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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싸놓곤...

Written by. 류근일   입력 : 2011-06-05 오전 1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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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값 등록금-아무도 싫다 할리 없는 약속이다. 이명박 후보는 그것을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그게 그렇게 간단히 약속만으로 될 일이 아니었던지, 흐지부지 묻혀버렸다. 그러다가 금년의 한나라당 재보선 참패가 있었다. 황우여 대표가 당황한 나머지 다시 “반값 등록금!” 하고 외쳤다. 그리곤 “청와대의 결단을!” 하고 공을 떠넘겼다. 청와대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말대로 되는 게 아니란 뜻?

 그러자 일부 대학생 단체, 일부 운동단체들이 광화문에 모여들었다. ‘촛불’을 다시 점화하고 싶은 모양이다. 결국 문제는 현정권과 한나라당의 리더십 부재(不在)라는 것으로 귀책 한다. 불쑥 말해 놓고 뒷감당 못하는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

 고(故)정주영 회장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반값 아파트” 공약을 내세운 적이 있다. 본인은 ‘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게 될 일이든 안 될 일이든 시장 법측과는 사뭇 다른 것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가 낙선했기 때문에 그 ‘비(非)시장적’ ‘초(超)시장적’ 가설(假說)은 입증될 길을 갖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이 대선 때의 다급함과 지금의 겁나는 처지 때문에 바로 그 비시장적, 초시장적 포퓰리즘 세일즈에 나섰다. 그리곤 이내 딜레마에 빠졌다. 하자니 간단치 않고, 안 하자니 큰일 나겠고. 싸고 뭉갤 수밖에. 일부 대학생들과 운동가들은 “너, 왜 말해놓고 뭉개?” 할, 아주 확실한 꼬투리를 잡은 셈이다. 없는 빌미를 만들어서도 할 판인데 가만 앉아 있는데도 꼬투리를 잡혀주니 이게 웬 떡?

 모두가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의 ‘중도실용주의’라는 이름의 장식 간판으로 포장된 ‘리더십 포기주의’가 만들어낸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그래서 그들의 이런 곤경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 추호도 없다. 도와주고 어쩌고 할 재간도 힘도 없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자기들이 포퓰리즘으로 나가기로 호기부렸을 때 언제 이쪽한테 상의 한 번 해봤나?

 반값 등록금 문제는 그 파장(波長)이 미칠 모든 변수들을 다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 연쇄반응을 시뮬레이션을 통해 면밀하게 검증해 본 다음에 판단할 문제였다. 한국 경제와 사회는 이미 즉흥적인 정치 구호로 다룰 정도를 넘어섰기 때문에.

 대한민국 진영은 이런 이명박-한나라당으로부터 거리를 분명히 떼야 한다. 저게 밀릴 경우 그 쓰나미를 어쩌나 걱정하는 나머지 속절없이 그들을 지지하는 궁색함에 더 이상 갇힐 필요가 없다. 그들은 얼마 전에도 “보수 지들, 우리 말고 갈 데가 어딨어?”라며 멸시하고 있다. 이건 추측이 아니라 어떤 잘난 한나라당 의원이 상임위에서 토한 말이라고, 현장에 있었던 다른 의원한테서 직접 들은 것이다.

 그렇다면 어쩌자는 거냐고? 좌파보다 더 나은(시장과 양립하는 합리성) 대안을 내놓고 ‘차기(次期) 투쟁’으로 돌입할 수밖에 없다. 죽기 한사하고.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안보가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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