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되는 시민휴머니즘 어찌하나?
"인간휴머니즘 문제를 도외시하면서 단기적인 국익에 사로잡힌 강국들의 모습으론 21세기 신질서 오지 않아"
일본의 대지진으로 마음을 아파하는 인류의 양심이 지금 중동을 보면서는 착잡한 심정을 감출 길이 없어 보인다. 과거의 아픈 역사를 떠나서 지구촌이라는 한 시대 한 공간에서 아픔을 나누고 미래의 고난을 같이 걱정하는 인류애적인 휴머니즘(humanism)의 발호는 우리 인류의 희망이고 자라나는 세대의 새로운 개척영역이기도 한 것이다.
문제는 지금 중동에서 그 동안의 정치적 압제와 왕정적 권위에 눌려있던 성난 민심들이 비등점(boiling point)을 넘어서 새로운 세상을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우리 인류의 양심세력들이 이들에게 어떤 희망을 주고 어떤 길을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일 것이다.
물론, 국제질서는 현실주의(realism)에 바탕을 둔 국가의 이익을 잣대로 아직도 협소한 행동범위를 벗어나고 있질 못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보편적 시민민주주의(cosmopolitan democracy)를 위한 유엔의 정신과 21세기 인류의 큰 과제를 앞에 놓고 이렇게 또 다시 협소한 국가의 이익 앞에 그 고매한 이념들을 내동댕이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 독재정권과 북 핵 문제도 본질적으로 다시 다뤄야 하고 중동의 민주화열기를 더 큰 인류역사의 진보적 발전을 고민하는 용광로에 넣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일을 추진하는 지도세력은 유엔의 상징성만 갖고도 안되며, 미국이 이제는 협소한 국익차원의 접근에서 다소 나와서 진정한 보편적 시민민주주의 혁명에 동참하고 미국의 건국정신, 헌법정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인류의 거대한 발자취를 만드는 일에 적극 뛰어 들어야 할 것이다.
아직도 UN의 이름으로 상징되는 국제사회는 인간살상의 비이성적 행태와 무모한 독재권력 앞에서도 각 국의 이익을 조정하고 못하고 강대국들의 침묵으로 안보리를 통하여 제재안도 하나도 못 만드는 무기력한 모습으로 자국의 이익만 셈하는 아주 후진적인 구습만을 되풀이 하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 군사개입에 대한 국제사회의 입장들도 영국과 프랑스는 적극적인 개입을 지지하고 있지만, 중·러시아·브라질 등은 각 국의 이익을 저울질하면서 다소 반대의 입장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며, 왕정독재국가들과 親美성향을 함께 나누던 미국은 아랍연맹과 함께 소극적인 지지자세로 많은 인명살상을 지금도 방관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이렇게 국제사회가 리비아사태 군대개입에 대한 일치된 의견을 내지 못하는 것 자체가 아직은 인류사회가 인권이니 평화니 민주주의 등을 입으로는 외치지만 현실적용의 문제에서는 천차만별의 해석과 접근법으로 인류의 고매한 이상을 흐리고 가장 기본적인 가치인 휴머니즘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리비아의 독재정권과 직간접의 관계로 잇 권을 생각하고 있는 중국은 리비아의 석유가 인권보다 더 중요하고 러시아는 무기판매가 인명살상보다 더 중요한 정책결정의 척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사회의 무기력증(incapacity)으로 세계도처에서는 민주와 자유의 이름을 훼손하면서 良心과 正義를 짓밟고 독재권력을 강화하고 민중의 소리를 압박하고 새로운 역사의 발전을 가로막는 독버섯들이 기생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유일의 헤게모니를 아직도 누리고 있는 미국은 좀 더 큰 인류사회 보편적인 이상을 존중해야한다. 순수하고 깨끗한 인류양심의 소리를 담아내고 보존하는 고차원적인 접근법으로 인류의 양심을 살려야한다. 기초적인 생사의 문제로부터 일어난 그 지역의 소시민들이 만들고 있는 정의의 소리에 귀를 더 기울여야 한다. 그래야 더 칭송 받는 자유와 평등을 보장하는 미국이요, 보편적인 미국의 정치이념으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더 평가받고 이 세상에서 약자들에게도 다소나마 희망을 주는 새로운 세계질서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GCC(걸프협력회의)6개국이 바레인의 민주화열기를 잠재우는 연합군을 투입하고 또한 미국은 친미적인 이들의 독재왕정을 다시 옹호하고 지켜보는 애매한 태도는 결국 우리가 그렇게 그리는 신21세기 새로운 문명의 탄생을 다시 지연시키고 보편적인 민주시민혁명의 길이 더 좁아지는 선택으로 역사는 이 점을 아주 낮게 평가할 것임을 미국이 알아야 할 것이다. 물론, 중동의 평화가 안정적인 원유공급으로 세계경제의 중요한 버팀목이지만, 가장 근본적인 인간휴머니즘의 문제를 도외시하면서 단기적인 국익에 사로잡힌 강국들의 모습으론 우리가 원하는 21세기의 신질서는 오지 않을 것이다.(konas)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경제연구소(hanbatfor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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