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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50주년 ②]빛과 그림자, 국가안보 파수꾼 활약

Written by. konas   입력 : 2011-06-01 오후 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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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정보원 6월 10일 창설 50주년>

 창설 반세기를 맞은 국가정보원은 대한민국 현대사와 빛과 그림자를 같이해왔다. 모태인 중앙정보부는 5.16 직후인 1961년 6월10일 당시 박정희 소장의 지시로 김종필 전 국무총리에 의해 창설됐다.

 국가안전보장을 내세우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혁명과업' 완수 목적이 컸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서슬 퍼런 시절이었다. 중정은 군사정부와 권위주의 시절,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안전기획부(1981~1998년)와 국가정보원(1999년~)으로 탈바꿈했다.

 조직의 정수(精髓)가 서린 부훈(部訓)도 역사 굴곡의 흐름을 탔다. 창설 당시의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부훈은 정보요원의 숙명을 대변하고 있다. 음지라는 표현에서 당시 음울했던 시대상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 중정의 납치 피해 당사자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1998년에는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뀌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안기부가 국정원으로 거듭날 때 이종찬 원장의 부탁에 원훈을 써준 적이 있다"면서 "정치사찰과 민간인 감시 등 그동안 부정적 활동을 청산하고 순수 국가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남을 경축해야 한다는 요청에 일리가 있어 보였다"고 회고했다.

 현 정부 첫해인 2008년에는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으로 원훈을 바꾸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안보기관상 정립에 매진하고 있다. 조직 명칭과 부훈의 변경은 시대의 명암을 같이했던 정보기관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일련의 몸부림 과정이었다.

 초대 김종필 중정부장을 시작으로 현 원세훈 원장을 포함해 총 30명의 수장들이 정보전쟁의 첨병들을 지휘해왔다.

  ◇국가안보 파수꾼..남북관계 막후 역할도

국정원은 분단된 한반도 현실에서 국가안보의 초석 역할을 해왔다. 대북, 국제정보는 물론 대공ㆍ방첩ㆍ테러ㆍ사이버ㆍ국제범죄ㆍ산업기밀 등 국내 보안정보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하고 최적의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특히 대북 정보수집과 비밀공작, 우리 내부에 침투한 수많은 간첩 적발 등을 통해 국가안보의 파수꾼이자 버팀목이 돼왔다. 조국 근대화와 산업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2002한일월드컵,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린 굵직굵직한 국제행사의 뒤에는 정보요원들의 그림자 같은 임무 수행이 있었다.

 남북관계에서도 중요한 막후 역할을 해왔다. 이후락 중정부장은 1972년 5월 '대북 밀사'로 평양에 파견돼 김일성 북한 주석과 사상 첫 남북비밀회담을 가졌고 '7.4 남북 공동성명'을 성사시켰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북방외교 추진을 지원했고, 2000년과 2007년 제1차, 2차 남북정상회담 성사의 배경에도 그들이 있었다. 제1차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2000년5월 당시 엄익준 국정원 2차장은 암 투병 중에 정상회담을 준비하다 순직하기도 했다.

 ◇정권안보기관 오명... 초유의 압수수색 수모도

그러나 동전의 양면처럼 정권안보기관이라는 오명도 같이했다. 특히 이 같은 평가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과 권위주의 시대에 극에 달했다.
 
 남북 대치라는 분단 현실이 고문을 비롯한 각종 인권침해의 습지 역할을 하기도 했다. 도청과 불법사찰을 통한 국내 정치개입도 고질병이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적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73년 일본 도쿄에서 중정 요원들에 납치돼 수장 직전에 미국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한 사건은 대표적 인권침해 사례다.

 중정부장 퇴임 후 미국으로 망명해 유신정권을 비난하다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중정 요원들에 납치돼 살해된 것으로 알려진 김형욱 전 부장의 사례 역시 정보기관의 아픈 상흔이다. 야당 주요 인사나 전 중정부장까지 직접적인 인권침해 대상이 된 마당에 일반 민초들에게도 정보기관은 공포의 대상이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김영삼 정부 시절 발생했던 이른바 '총풍', '북풍' 사건과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안기부 비밀도청조직인 '미림팀'이 과거 정ㆍ재개 인사 등을 상대로 벌인 광범위한 도청은 대표적인 정치 개입 공작으로 꼽힌다.

 미림팀에 의한 도청 사건으로 최고 정보기관인 국가정보원은 2005년 사상 초유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는 수모를 감내해야 했다.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전 중정부장을 비롯해 많은 역대 수장들의 '험한 말로'가 국가정보기관의 험난했던 과거를 대변한다.

 과거 어두운 이미지를 청산해야하는 일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안보기관상'을 추구하는 국정원이 순수 정보기관으로서의 역량구축 등을 통해 앞으로도 지워내야 할 숙제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한나라당 권영세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남북 대치상황에서 체제안정을 확보하고 산업보안 역할 등 국정원의 공을 상당히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현 정부 들어서도 정치사찰 논란이 있었던 만큼 정치개입으로 오해될 수 있는 활동은 없어져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국정원의 국가안보 수호에 대한 기여를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면서도 "과거 정권안보기관으로서의 악역을 반성해야 하며, 이것이 정치개입과 같은 비민주적 활동을 예방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

konasnet@konas.net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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