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악의 강진.쓰나미에 아비규환
관측 사상 최악의 대지진 피해를 당한 일본 열도가 아비규환에 빠졌다.
지진 첫 발생 시점에서 1시간쯤 후인 오후 4시께 일본 미야기(宮城)현 연안에 쓰나미가 밀어닥쳤다. 나토리(名取)시 나토리가와(名取川)를 따라 역류하던 바닷물은 급기야 제방을 넘어 인근 농경지와 도로를 마구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최고 10m 높이를 기록한 물결은 단순한 바닷물이 아니었다. 해안에 정박돼 있던 선박과 도로의 자동차는 물론이고, 불에 타는 집까지 등에 업은 채 주변 평야를 집어삼켰다.
주변 도로에는 몰려오는 바닷물을 피하려는 차량의 행렬이 이어졌지만, 평지로 내려선 물결의 이동 속도는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가용보다 빨랐다.
미처 피하지 못한 차량이 그대로 바닷물로 휩쓸려 들어가는 모습이 NHK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다. 일본 전문가들은 쓰나미 규모가 "1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규모다"라고 말했다.
나토리가와는 도호쿠(東北) 지방 최대 도시인 센다이(仙臺)시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하천이기도 하다. 센다이시 교외에서도 도주하는 차의 뒤를 엄청난 기세의 물결이 쫓아가는 모습이 목격됐다.
센다이시 도심 빌딩 곳곳에선 화재가 잇따르며 검은 연기가 주변으로 퍼졌고, 센다이만에 가까운 센다이공항은 활주로까지 침수됐다. 승객들이 공항 빌딩 옥상으로 대피한 모습이 방송 영상을 통해 전해졌다.
센다이시 중심가 도로에는 깨진 유리가 흩어졌고, 건물에서 뛰쳐나온 이들로 혼잡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들은 "불과 며칠 전에 대규모 지진이 일어났는데 또 무슨 일이냐"며 얼굴이 새파래진 채 휴대전화로 가족의 안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은 서로 부둥켜안거나 길바닥에 주저앉기도 했다.
대규모 정전으로 중심가 빌딩 외부의 등이 꺼졌고, 신호등도 마찬가지였다. 주변 간선도로는 대규모 정체를 이뤘다.
지진이 일어난 뒤 미야기현 청사의 직원들이 울부짖는가 하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는 바람에 복도에 물이 넘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피해는 미야기현 뿐이 아니었다. 미야기현 북쪽의 이와테(岩手)현 오후나토(大船渡)항에도 쓰나미가 몰아닥쳤고, 남쪽의 후쿠시마(福島)현에도 높이 7m의 물결이 밀려왔다.
도쿄에 인접한 사이타마(埼玉)현의 에도가와(江戶川) 제방이 50m 길이에 걸쳐 무너진 탓에 역류한 바닷물이 주변을 휩쓸었다.
이번 강진으로 일본 최대도시인 도쿄도 한동안 혼란에 휩싸였다.
도쿄 중심가인 긴자의 한 교차점에서는 건물에서 뛰쳐나온 시민들이 주변 빌딩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불안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유리창이 부서져서 떨어지고 있으니까 빌딩에서 떨어져라"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들리기도 했다. 오다이바 빌딩에서 화재가 발생한 뒤 회사원들이 오다이바와 신바시(新橋)를 잇는 유리카모메 고가 철로를 이용해 도심으로 피난하는 모습이 관측됐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날 대지진 직후 긴급 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전심전력을 기울이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국민 여러분은 냉정하고, 신속하게 행동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松本剛明) 외무상은 이날 외무성 관계 국장 등에게 각국의 지원 요청에 만전을 기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방위성은 도호쿠 지방을 중심으로 한 지진 피해 지역에 가까운 자위대 부대에 비상 대기 명령을 내렸고, 출동 요청을 한 미야기현 등 지역에 잇따라 병력을 투입했다.(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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