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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지만 정신만 차리면

Written by. 김동길   입력 : 2011-09-22 오후 2: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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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6년 만에 일제의 쇠사슬에서 풀려난 뒤 한반도는 한동안 뒤죽박죽이어서 극심한 혼란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48년에 대한민국 정부가 어렵사리 탄생하고 나서는 말썽만 부리던 ‘빨갱이들’이 자취를 감추고 더러는 지하로 숨어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3년도 못 되어 김일성의 인민군이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감행하여 6.25 사변이 터졌고, 그 동족상잔의 비극 3년에 한반도는 잿더미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혼란과 역경 속에서도 이 백성에게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를 분명하게 식별할 능력은 있었습니다. 일제하에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우는 것이 옳은 일이었고, 압제자인 일본 놈에게 붙어서 자기 한 몸의 출세나 치부, 자기의 일가친척만의 편안한 삶을 추구하는 것은 잘못된 부끄러운 일로 여겼습니다.

 6.25 사변에는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 민족의 지상명령이었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세워진 이 나라를 무너뜨리려는 자들은 용서할 수 없는 민족반역자로 낙인이 찍혀, 남쪽 하늘 아래는 그런 악당들의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피나는 노력을 거듭하며 싸우고 또 싸워 민주주의를 지키고 경제적으로도 놀라운 번영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렇지 못합니다. 태극기를 내리고 인공기를 올리는 정신 나간 놈들도 있고, 법정에서 ‘김정일 장군 만세’를 외치는 미친놈도 있는 대한민국이 되었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습니까. 대통령 각하, 우리들 죄 없는 선량한 백성들을 향해, 김정일의 졸도들과 한 솥밥을 함께 나누며 사이좋게 살라는 것입니까. 그것이 도대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러나 국민 여러분,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재래의 속담을 믿고, 정신을 차리도록 힘써야 하지 않겠습니까.(konas)

김동길(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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