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인가 과대광고인가?
공약 검증을 위한 메니페스토 운동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절실하다.
차기 대통령 지망자들은 ‘공약’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이미 남발하고 있는 사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가 다가오면서 공약을 국가적인 안목과 적실성(適實性)의 기준에서 다시 다듬어야 한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하기로 작정한 나라다. 민주주의가 특히 자유민주주의가 '최선의 차선책'이라고 확신 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의에도 함정이 있다. 대중현상의 부정적인 폭발이 그것이다. 이것은 한 번 폭발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우리 현실에는 그것이 이미 폭발해 있다.
정치인도 언론도 지식인도 그에 대한 대항력을 아예 포기한지 오래다. 포기를 넘어 영합하고 있다. 유일한 견제력은 사법과 치안이지만, 요즘엔 그런 최후의 보루마저 어째 이상해졌다. 그것마저 대중 눈치 보기로 가고 있다면 과언일까?
리더와 리더십은 이런 대중의 시뻘건 욕구분출에 적절한 견제를 불사하겠다는 용기와 설득력을 갖춘 자질이다. 일정한 선을 넘으면 가차 없이 법치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단호함과 함께. 그럼에도 요즘의 자칭 지도급들은 아예 대중의 로비스트로 자청해서 매인 꼴이다.
너도 나도 “내가 당선되면 이것도 해 주겠다, 저것도 해 주겠다”는 식이다. 남이 어떤 공약을 내놓으면 “나는 그것보다 더 해주겠다”며 한술 더 뜬다. 남이 이런 걸 해 보겠다“고 말하면 ”애게? 겨우 고거? 나는 이렇게 많이 해 줄 터인데“하고 판돈을 늘린다. 이런 건 민주주의 아닌 선동정치(demagogy)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와 신공항 문제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공격을 받으며 “그 점만은 미안...” 한 것은 다 그런 선동정치, 세일즈 정치의 부작용인 셈이다. 그 폐단은 이명박 대통령의 곤혹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장기적인 국가의 손실, 국민의 부담으로 귀결된다.
세상에 너도 나도 ‘공약’을 넘은 ‘과대광고’를 지키기 위해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고서도 버텨낼 재간 있는 나라가 어디 있나? 요술 방망이를 휘두르며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면 금도 쏟아지고 은도 샘솟는다면 애초에 왜 긴 고행의 역사를 시작했는가? 처음부터 에덴동산만 만들어 놓을 일이지. 그리고 왜 고작 정책 공약인가? “나는 천국을 만들겠다“ 하지 않고...
공약 검증을 위한 메니페스토 운동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절실하다. 정치인들의 공약 남발 자제를 위한 신사협정은 불가능한가? 불가능하겠지... 공약 없는 선거정치란 물론 생각할 수 없다. 좋은 공약 많이 내놓기 바란다. 그러나 그게 역기능으로 치달으면 우리가 그토록 고생해서 이룩한 민주주의 자체가 폭발해 버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결국 입만 아픈 소리지만.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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