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생각] 그대 천안함 영웅들은 갔지만...
"우린 영원히 잊지 않으리 / 그대의 이름 겨레의 등불로 / 다시 빛나리라"
온 국민을 충격과 경악 속에 빠트리며 북괴 집단의 평화 말살과 동족유린 상을 다시금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천안함 폭침 1주기가 지났다. 조국을 지키다 어둡고 캄캄한 서해바다의 심연(深淵)에서 조국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46명 천안함 희생 승조원과 고(故)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열기가 전국에서 샘물처럼 솟아났다.
천안함 용사들의 모 부대인 평택 2함대사령부는 물론 각 군 부대, 기관 단체, 그들의 모교와 해군의 고향이기도 한 진해 등 곳곳에서 분향소가 차려지고 조국의 바다를 지키다 숭고한 희생을 한 46+1 전사들에 대한 국민적 애도는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끓어오르는 분노와 애끓는 가슴을 어쩌지 못한 채 쓰린 가슴을 억누르고 있음에도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도 천안함 사건은 조작되고, 좌초되었고, 미군부대의 훈련 에 의한 충돌이나 미군 어뢰에 의한 침몰이라는 괴담들로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그 때 전국은 마치 광풍(狂風)에 흔들리는 작은 나룻배 신세와도 같았다.
천안함 침몰 1주기가 되던 26일 저녁 서울광장에서는 한주호 준위를 비롯한 47명의 대한민국 해군 영웅과 수색작전에 참여하다 침몰한 금양호 선원 9명을 추모하는 '추모 문화제'가 열렸다.
4월로 접어드는 3월말이건만 어둠으로 물든 3월 꽃샘추위는 예상보다도 훨씬 더했다. 미리 두툼한 외투를 껴입었음에도 직접 피부에 와 닿는 추위의 체감도는 마지막 가는 계절의 끈이 얼마나 끈적한가를 대변해 주는 듯 했다.
하지만 2천 여명 참석자들은 20명 오케스트라와 80명 남성 합창단의 용사들을 위한 '그대의 이름' 노래가 울려 퍼지고, 용사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대형 화면을 통해 비쳐질 때면 숙연하고도 비장한 모습이 선연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천안함 1주기를 맞아 보수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희생 장병들을 추모하는 세미나와 김정일-김정은 세습독재와 천안함 폭침을 규탄하는 대회 등을 열고 두 부자를 화형(火刑)에 처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도 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행동이었다. 북한을 자극하면 또 다시 북한이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자행할지 모른다며 정부에 대북정책 제고를 촉구하는 얼빠진 정치인과 정당이 있는 나라다. 북한으로 잠행해 70일 동안 평양을 누비며“이명박이야말로 천안함 희생 생명들의 살인 원흉”"결국 (천안함 사건은) 미국과 이명박 정권의 합동 사기극 일 수 있다”고 주장한 목사 같지 않은 목사도 있었다.
국민의 인권을 무시하며 현 정부의 독재가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놓고, 천안함 사건은 북이 한 게 아니라며 유엔 안보리에 서한을 보내고 美 국무성을 찾아 읍소(泣訴)를 남발한 세력들이 있었다.
그게 천안함 희생 장병과 그 가족, 북한집단의 천인공노할 만행에 치를 떠는 보편적 가치를 지닌 이 땅의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들이라는 행태였다.
천안함 1주기 당일 북한으로 전단을 보내려는 시민단체와 전단을 띄우면 북한이 조준 격파사격을 하기 때문에 우리 지역에서는 절대 전단을 날릴 수 없다는 지역주민들의 반발도 거셌다.
25일 보수단체의 한 세미나에서 윤덕용(KIST 명예교수)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장은 단호하게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정치적인 편견으로 균형적인 판단을 못하고 있다. 조사결과에 많은 의혹이 제기됐지만 어떤 의혹도 조사단의 결론을 흔들 수 있는 의혹은 없었다"고 의혹 자체를 일축했다.
이재교 변호사는 우리사회 시민사회단체 구성원들의 한쪽에 치우친 '정파성'과 그가 속한 사회의 '진영논리', 그리고 지식인들의 오만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이렇듯 우리 사회는 발전을 위한 '다양성'과는 다른 나라를 거덜나게 할 정도의 위기 조성 세력들의 발호(跋扈)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2012년은 북한의 가중되는 도발 위협과 더불어 그 위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천안함 순직 장병 추모 1주기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 또한 큰게 아닌가 한다. 그 날 어두운 밤하늘을 타고 서울광장에서 장중하게 울려 퍼진 '그대의 이름' 노래가 더 애잔하고 가슴을 후벼파게 한 것 또한 동일한 이유에서 일게다.
"이 흐드러지게 핀 계절에 속절없이 낙화된 청춘이여 / 소리 없는 외침으로 고통을 참아 내던 그대여 / 그대여 나라 위해 스러져간 젊음이여 / 고결한 희생 헛되지 않으리니 / 하늘보다 파랗고 바다보다 푸르렀던 그대여 / 못다 이룬 그대의 꿈 / 못다 이룬 그대의 희생 / 검푸른 바다의 꽃이 되리라 대한의 별이 되리라 / 아아 못 이룬 그대의 꿈 / 못다 이룬 그대의 희망 / 우린 영원히 잊지 않으리 / 그대의 이름 겨레의 등불로 / 다시 빛나리라 다시 빛나리라"(그대의 이름. 한은숙 작시, 윤교생 작곡)(konas)
코나스 이현오 기자(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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