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진정성, 어떻게 확인하나
북한이 결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일 신년 방송좌담회에서 남북문제와 관련, “6자회담이든 남북회담이든 북한이 자세를 조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천안함·연평도 공격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여야 대화에 응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북한의 잇따른 대화공세에 대한 확고한 원칙이기도 하다.
아닌게 아니라 북한이 급하긴 급한 모양이다. 올해 들어오면서 전방위로 여러 단체를 동원해 대화공세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최고인민회의를 앞세워 남북 국회 접촉과 협상을 제의하는가 하면, 6·15 북측위원회를 비롯한 북한의 사회 종교단체들도 일제히 남한의 여야 정당과 단체에 대화를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대화는 한쪽에서 막무가내로 하자고 해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 한 해 북한이 저지른 무력도발만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 자신을 도와준 동족을 완력으로 위협하는 불량배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얼마나 많은 용사가 스러져 갔으며, 얼마나 많은 유가족이 피눈물을 흘렸는가. 그 호전성과 폭력성을 그대로 가진 채 밑도 끝도 없이 대화하자고 한다면,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북한이 늑대의 호전성은 잠깐 감추고 양의 탈을 쓰고 다가오는 한, 대화를 위한 진정성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같은 민족의 정으로 쌀도 주고 비료도 주며 현금까지 주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을 때에도, 월드컵의 열기로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을 때에도, 북한은 겉으로는 대화하고 미소를 지었지만, 뒤에서는 위협적인 도발을 일삼았고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했다.
또 무력도발을 하고도 항상 자신과 무관하다고 발뺌하고 대한민국이나 미국에 책임을 전가해 온 것이 북한의 습성이다. 실제로 북한은 테러나 무력도발을 하고도 “증거가 있느냐”며 적반하장격으로 우리에게 들이대기 일쑤였다. 그러면 대한민국은 다원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일부에서 “북한이 그런 손해볼 짓을 왜 했겠느냐”며 소리 높여 북한의 편을 드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분열의 아픔까지 겪게 됐다.
자신들이 일요일 새벽에 남침한 6·25전쟁조차 우리가 먼저 북한을 침략했다고 강변해 왔으니 다른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조차 없다. 1968년 1·21 청와대기습에 대해 겨우 인정했고 1976년 8·18 도끼 만행사건에 대한 유감 표명만 있었을 뿐이다. 그 밖에 KAL기 폭파 등은 우리의 자작극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지금도 천안함 침몰은 우리나라와 미국의 자작극이라는 억지를 부리며 생떼를 쓰고 있지 않은가.
북한이 대화로 남북 경색을 풀 생각이 정말로 있다면,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대화 투정 만 되풀이할 것이 아니라 오늘 열리는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을 사과하고 무력 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이 사과하고 도발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대한민국이 지원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동족에게 저지른 엄청난 무력도발을 없었던 것처럼 지나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우리는 이번 군사실무회담에서 북한이 결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 책임을 피해 갈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북한이 변하지 않으면 쌀 한 톨, 비료 한 줌 주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함으로써 우리가 더 이상 만만한 국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http://kookbang.dema.mil.kr/)
박효종(서울대 윤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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