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글씨확대글씨축소스크랩

연평도 도발 언론취재보도의 교훈

국회 답변이나 정보 브리핑, 자료 제출 등을 통해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이 언론에 유출..北·주변국에 잘못된 메시지 전달 부작용도

Written by. 김철우   입력 : 2010-12-23 오전 10:49:52
공유:
twitter facebook
소셜댓글 : 0

  연평도 포격도발 관련 취재보도의 큰 흐름을 살펴보면 국민들의 안보의식을 일깨우는 등 긍정적 효과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언론은 ‘국익과 알 권리’를 조화시키지 못하고 혼선을 빚은 측면도 많았다. 정부당국이 ‘사태발생 초기의 메시지 관리, 군의 즉응태세 적정성 논란, 대언론 발표 일관성 시비 등’에 휩싸여 언론을 이끌고 나갈 여력이 없었다. 서해에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돌고 국제적 외교심리전까지 복합되는 와중에 일부 언론은 민감한 지역의 군사력 배치현황과 장비성능, 정보작전태세 현황과 문제점 등 군사기밀이 무분별하게 보도하는가 하면, 오보ㆍ왜곡ㆍ과장보도로 점철된 속보경쟁까지 가세했다. 결과적으로 군사기밀과 관련된 ‘점(dots)이 선(lines)으로 연결되고, 전체적인 그림(picture)에 상세한 해설까지’ 곁들여 마치 스포츠중계와 같은 보도로 이어졌다.
 
어떠한 명분으로도 합리화될 수 없는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비상상황에서 군과 언론이 협력하지 못하면 그 폐해는 곧바로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북한 및 주변국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게다가 북측이 우리 언론의 보도행태를 교묘히 역이용하는 심리전 효과를 획책하기도 한다. 이런 문제인식을 바탕으로 국가 비상시 언론의 취재보도를 ‘안보친화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우선 ‘국익과 알 권리’를 조화시키는 취재보도 가이드라인을 하루빨리 마련해야 한다. 가칭 ‘국가 비상상황 취재보도 준칙’ 초안을 마련해 ‘정부(군)-언론-국회-학계’의 전문가들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선언문을 만들고, 구체적인 제도화 조치를 단계적으로 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공청회나 세미나를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최근 언론계 내부에서도 비상상황 관련 취재보도 가이드라인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국회차원에서도 외교ㆍ국방ㆍ정보분야와 관련된 현안을 다룰 때 언론보도를 통한 기밀유출 문제를 유념해 적극적으로 동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국회 답변이나 정보 브리핑, 자료 제출 등을 통해 국가안보에 심대한 영향을 주는 사항이 언론에 유출되는 것은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당면과제다.

둘째, 군의 취재지원 마인드를 전향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 군은 본연의 특성상 국가안보와 기밀보호의 관점에서 언론에 대한 통제와 차단을 선호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 반면에 언론은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자유를 최우선적 가치로 내세우며 치열한 속보 경쟁을 벌인다. 따라서 군의 기밀주의와 언론의 공개요구는 취재현장에서 갖가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다. 특히 TV 방송의 경우 현장에 접근하지 못하면 유사한 자료 화면을 내보낼 수밖에 없는 매체 특성 때문에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 우리 군은 미디어 환경변화와 언론의 매체별 속성을 이해하고 적시ㆍ적절한 취재지원과 언론관리 기법을 함양해야 한다. 군 리더계층이 될수록 미디어를 국방전략에 활용하고 신뢰 관계를 유지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앞으로 군의 공보활동 역시 대남도발 상황별 절차와 지침을 정해 매체별 특성에 맞도록 작전개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셋째, 언론은 취재보도 준칙에 기초해 자율적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영국 BBC의 경우 편집가이드라인에 ‘전쟁, 테러, 비상사태’에 관한 구체적 준칙을 자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또 언론사별로 군사전문기자를 장기적 관점에서 육성하고 관리해야 한다. 취재기자들의 오보나 부정확한 즉흥 보도의 저변에는 군사분야 전문지식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문제점도 크다.

넷째, 국제언론이 한반도 안보이슈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해 외신기자단 관리를 보다 체계화해야 한다. 서울 G20 정상회의 성공요인 중에 ‘미디어센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 통제나 차단 개념이 아닌 적극적인 취재지원을 통해 자발적 협조를 이끌어 낸 효과에 주안을 둔 시스템은 안보관련 이슈 관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영어를 비롯한 주요 국 언어로 제작된 각종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다섯째, 국가 위기관리 시스템에 ‘커뮤니케이션’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위기상황 발생 시 ‘현장 상황관리’에 치중하다 보면 ‘커뮤니케이션 관리’를 홍보분야 소관으로 간주하기 쉽다. 국가위기 상황일수록 범정부 차원의 제반 기능이 국가 전략목표 달성에 초점을 맞춰 ‘주제ㆍ메시지ㆍ이미지ㆍ행동’이 통합적 관리돼야 한다. 우리 국민들에게 안보 자신감을 심어주고, 북한에는 ‘대남도발을 하면 체제유지 자체가 위협받는다’는 인식과 학습효과를 갖도록 대북 메시지를 기획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한반도 안보상황은 고도의 전략적 마인드로 관리하고 ‘말과 행동의 일치’를 통한 일관성 유지와 신뢰확보가 관건이다.(konas)

* 이 글은 20일 한국언론진흥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발표된 내용입니다.

 김철우(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관련기사보기
facebook twitter 책갈피저장 메일보내기
소셜댓글
로그인선택하기 트위터 페이스복
원하는 계정으로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여 주십시요.
입력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1
로그인하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