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의 민주화혁명과 북한체제 전망
이집트의 민주화 혁명 : 민주화혁명 세력의 조직화 및 군부의 중립화 → 독재자 축출
대졸 청년실업자의 분신으로 시작된 민주화 혁명이 全중동지역으로 퍼지면서 튀니지와 이집트에서는 죽음을 무릅쓴 반정부 시위대의 혈투로 장기집권 독재자들을 권좌에서 몰아내는데 성공했다.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3대 세습의 악폐와 대남 도발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우리에게 이는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바로 옆에서 진행되고 있는 피 끓는 민주혁명의 불길이다.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중동지역, 특히 이집트에서 독재타도 시민혁명의 성공과 우리의 영토 북한지역의 민주화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느냐이다. 언론에서는 이집트 혁명을 모바일 혁명. 소셜 네트워크서비스(SNS)의 위대한 승리라고 명명하고 있다. 첨단 정보기기 및 정보유통망이 촘촘한 그물 같은 통제망의 허점을 뚫고 진실을 알림으로써 반정부 투쟁을 성공시킨 것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민주화 세력의 조직화 및 죽음을 무릅쓴 민주화 열망과 의지, 이에 대한 사회전반의 공감대 확산이다. 무바라크 철권통치 30년 동안 사회 저변에 이런 것들이 지속 축적·확산되어 왔기 때문에 청년을 중심으로 한 독재타도 세력이 공고하게 조직화될 수 있었고, 보안 경찰의 잔인한 탄압과 매수된 친정부 시위대의 공격을 극복하고, 이집트 군부를 중립화시켜 독재자 축출에 앞장서도록 함으로써 민주화혁명에 성공한 것이다.
북한의 민주화 혁명 ; 봉건적 3대 세습체제 특성상 宮中쿠테타·군부거사로 시작
북한도 봉건적 세습체제, 극심한 경제난과 민심 이반 등 중동과 유사한 혁명의 조건을 가지고 있으나, 그 경로는 중동지역과 다를 가능성이 크다. 왜냐면 북한은 봉건적 권력세습을 핵심으로 하는 저발전 공산독재체제로서 주민에 대한 철저한 감시와 정보통제가 일상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혁명세력이 공개적으로 조직화, 반독재투쟁을 시작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정권 생존을 위해 무력 및 공안조직을 동원한 공포통치(先軍정치)를 실시하고 있어 민주화 세력의 조직화 시도 및 반독재 대중시위 발생시 무자비한 탄압을 자행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상황에서 金正日정권에 반대하는 주민들의 아래로부터의 민주화운동은 급변사태에 후행할 것이다.
즉 金正日정권의 핵심 측근 인사들 간의 알력이나 암투, 불평불만 등에서 연유하는 저격·폭발 등 돌발적 군부거사나 호위세력의 반란 등 宮中쿠테타로 급변사태가 발생할 경우 이에 후행하여 주민들은 사태의 추이와 투쟁 여건을 보아가며 민주화혁명의 본격적 추진을 시도할 것이다.
물론 북한 주민들의 金正日정권에 대한 비난은 식량난과 에너지난 등 경제 실정과 무능, 부패로 인해 이미 폭발의 임계점을 넘어선 상황이다. 따라서 공포통치의 하수인이자 체제 골간세력으로 사회 내 다른 계층에 비해 의식주 등 일상에서 상대적으로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부도 최근 식량난 등으로 어려워지면서 점차 비난 대열에 동참, 혁명의 공감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특히 신망이 있는 합리적 군부 인사일수록 金正日정권의 3대 세습과 총체적인 부패현상 비판에 대해 심정적 동조 수준을 넘어 군사 거사 등 극적 행동으로 분쇄해야 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웃 중국의 개혁·개방과 경제적 성공은 북한체제의 경제 몰락과 대비되어 金正日의 정책적 무능에 대한 군부 인사들의 내밀적인 비난도 강화시켰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점에서 이집트에서 군부가 중립화되어 혁명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오랜 기간 지속된 독재자의 부패와 탄압, 경제침체와 실업 등으로 야기된 민생고를 배경으로 확산되어온 민주화 열망이 군부 인사 개개인에게까지 공감대를 부단히 확대한 결과라는 점에서 북한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북한체제의 미래 : 아시아 잔존 공산국가들의 체제변동과 궤를 같이 할 가능성
상기 이유로 해서 중동지역의 민주화 도미노가 영향을 미쳐 북한지역에서 민주혁명 봉기가 당장 시작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현재까지 튀니지·이집트의 독재자 축출은 중동지역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同사태는 인해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지 독재자들과 一黨독재국가들은 강력한 정치적·심리적 충격을 받고 있으며, 일단의 청년들이 재스민(Jasmine) 혁명을 주장하며 나서기 시작한 중국 공산당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중동이나 80년대 동구 민주화가 역내에서 도미노처럼 번진 것은 민주화혁명이 지역 내의 공통의 체제와 정서 및 소통, 역사적 유제들의 복합적 영향력이 크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북한체제의 민주화는 아시아공산주의 잔존국가들의 도미노적 체제변화와 궤를 같이 하며 일시에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북한 민주화 혁명의 핵심 변수로 중국 공산당의 민주화 이행 및 북한 비핵화 성취가 순조로운 민주혁명 완수에 전제가 될 것이다.
여기서 북한 비핵화를 거론하는 것은 북한은 1990년대 중반 金日成사망과 대량기아 등 총체적 체제 위기시 공개적으로 “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없는 지구는 깨버리겠다”는 경고를 한바 있기 때문이다. 체제 붕괴시 核自爆을 하겠다는 것과 최근의 북한의 對南 핵공격 위협은 악의 뿌리에서 나온 다른 두 가지로서 북한 민주화 혁명 시 중대 장애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민주화 혁명 발생 시기 가늠에는 소련에서 볼셰비키혁명 발발(1917년) 이후 한세대(30년)후에야 중국 등 아시아 농민 공산주의가 구축되었다는 역사적인 후진성과 아시아 공산체제의 낮은 합리성 수준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군부 거사나 宮中쿠테타로 북한 내 급변사태가 발생한다면 그 시기가 앞당겨 지겠지만, 그렇지 않고 역사가 순리적으로 발전한다면 東歐공산권이 붕괴한 1980년대 말에서 30여년이 흐른 시점인 2010년대 후반을 아시아공산체제 변동의 중대 분기점으로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konas)
송기호(재향군인회 안보연구소 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