명록의 사망이 김정일의 정세판단 능력을 떨어뜨린 한 요인으로 판단된다. 김정일은 실질적인 군사지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총참모장과 당 군사정책의 집행을 총괄하는 총정치국장으로 하여금 상호 견제하도록 해 군권이 어느 1인에게 쏠리지 않도록 해 왔다. 특히 조명록은 군인이지만 국제정세를 진단하는 감각이 뛰어났고 군내에서도 신망이 두터워 김정일이 조명록에게 의지한 바가 컸다. 그런 그가 11월 6일 사망함으로써 큰 공백이 생긴 것이다. 또 당 조직도 정비가 필요한 어수선한 시기였다. 리제강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유고와 더불어 제3차 당대표자회를 즈음해 새로 기용된 인물들 위주로 당을 정비해 가던 시기로 당의 기능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결과적으로 작금의 시기에는 견제 역할을 하던 한 추가 무너지고 김정은을 등에 업은 리영호 차수를 중심으로 한 군사지휘관, 특히 총정찰국장 김영철, 제4군단장 김격식과 같은 강경파들에게 무게 중심추가 쏠리고 있는 형국이 된 것이다. 연평도 포격도발은 이러한 상황하에서 정세판단 능력이 떨어지고 균형 감각을 잃은 김정일의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전망은?

 “김정일은 연평도 포격도발을 통해 얻으려 했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된다면 그의 건강이 허락하는 한 김정은에게 실질적인 권한 이양시기를 저울질하게 될 것이다. 김정은이 주도한 군사도발 등 대남 강경 정책이 효과가 없다고 판단되면 무모한 도발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는 김정은에게 조기에 권한을 이양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군부 강경파들의 입김은 약해지고 그나마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체제로 환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에도 중국이 북한의 야만적 행위에 대해 계속 눈감아 주고, 김정일이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고 스스로 느끼지 않는 한 제2, 제3의 연평도 포격도발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은 상존한다고 봐야 한다. 서해에서의 포격도발을 포함해 우리 국민에게 심대한 피해와 위협을 가하면서도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방법으로 각종 만행을 저지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향후 우리의 대응은?

 “우리 군은 북한이 또다시 군사적 도발이나 테러를 할 시에는 강력한 응징으로 그들의 의지를 확실하게 꺾어 군사적으로 패배의식을 안겨줄 필요가 있다. 군사적 도발에 대한 철저한 응징은 김정일 이후에 집권하게 될 김정은으로 하여금 무모한 도발의 대가가 어떠한 것인지를 일깨워주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차제에 우리는 범국가적인 대응태세를 점검하고 미비점을 조속히 보완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변국들과 협력해 군사적 도발이나 테러를 통해서는 그들이 목표로 하는 외부적 지원은 결코 받아낼 수 없다는 인식을 하도록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그 어느 때보다 굳건히 유지되고 있는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북한이 한국에 위협을 가하는 한 미국과의 대화도 이뤄질 수 없음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또 무엇보다 우리 국민의 단결된 의지가 필요하다. 천안함 폭침사건을 두고 분열됐던 우리의 모습이 김정일로 하여금 오판을 하도록 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아무리 군사적 능력을 구비하고 있더라도 국민의 의지가 약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이 유사시에는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할 때만이 전쟁을 피할 수 있다. 또 전쟁을 피하려고만 한다면 북한의 속성을 고려해 볼 때 일방적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전쟁 시에는 국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도 있지만 도발이나 국지전 시에는 각종 시나리오에 맞는 정예화된 상비 전력이 구비돼 있어야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부족한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해 어떠한 상황에서든지 빈틈없는 대응태세를 갖춰 다시는 우리 국민이 불안해하거나 실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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