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여야는 국민 기만 그만 하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법안심사소위에서 KBS 수신료 40%(연간 12000원) 인상안이 한나라당, 자유선진당의 찬성과 민주당의 기권으로 전격 처리되었다. 불과 한 달여 전 4월 임시국회에서 KBS 수신료 인상은 국민적 동의가 없고 KBS의 자구책 마련이 미흡하다며 국회처리 불가를 말했던 야당이 찬성 쪽으로 돌아서고(자유선진당), 겉으로만 반대를 외칠 뿐 실제 상황에서는 수수방관으로 일관하던 민주당이 가세한 합작품이다.
지금 국회에 국민의 뜻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여야와 문방위에 존재하는 것은 오로지 당리당략과 언론을 향한 정치권의 해바라기 근성일 뿐이다. 정권을 잡으면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 KBS를 지금 당장 살찌울 것이냐(여당) 나중에 살찌울 것이냐(야당)하는 궁리, 수신료를 올려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었다는 책임을 어떻게 하면 상대방에게 전가할 수 있을까 하는 잔 기교만이 난무하고 있는 곳이 지금 우리나라 국회의 참모습이다.
좌클릭이라는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친 서민을 외치던 한나라당은 수신료 인상에 있어서 만큼은 일사천리, 속전속결이다. TV 수상기마다 부과되며 전기료에 합산되어 청구되는 수신료가 국민들의 부담을 2200억원이나 가중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안중에 없다. 40%라는 경이적인 인상폭도 그들에게는 한낱 숫자일 뿐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자신들이 반대하던 수신료 인상을 집권 여당이 되면서 밀어주고 있으면서 '방송장악' 의도가 없다는 항변을 한다한들 누가 믿겠는가.
민주당은 KBS이사회,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치면서 이미 KBS 수신료 인상에 가담해 놓고 국회에서 '겉으로만 반대'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인상안 법안소위 통과에 반발하여 의사일정을 보이콧하겠다던 것도 불과 몇 시간만에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민주당은 그들의 진심이 국민들로부터 매는 한나라당이 맞고 자신들은 뒤에서 웃는 자가 되고 싶은 것이라고 차라리 밝히는 것이 덜 비겁하지 않은가. 지난 정권에서 자신들이 시도했던 수신료 인상에 대한 미련, 국민들의 재원을 쏟아 부어서라도 현행 거대 공영방송 체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공영성' 신화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현재 민주당의 실체임을 국민들은 똑똑히 보고 있다.
자유선진당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은 수신료 인상 선행조건으로 KBS 지배구조 개선과 광고 축소(폐지), KBS 조직 정비와 경영합리화 및 구조조정 선행, 수신료 통합 징수제도 폐지 등을 들고 수신료 인상에 반대했다. 그런데 6월 임시국회에서 KBS에 어떤 변화가 생겼기에 찬성으로 돌연 돌아선 것인가. 국민은 KBS가 지금의 방만과 부실을 타계할 대책을 마련했다는 이야기도, 꼼짝없이 내야하는 현행 수신료 부과체계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도 들은바 없다.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무엇이 자유선진당을 돌아서게 한 것인가. 오히려 지난 4월의 행보가 진정성 없는 한편의 '쇼'가 아니었는가.
KBS의 오만함도 극에 달했다. 정작 돈을 내야할 국민들은 안전에도 없다. 국회의원만 회유하거나 압박해서 승인안만 통과시키면 그만이라는 것이 KBS가 일관되게 보이는 태도이다. 그들이 수신료를 내는 국민들에게 하는 일이라곤 자사 방송을 통해 수신료 인상 광고를 내보내는 일 뿐이다. 이는 명백한 전파사유화임에도 일말의 부끄러움도 없다. 언론의 막강한 힘을 내세워 국회와 짬짜미를 하고 국민들의 위에 군림하는 행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려 그들의 이득만을 취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그러나 한통속이 되어 국민을 기만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국회와 KBS의 시도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단순히 KBS 수신료 인상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신료로 유지되는 대규모의 공영방송이 우리사회에 꼭 필요한 가를 물어야 한다. '공영성'의 환상에 편승해 조직의 사익추구만을 일관되게 해 온 KBS를 위해 국민들이 비용을 지불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방송의 공정, 중립, 양질의 컨텐츠는 KBS에 수신료를 더 줘서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매체가 경쟁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미디어 환경 변화 속에서 스스로를 혁신하여 살아남을 각오도 노력도 없는 KBS에게는 존폐여부부터 국민들이 다시 물어야 한다. 평균보수 8100만원, 사옥이 있는 여의도 부지의 공시지가만도 6200억원에 달하는 '잘나가는' KBS는 고단한 국민들의 등을 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국회는 KBS 수신료를 놓고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 그들이 누리는 권한의 근원에는 국민이 있다. 수신료를 부담해야 하는 바로 그 국민이다. KBS 임직원을 위해 일하라고 매달 1억원이 넘는 세비를 혈세로 주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달 사이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는 KBS, 형식적인 문서 하나도 국회에 새롭게 제출하지 않은 KBS에 기다렸다는 듯 수신료 인상의 첫 단계를 내어 준 의원들은 유권자가 표로 심판할 것이다. KBS 수신료 인상안은 즉각 폐기되어야 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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