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그림’이 보인다
정치는 뭐니 뭐니 해도 ‘광야의 소리’여야 한다는 원초적인 수요(需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이 말했다. “20~30대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우리를 밀어주었던 40대가 등을 돌리는 현실...보수 전체의 위기다.” 아닌 게 아니라 정말 그래 보인다. 지금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국가’보다는 ‘지역’ 로비스트로 전락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뿔뿔이 각자도생으로 가고 있다.
이건 한나라당의 집단문화가 초래한 자업자득이다.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혐오 한다고 했을 때부터 이미 예정된 코스였다. 한나라당의 공천 기준 역시 문제가 있었다. 국회의원을 ‘정치 투쟁’ ‘정치 운동’ ‘정치 활동’이란 기준보다는 ‘전문가 집단’이란 기준에서 공천한 까닭이다.
전문가도 물론 국회의원으로 등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을 다 그런 사람들로 메워서도 곤란하다. 투철한 역사의식, 가치론적 개입, 애국심, 투지(鬪志), 살신성인(殺身成仁)의 기상...같은 기준에서도 국회의원을 뽑아야 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직은 그러나 거의 대부분 공부 잘하고 출세가도에서 잘 나가던 선남선녀들로 채워진 듯한 인상이다.
이런 사람들이 감동을 자아내는 정치적 역동성을 발휘할 수는 없다. 분노할 줄도, “이 한 몸 던져서...” 할 줄도 알 리가 없다. 그런 유한(有閑) 문화에 20대, 30대 아니라 40대, 50대 이상인들 어떻게 친밀감을 느낄 수가 있겠나? ‘그들만의 잔치‘ ’영혼 없는 집단‘ ’얌체족(族)’ ‘귀공자족(族)’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딱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정치는 뭐니 뭐니 해도 ‘광야의 소리’여야 한다는 원초적인 수요(需要)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정치는 감동적 드라마 연출일 수밖에 없다. 관중과 청중을 잡아끄는 한 편의 종합예술이어야 한다. 한나라당은 그 점에선 빵점이자 젬병이다.
비록 택도 아닌 소리들을 하곤 하지만 범야(汎野)는 그래도 ‘운동가’들로서의 선동성을 구사할 줄 안다. 이게 20~30~40대의 생활물가고, 취업난, 전월세(專月貰) 값 폭등, ‘잘 나가는 X’들 에 대한 혐오감에 불을 지를 수 있다. “뒤집어 엎어!” 하는 바람이 한 번 일었다 하면 이 선동은 선거판을 하루 아침에 ‘광우병 판’으로 만들어 버릴 수도 있다.
한국 정치, 대중 정치는 일진광풍(一陣狂風) 같은 것이다. 거기엔 감성이 있을 뿐, 논리는 설 자리가 없다. 대중이 흥분 했다 하면 한나라당 같은 안일(安逸) 집단은 감당할 능력이 없다. 범야는 합리적 대안 세력에는 못 미칠지라도, 흥분한 불만대중의 화(火)에 기름을 들어붓는 데는 한나라당에 비하면 도사급(級)이다.
2012년 대선 판이 어떻게 돌아갈지 대충 그림이 보인다.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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