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렇게 고소할까?
강재섭의 패배는 당연했다. 그를 공천한 것부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이 적어도 분당 을구에서는 살기보다는 죽기로 작심한 처사였다. 인간 강재섭은 알지 못한다. 인상도 좋고 원만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역시 올드 가이(old guy)라는 이미지를 벗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에 비한다면 손학규는 그보다 연장인데도 구시대 아닌‘변화’의 이미지를 분당 을구 젊은 층(40대까지)에게 준 것 같다. 50대 이상 역시 "꼭 강재섭..."도 아니다.
출구조사를 보면서 튀어나온 필자의 말-“한나라당은 같은 건 좀 깨져야 되는 것 아냐?” 이에 대해 좌중에서 반론이 나오지 않았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다들 이명박 후보를 찍은 사람들 같은데. 그러면서 분당 을구 보선 결과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환멸의 소산이라는 진단에 이의가 없다는 듯한 눈치였다.
한 교수는“인사정책부터가 우선...”라고 말했다. 한 언론인은“이념을 포기한다 했을 떼부터 이미 무장해제 했잖아”라고 진단했다. 한 문인(文人)은 “장수가 그랬으니 보수가 맥 빠질밖에...”라고 거들었다.
한나라당이 김해에서는 이겼는데도 사람들의 결론은 “한나라당이 깨졌다”로 모아졌다. 그리고 필자는 왜 그런지 민주당이 이긴 것을 반길 이유는 없지만 한나라당이 깨졌다는 데 대해서만은 은근히 고소하게 느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선 피식 웃었다. 그렇다. 그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더군다나 낮에는 북한자유주간 세미나에서 북한인권법 통과를 촉구하는 연설을 해서인지, 이 법안을 때리는 시어미(민주당)보다 말리는 시누이(한나라당)가 더 미웠던 모양이다. 미운 시누이가 유권자의 따귀를 맞으니 더 고소했던 것일까?
집에 갈 시간이 되었다. 자리를 뜰 무렵 선거여론 조사 전문가 P군한테서 전화가 왔다. “뉴스 보셨습니까?”"음, 봤어. 혼 좀 나야지"“이게 1회성이 아닐 겁니다. 심상치 않습니다”"자기들 끼리만의 잔치를 한 자들이란 소리겠지. 내가 이렇게 느낄 정도라면...”
일행과 헤어지면서 필자는 한 마디 더 보탰다.“차기 우파 주자는 기존의 눈꼴신 무엇을 지키려는 보수 아닌, 우파 입장에서 우파적인 방식으로 그것을 확 뒤집어 버리겠다는 이미지를 갖춰야 하지 않을까?”
분당 을구 등에 노출된 집권측의 '골빈이즘'은 좌파에 앞서 생각 있는 우파에 의해 먼저 배척돼야 한다.(konas)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
- 관련기사보기
-
- 입력 된 100자 의견이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