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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없이 오늘도 산다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1-09-06 오후 1: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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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에 혼자서 산모퉁이를 돌아설 때 만나게 될까봐 겁나는 대상은 맹수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동네에 사는 착한 아저씨를 만나는 것은 기쁜 일이겠지만 어쩌다 살인강도를 만나면 가진 것을 몽땅 빼앗길 뿐만 아니라 목숨을 잃게 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의 일생에 밤길에 살인강도를 만나는 일이 흔하게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아마, 아무리 밤길을 쏘다녀도, 평생에 단 한 번도 그런 변을 당하지 않는 사람이 인류의 절대다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구나 그런 불행을 당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잘못된 전제를 가지고 살기 때문에 늘 불안합니다.

 사람이 갖는 온갖 근심과 걱정의 99%는 쓸데없는 것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따지고 보면 ‘하늘이 무너질까 땅이 꺼질까’를 염려했다는 중국의 기(杞)나라 사람과 비슷하다 하겠습니다. 옛날 어느 지역에 9년 흉년이 든다는 소문이 돌아 민심이 흉융 하였는데 꼭 한 사람이‘걱정이 없다’고 떠든다 하여 이를 괘씸하게 여긴 원님이 그 자를 관가로 불렀습니다.

 “네 놈이 9년 흉년이 들어도 걱정이 없다고 떠들고 다니는 바로 그 놈인가?”"예, 그렇습니다.”원님이 다시 물었습니다.“네 놈이 뭘 믿고 그런 허망한 소리를 떠들고 다니는가?” 이 당돌한 백성이 대답했습니다.“저는 9년 흉년이 들면 첫 해 흉년에 굶어 죽을 것입니다. 첫 해 흉년에 아주 가버리면 남은 8년의 흉년은 걱정 안 해도 될 일입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그런 배짱이 꼭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안 해도 될 걱정이나 날마다 시간마다 늘어놓으며, 그렇게 한심하게 살아가서야 되겠습니까. 내년 선거에서 자유민주주의가 몽땅 패배해도 살길은 있겠죠.“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던데!(konas)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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