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빈곤 때문에
지도자의 철학의 빈곤 때문에 백성은 불안하고 나라는 흔들리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상을 한 번 해 보세요. 어느 교향악단에 새로 지휘자가 한 사람 임명됐는데 이 사람이 지휘봉을 들고 단 위에 서기는 했지만 연주할 곡목을 제대로 이해도 못하고 소화도 못하고 있다고 합시다. 서곡이 연주되는 동안에‘들을 귀 있는 청중’은 벌써 알아차렸습니다.“큰일났다”고 그렇게 느끼기 시작할 때에는 이미 늦었기 때문에 도리가 없습니다.
‘햇볕 정책’도 철학 없는 정책이어서, 잠깐 동안 요란하고 찬란했지만 곧 그것이 알맹이 없는 허구임이 밝혀졌습니다. 남한은 수억 달러의 국고를 낭비했을 뿐이고 북한은 더욱더 캄캄한 세상이 되었고, 온 몸에‘햇볕’을 받으며 탄생한 그 다음 대통령은‘자살’로‘햇볕 정책’에 종지부를 찍은 셈입니다.
“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다만 중도실용주의의 노선을 가겠습니다.”그 한 마디는 내 귀에는“나는 철학이 없습니다”라는 솔직한 자백으로 밖에는 들리지 않았습니다.‘중도’를 간다는 사람은 대개‘우왕좌왕’하다가 마침내 예기치 않았던 늪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마련입니다.
오늘 대한민국에‘좌’가 있습니까. 그는 누구입니까.‘왕재산 사건’의 그 작자들입니까. ‘좌’가 없는 나라에 무슨‘우’가 있습니까. 모두‘말장난’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자유민주주의’의 큰 깃발 하나면 족합니다. 이 깃발 아래 뭉쳐서, 경제를 일으키고 국방을 다짐하고, 마침내 남북을 통일해야죠. 여기에 무슨 중도’가 필요합니까.(konas)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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