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쟁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각 군의 요구능력 종합분석 해 성능개량,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심층검토 해 최적의 대안을 결정해야
빈 라덴 체포작전이 벌어진 지난 5월 1일, 백악관 상황실은 파키스탄 현지 못지않은 긴장감이 돌았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미 국가안보팀은 대형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특수부대원 20여 명의 빈 라덴 은신처 급습 작전이 40여 분 만에 종료되고 나서야 백악관 상황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는 현지에 있는 특수부대원 헬멧에 부착된 카메라가 백악관 상황실로 현장 상황을 실시간 전송해 왔기에 가능했다.
이처럼 미래전은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전투수단이 광역화, 장사정화, 정밀ㆍ무인화, 정보화, 네트워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은 지ㆍ해ㆍ공을 넘어 우주ㆍ사이버공간으로 확장돼 전투영역의 시간적ㆍ공간적 경계가 모호해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군은 군별ㆍ기능별로 개발되던 ‘센서-C4I-슈터체계’를 통합해 물리적 파괴보다 정밀타격으로 적의 핵심을 마비시키는 ‘효과중심의 동시ㆍ통합작전’으로 합동개념을 설정해 군사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요기획제도는 1972년 미국의 제도를 참고해 처음으로 도입됐다. 이후 10여 차례의 개선을 통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현재 제도는 각군별로 각각의 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구체적 수준으로 세밀하게 개발해 필요한 무기체계 소요를 만들어 낸다. 이는 각군별로 단독작전을 수행하기에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협에 기초한 각군 중심의 소요기획 절차는 미래 전쟁양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능력기반의 소요기획 절차를 정립하기 위한 노력이 합참을 중심으로 검토되고 있다. 복합ㆍ광역화돼 가는 전장환경에서 지금처럼 각군별로 적의 위협을 식별해 무기체계를 요구하다 보면 자칫 무기체계가 중복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북한의 전차 위협에 대해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하고자 하는 전력은 육군의 K1전차, K1A1전차, K2전차, 대형공격헬기, 한국형공격헬기, 중거리대전차유도무기, 토우, 메티스-엠 등과 공군의 공대지유도폭탄류와 해군의 상륙공격헬기 등 전체적으로 10종이 넘는다. 마치 대전차무기를 모두 모아놓은 것 같다. 합동성 차원에서 다시 한번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군은 제한된 국방재원을 투입해 효율적으로 군사력을 건설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2011년 기준으로 국가재정의 15%를 국방예산으로 편성하고 있으며, 그중 31%를 방위력개선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신규 무기체계에 투입할 수 있는 예산은 1000억 원에 불과하다. 보통 무기체계 하나를 확보하기 위해 수백억 원에서 수조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래 전장환경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무기체계를 심사숙고해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바와 같이 각 군은 적의 위협에 따른 요구능력을 제시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합참에서는 각 군의 요구능력을 종합분석 해 성능개량,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심층검토 해 최적의 대안을 결정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중복소요를 철저히 발굴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용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소요기획은 특정인이나 특정군의 역할과 책임이 아니다. 군사, 획득, 군사기술, 경제 등 제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최적의 소요를 결정하고 확보해 ‘합동전력 극대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같이 매진해야 할 것이다.(http://kookbang.dema.mil.kr)
황희종(방위사업청 획득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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