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 안방 ≠ 치마"
우리사회는 아직도 여자는 안 된다는 편견이 횡행하고 있다. 21세기 현대사회에서 이런 말씀들이 동네마다 나도는 현상을 놓고 볼 때 나는 왠지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남·여 평등 정말 중요하다'고 대담하게 선심 쓰듯 어쩌고저쩌고 뇌까리는 분들도 막상 만나서 말씀을 들어 보면 솔직히 여자가 뭘 하겠어? 집안 살림이나 하면 잘할까 몰라도 어떻게 나라의 운명을 맡길 수 가 있겠나 하신다.
그 치사한 의견에 반대해주는 우군이 없을 라나 싶어 눈치를 살펴보면 선진문명사회수준에 딱 들어맞게끔 도드라지게 반색할만한 의견은 전혀 나오지 않는다. "그래 맞아 여자는 여자야! 거시기 하겠다고 나서는데 그 시간에 애나 잘 보던지, 남자 할 일 따로 있고 여자 할 일이 따로 있는 것을 모르고 저 난리지".
이게 앞에서는 성 평등과 차별을 외치고 뒤에서는 다른 말을 해대는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이대로 되는 것일까? 솔직히 세상에 거시기 달린 남성들 여자보다 잘하고 있는 게 뭔가. 세상에는 여성 보다 못한 사람들이 지천에 가득하다. 그건 나부터가 그렇다. 의리도 여성들이 더 있다.
'사나이는 의리 빼 놓으면 시체' 라고 술잔 부딪히며 용가리 쓰는 사람들보면 거 게 다 여자보다 의리가 없다. 가죽만 사나이고 말만 사나이지 친구들 어려울 때 제대로 돌보는 사람 보지 못했다. 근데 여자는 다르다. 여자들은 일단 상대가 어려우면 가슴 아파 한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상대를 도와주려고 애를 쓴다. 이웃이 불행에 처해있을 때 가장 먼저 가슴 아파 하는 것도 여성이다.
여성은 천성적으로 따스하고 인정이 있으니까. 이것도 대략 맞는 말이지만 어쩌면 단체와 사회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참여하는 사고에서 기인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여자는 사회성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시민의식이 남성보다 뛰어 난다는 말이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여성이다. 직장에서도 사내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거나 직장 동료 생일 챙기기, 청소하기, 몸이 아픈 환자들 돌보는 일은 세계적으로 여성이 도맡아서 하고 있다. 상처받고 아프고 외롭고 병들고 위로 받고자 하는 모든 곳에 여성의 손길이 가있는 것이다.
정치가 해야 할 최대 이상과 책무가 바로 이런 것 아닌가! 지금 정치판이 이리들 난리 굿인가 따져 보면 상대를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하는 배척 문화가 정치 뿐 아니라 전 사회에 걸쳐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스함이 없는 나라가 되었기에 서로 권리 찾고 대우받겠다고 나서고 들어오는 것이다.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이해하지 못할 때 사회는 건강하다고 볼 수 없다. 나도 기업을 하는 사람이지만 남성이 하는 일과 여성이 하는 일의 차이는 없다. 고용의 차별정책 때문이지 남자들 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게 없는 것이다. 여성의 포용력과 고통을 함께 하는 따스함이 없다면 그야말로 역사는 으르렁거리는 난장판이 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지도자에 목말라있다. 이 사람 저 사람 뽑아 시켜 보아도 그게 그거이니 한번 바꾸어 보자고 개혁의 칼자루 쥐고 이리 붕붕 저리 붕붕 날아다니고 있다. 따져 보면 이념적 대결로 흘러가는 양상인데 그보다는 성의 차별선거가 아닌가하는 속내를 들여다보게 된다.
여자가 하는 것보다는 남자가 하는 게 나은 생각에 지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면, 오늘의 선거는 성의 차별 선거와 다르지 않다고 보는 내 견 애가 죽묵고 채한 헛소리는 아닐 것이다. 나는 오늘의 선거가 이념을 위장한 다른 모습의 남. 여 성차별 선거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크다.
말로서 구호로서 남·여 평등의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니다. 어차피 그놈이 그놈이라면 이참에 여성에게 책무를 주어 일을 하도록 맡겨 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왜냐하면 지금은 풍요속의 빈곤시대이기 때문이다.
독단과 몰이해가 넘치고 대립의 난장판시대이기 때문이다. 배려는 없고 이해심도 없고 너 죽이고 자신만 사는 살생의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웃의 불행에는 눈 뜬 장님이 되고 평등을 가장한 위선의 집단이기주의만 성행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아픈 자를 달려와 감싸주는 이가 없는 메마른 세상이기 때문이다. 쓰러지는 사람의 어깨를 부축해 주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울거나 쓰러지거나 죽거나 넘어지거나 외롭거나 나만이 행복하면 그만이라는 이기적인 행복 추구의 세상이기 때문이다 .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따스한 배려이다 이것이야 말로 우리 시대가 반드시 찾아야 하는 사회 이상이요 정치의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래도 아줌마를 안방의 치 맛 자락 쯤으로 비하하고 놀릴 텐가!(konas)
이찬석 (시집, '멀어진 만큼 가까워지기'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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