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젠훙 전폭기 30대 주오”
천안함 폭침 직후 중국 방문시 후진타오에 수조원 어치의 공격용 무기 요청
김정일이 천안함 폭침 직후인 지난해 5월 방중 시 후진타오(胡錦濤·호금도) 국가주석에게 수 조원 어치의 공격용 무기를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베이징 소식통이 8일 전했다.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요청한 무기체계에는 상대의 전자전 능력을 마비시킬 수 있는 젠훙(殲轟·섬굉:적을 섬멸하고 폭격한다는 뜻으로 중국 전폭기에 붙이는 항공기 이름)-7(JH-7) 전폭기 30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표범(페이바오,飛豹)’이란 별명을 가진 JH-7은 대함(對艦) 미사일과 대(對)레이더 미사일을 쏠 수 있다. 최고 속도가 마하 1.75(시속 1808㎞)이고 전투 행동반경(공격 뒤 기지로 되돌아올 수 있는 최대 거리)은 1759㎞로 오키나와(沖繩)까지 포함한다.
소식통은 또 “김정일은 최신형 방사포(다연장 로켓포)와 전차도 함께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무기체계 가운데 PHL-03 방사포, ZTZ-99 전차가 최신형이다.
PHL-03 방사포는 최대 사거리가 90㎞로 개성 에서도 서울 이남까지 공격할 수 있다. 현재 북한의 장사포 가운데 사거리가 가장 긴 것은 약 60㎞다. ZTZ-99 전차는 최고 시속이 80㎞나 되고 보조 연료탱크를 달면 650㎞를 달릴 수 있어 기습전에 강하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은 천안함 사건의 책임을 내세워 한국과 미국이 북한을 보복 공격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대비하려면 중국 최신 무기가 필요하다고 후 주석에게 주장했으나 거부당했다고 한다.
김정일은 북한이 없으면 국경을 맞댄 중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림) 논리를 내세웠다고 한다.
이에 후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는 북한 영공이 좁아 고성능 JH-7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으며, 김정일의 주장처럼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지 않았다면 한·미가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방적으로 공격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당시 후 주석은 김일성에게 천안함 사건의 경위를 세 번이나 직설적으로 따져 물었고, 김정일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김정일이 (지난해 5월 6일 예정됐던 홍루몽(紅樓夢) 공연을 관람하지 않고) 예정보다 일찍 귀국한 데는 여러 복잡한 사정이 있었겠지만 무기지원 요청을 중국 지도부가 거부한 것도 또 다른 이유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지난해 8월 말의 추가 방중 때 김정일은 연료 부족으로 북한 해군 함정의 절반 정도가 놀고 있다며 함정 훈련용 디젤유와 식량 지원을 요청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북·중 관계에 밝은 한 전문가는 “천안함 사건 직후의 민감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의 대북 지지 의향을 탐색할 목적에서 무리한 요구를 해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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