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징역형 확정' 주심은 박시환 대법관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盧 탄핵심판'에선 대통령 대리인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사건 상고심에서 주심을 맡은 박시환 대법관은 이 지사와 마찬가지로 참여정부에서 날개를 달았던 진보 성향의 인사다.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박 대법관은 사법시험(21회)에 합격하고 판사로 임용돼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한 판결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았다.
그는 1985년 초임지인 인천지법에서 반정부 거리시위로 즉심에 넘겨진 대학생 11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가 춘천지법 영월지원으로 좌천되는 등 권위주의 정권에 맞서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는 데 주력했다.
박 대법관은 1980년대 5공 시절 `법관 인사파동'과 1993년 `3차 사법파동'에 각각 주도적으로 참가해 법원 개혁의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도 유명하다.
2003년 8월 당시 대법관 인사를 비판하며 사직서를 낸 박 대법관은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에서 대통령 대리인으로 참여한 데 이어 이듬해 11월 대법관으로 임명돼 화려하게 사법부에 복귀했다.
그는 진보 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초대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법관답게 대법원에서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소수의견을 자주 냈다.
공교롭게도 참여정부에서 발탁된 박 대법관이 주심을 맡은 재판에서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이 지사의 도지사직을 박탈하기로 판결한 것은 그가 자신의 이념적 성향보다는 객관적인 법적 잣대와 동료 대법관들과의 합의를 중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법원에는 각각 4명의 대법관으로 구성된 3개의 소부가 있는데 사건별 주심판사는 기록을 먼저 검토하고 재판의 절차적 진행을 주관할 뿐 같은 부에 소속된 나머지 대법관 3명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판결을 내리지 않고 사건을 전원합의체로 넘기도록 돼 있다.
여야는 27일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됐던 이광재 강원도지사와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대법원의 판결로 각각 지사직과 의원직을 상실한 것과 관련,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민주당은 `여당 무죄, 야당 유죄'의 정치 판결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며 "다가올 4월 재보선에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또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앞두고 강원도정에 공백이 생겨 안타깝다"며 "그러나 한나라당은 도민의 힘을 결집하고 정부와 협력해 반드시 동계올림픽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구두논평에서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힌 뒤 이 지사의 `단지(斷指) 논란'을 거론하며 "기본적으로 군대에 가지 않기 위해 손가락을 자른 사람은 공직에 앉을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이춘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보복.기획수사에 따른 명백한 정치적 판결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유무죄 판결의 차이는 오로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라는 당적 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박연차 게이트는 전 정권에 대한 보복수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참사까지 빚어졌다"며 "법원마저 현명한 판결을 기다린 국민의 기대를 철저히 외면했고, 사법부 역사에 오점을 남겼다"고 말했다. (konas)
코나스 정미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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