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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란 무엇인가?-③

보수주의의 국가관과 국가의 과제

Written by. 민경국   입력 : 2011-10-24 오전 8:4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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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주의의 국가관과 국가의 과제  

  보수주의는 어떤 내용의 국가관을 전제하는가?  그리고 보수주의에서 국가의 과제는 무엇이고  공공정책을 위한 어떤 원칙이 있는가?  

1. 보수주의의 국가관: 강한 국가

  보수주의 생각 가운데 가장 복잡한 문제가 국가에 관한 문제이다. 애초부터  보수주의는 국가권력에 대하여  비판적이었다.  인간은 불안전하기 때문에 국가의 권력이 커지면 그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국가의 권력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사회주의를 비판한 것도 그 같은 관점 때문이었다.       다른 한편, 보수주의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협조가 불가능하고 한다. 그대로 놔두면  그 결과는 아나키라는 것이다.  자유와 질서는 갈등관계가 있다는 것이 보수주의 입장이다. 그래서 자유 대신에 질서를 선택하고 있다.  이는 홉스의 관점과 유사하다.  그러나 로크는 질서 대신에 자유를 선택했다.  홉스든, 로크든  보수주의든  자유와 질서는  조화로운 관계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이를 간파한 인물이 애덤 스미스, 흄, 그리고  하이에크 등의 자유주의자들이었다. 이들은 자생적 질서와 이에 속하는 시장경제에서 자유와 질서의 조화를 보았던 것이다.  

  어쨌든 보수주의는 국가 없이는 안정적인 사회질서가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강한국가를 요구한다. 국가 없이는 도덕도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보수주의는 국가에 대한 존중심이 비교적 크다.  

  보수주의에게 국가는 법의 원천이자  도덕의 원천이다. 국가가 없이는 개체성도 의미가 없다.  국가는 법의 원천이라는 것은 법은 국가와 독립적인 정당성이 없다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반 자유주의적 법 개념이고 법실증주의의 전형이다. 법과 국가의 관계와 법실증주의에 관한 보수주의적 입장은 국가의 의지와 능력을 신뢰하고 있다는 증거다. 

 보수주의는 전통적으로 국가권력을 두려워함에도 국가에 대하여 그 같은 신뢰를 갖는 이유는 무엇인가? 현명하고 선한 의지를 가진 정부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수주의에 의하면 정부가 현명하고 선한 의지를 가진 사람들의 수중에 있으면 그들의 권력을 엄격하게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따라서 보수주의의 성공은 그 같은 선한 인간의 발견에 좌우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악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악행을 최소로 줄이게 할 수 있는 체제이다. 이것이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 강한 정부가 아니라 “제한된 정부”가 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정부형태이다.


2. 자유민주주의와 보수주의  

  보수주의가 선하고 유능한 정부의 존재를 믿는 것은 헤겔적 국가관의 유산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같은 믿음은 정부의  비대화를 말하는 레비아단의 문제와 그리고  정치가의 기회주의를  의미하는 주인-대리인 문제에 접근하기가 곤란하다.  

  그 같은 믿음은 흔히 말하는 자유주의 사회이론에 속하는 “공공선택론”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온정주의적 국가관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공공선택론이라는 것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국가권력은 제한되어야 하고 이를 제한하는 효과적인 장치가 헌법이라는 것을 가르쳐준 것도  공공선택론이다.

   자유주의자들은 공공선택론을 이용하여 왜 민주주의에서  정부지출과 규제가 증대하는가도 설명한다.  더구나 민주적 정치과정에서 그 같은 증대는  개인의 자유와 재산에 대한 침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제한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는  자유주의와 충돌한다는 것도 자유주의자들의 중요한 인식이다.  자유주의가 전제하는 민주주의는 무제한적 민주주의가 아니라 “제한된 민주주의(limited democracy)”이다(Hayek, 1978).

   ‘자유민주주의’는  서로 상이한 의미를 가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합성한 개념이다.  그 내용이 충돌하지 않으려면  민주주의가 제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한 측은  자유주의자들이다. 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개념의 내적인 충돌을 알지 못한다. 보수주의는 누가 권력을 행사하는가에 관심이 있을 뿐, 국가권력은 제한해야 한다는 것은 관심 밖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개념의 내적 충돌을 막을 장치가 없다. 

 흥미로운 것은  보수주의는 안정된 사회를 위해서는 자발적 결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예를 들면 가족, 종교단체, 지역 공동체,  각종 직업 단체, 사회서비스를 공급하는 자선단체들.  이 같은 단체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수주의에 대하여 자유주의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자발적 조직은 자유주의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개인의 자유의 결과이고  또  원자적 인간을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조직의 활동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그들의 활동은 자유로이 허용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보수주의는 그 같은 집단들이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입법특혜나 정부특혜를 추구할 위험성을 간과하고 오히려 정부는  그 같은 조직을 보호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공공선택론에 대한 인식이 없기 때문에 나온 주장이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특정그룹에 대한 정부의 특혜는 법의 지배원칙에 대한 위반이라는 의미에서 엄격하게 금지한다.     

3. 보수주의와 국가의 과제 

  보수주의가 상정하는 국가는 애덤 스미스, 미제스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자들이 상정했던 과제보다는 큰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수시로  그 과제가 증가될 수 있다.

  중요한 몇 가지 예를 들어 그 과제를 설명하면 보수주의에서 국가의 과제는 원칙보다도 매우 실용주의적이고 때로는 기회주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1)경제안정: 경제안정에 대한 보수주의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O'Hara, 2011: 174). 즉, 금융위기에서 볼 수 있듯이 시장은 변동이 매우 격심하기 때문에 이를 안정화하는 것이 국가의 과제이다. 시장에 맡기는 것이 최적 해결은 될 수 없다. 은행의 도산, 대기업의 도산 등은 구제금융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야기되는 도덕적 해이나 제3자의 조세부담, 경제의 왜곡 등보다도 실업이나 주민들의 저축 손실과 같은 경제 불안을 더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금본위제를 옹호했다. 금본위제의 이탈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로 진입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케인스주의가 지배했을 때, 많은 보수주의자들은 이를 환영했다. 이 같은 보수주의 입장은 기회주의의 전형적인 예다. 

 2)산업정책: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국가의 간섭을 강조한다. 연구개발에 대한 국가의 지원 정책,  혁신기업에 대한  지원 등과 같은 산업정책을 중시한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국가의 지원정책은 차별을 통해서 자유경쟁을 왜곡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수주의는 지원대상의 산업이나 기업은 시장이 선별하고 선별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정부의 과제로 여기고 있다. (O'Hara, 2011: 174).  산업정책의 명분으로 “잘하는 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이 같은 지원이 경쟁질서의 왜곡을 초래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
 
 3)보호무역: 자유무역에 대한 보수주의 입장은 전통적으로 불분명하다. 버크와 같이 자유무역을 강조한 보수주의도 있었고  19세기에는 특히 농업의 보호주의를 강조하는 보수주의도 있었다. 자유무역은 단순히 고전적 자유주의의 도그마라고 비판하면서 이는 사회의 진정한 이익을 침해할 뿐이라고 믿는 보수주의자들도 있었다.    오늘날에도 보수주의는 전면적인 자유무역을 주장하지 않는다. 문화적으로 중요한 부문은 보호받아야 하고  환경이나 윤리적 고려에서 상품의 수입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도 한다.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자본자유화도 반대하면서 금융부분의 엄격한 국가의 감시 감독을 강조한다.  

 4)사적 도덕의 문제: 보수주의자들은 매우 도덕적이다.  마약, 음주, 동성애, 도박, 포르노그래피, 매춘 등은 부도덕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금지할 것을 주장한다. 그래서 그들은 개인적 도덕의 세계에 대한 국가의 개입을 옹호한다. 이는 보주주의자가 자신의 가치를 타인들에게 부과한다는 의미에서 온정주의이다  도덕의 사적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이런 행동은 개인들이 스스로 절제하도록  맡긴다.  그 같은 행동은 타인들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보수주의는 반 합리주의 때문에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할 수 있는 이론적 원칙이 없다.  그래서 보수주의는 공공정책에서 실용주의적이고  때로는 기회주의적이라는 하이에크의 주장은 정곡을 찌르는 말이다.

 5)복지정책: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복지정책은 보수주의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복지는 보수주의의 산물이다. 보수주의는 세 가지 관점에서 복지정책을 선호한다.

  첫째로 복지정책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 복지정책을 지지한다. 국가로부터 받을 복지에 대한 정당한 기대가 복지전통을 통해서 형성되었다고 여긴다. 보수주의가 무상교육을 반대하지 않는 이유도 이것이 하나의 전통이 되었기 때문이다. 

  복지와 무상의무 교육을 자유주의 원칙에 따라 제한하거나 개혁하는 것은 전통과  관습에 의해 정당화된 기대를 수포로 만들기 때문에 보수주의자들은 기존의 복지정책을 수용하는 태도이다. 

   둘째로 보수주의는 가부장적 온정부의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는 위계의 낮은 계층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능력이 적다고 생각한다. 보수주의 가치에서 개인의 자유와 그리고 그 결과로서 개인의 책임의 비중이 자유주의만큼 크지 않다.(Buchanan, 2005: 8).

  이 같은 온정주의와 직결되는 것이 복지정책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지, 사회적 책임도 개인적 도덕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의 차원에 해당되는 복지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개념이다. 

  셋째로 복지요구가 사회적 분위기를 압도하여 이를 거부할 경우, 거부 결과가 두려워서 보수주의는 복지요구에 순응한다. 보수주의의 이 같은 순응은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그 순응은 일종의 기회주의적 타협이다.

   우리가 확인 할 수 있는 온정주의 국가관 그리고 정치적 타협 등,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볼 때 복지정책은  보수주의의 당연한 정치적 어젠다라는 점이다. 보수주의 정치가로 알려진 독일의 비스마르크(Bismark) 재상(Nisbet, 1986/2007: 97)과 영국의 처칠(Churchill) 수상에서 볼 수 있듯이, 오늘날과 같은 복지제도의 뿌리는 보수주의라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직시해야 할 것은  복지정책이 넘어서서는 안 될  경계선을 정하지 못한 것이 보수주의의 치명적인 결함이 아닐 수 없다.  오늘날 보수주의가 말하는 따뜻한 복지, 자본주의 4.0 또는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 등도  그 경계선이 없다.  그 이유는  선하고 현명한 온정주의 국가를 전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주의는 강한 정부를 요구할 뿐  제한된 정부를 생각하지 못했다.  공공선택론의 인식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1947년 <몽 펠린 소사이어티 창립학술의>의 이래 자유주의에서는 복지정책은 시장법칙을 최소로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확립되었다.(민경국, 2011) 보수주의에는 그 같은 원칙이 없다. 그래서 보수주의는 복지를 이해그룹의 정치와 정당의 산물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
 
 6)특권허용: 특수한 자에 대한 군면제 또는 특별 국방의무(국가대표운동선수 군면제, 대학원졸업자에 대한 군대 특별대우), 장관자녀 공무원 특별채용,  이들은 모두 특권이다. 그 이념적 원천이 귀족주의 또는 이른바 ‘능력주의’를 전제하는 보수주의라고 볼 수 있다. 자유주의가 극력 반대하는 이 같은  특혜와 특권이 있는 곳에는  보수주의가 있다.

맺는 말: 보수주의의 허와 실

 이 글은 보수주의라는 정치적 개념을 서구에서는 어떤 의미로 사용하고 있는가를 규명하면서 그것을 자유주의 이념과 비교한 것이다.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와 공통점보다는 상이한 점이 더 많다.

 (1)자유주의와 보수주의는 사회주의(공산주의)의 집단주의적 개혁을 공동의 적으로 생각한다.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이유가 상이하다. 자유주의는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이념이다. 이는 자유주의가 어떤 현실적인 이유로도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포기한다면 더 이상 자유주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집단주의적 통제의 확대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사회주의를 반대한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자유주의보다 자유를 덜 챙기는 이념이다.

 보수주의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개인의 자유나 재산권이 아니라 기존 질서의 안정이라는 가치이다. 집단주의적 개혁은 기존의 질서에 대한 위협이요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을 가져오리라는 두려움 때문에 그런 개혁을 반대한다. 재분배를 반대하는 이유도 자유주의는 재산권 그 자체의 침해 때문이다. 그러나 보수주의는 기존의 질서의 안정에 해가 되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면 언제든지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다. 기존의 사회질서의 안정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제V장 3절 참조).

 (2)자유주의나 보수주의는 인간들은 다양한 차원에서 서로 상이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보수주의는 한걸음 더 나아가서 인간들의 우열을 구분하고 엘리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전통적 보수주의는 귀족주의(aristocracy)를 전제했다. 현대에서는 보수주의는 능력주의(meritocracy)이다. 이는 능력과 도덕적 공로가 지위나 소득 분배를 결정해야 한다는 분배정의이다.

 따라서 보수주의 사회는 엘리트의 자만심과 거드름을 조장한다. 이를 잠재우기 위해 생겨난 개념이 ‘노블리스 오블리지(nobles oblige)’이다. 현대적 표현이 부자의 사회적 책임이다.

자유주의

보수주의

최고의 가치

개인의 자유(재산권)

기존 질서의 안정

(현행 헌법질서; 현명하게 규제받는 경제질서)

인식론적 입장

비판적 합리주의(합리주의)

반(反) 합리주의

정의

절차적 정의(정의의 규칙)

(성과원칙: 결과지향적 소득결정)

능력주의(meritocracy):공로원칙(투입지향적 분배원칙); 사회적 책임론

귀족주의(aristocracy): 노블레스

오블리지

사회관

자생적 질서

인위적 질서; 유기체(위계질서)

국가관

제한적 정부 (limited

government)

강한 정부(strong government); 가부장적 국가

정치

원칙의 정치 (큰 시장

작은 정부); “줄푸세” 헌법119조 1항 존중

실용주의; 기회주의;

규제받는 시장; “747” 헌법119조 1항과 2항 존중

복지

시장법칙을 최소로 침해는 복지정책

온정주의, 한계가 부정확한 복지정책

적(敵)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사민주의

<표-1>: 자유주의와 보수주의 비교 


 그러나 개인의 자유와 재산을 침해하는 행동을 막고 어떤 특혜나 특권도 인정하지 않는  정의의 규칙을 중시하는 자유주의에서는 경제적 성공과 지위는 개인의 행동의 도덕적 성격이 아니라 개인의 행동의 성과나 능력이 수요자들에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가에 달려있다. 자유사회는 소득결정이 능력주의 사회처럼 투입 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결과(성과)지향적이다.

 그리고 자유사회에서는 경제적 성공과 지위는 노력, 능력, 성실성 등만이 아니라 운이나 우호적인 경제상황에 의해서도 좌우된다. 등산가가 에베레스트 등정의 성공이 순전히 노력과 능력 성실성 등에 의해서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운과 날씨, 산사태 등과 같은 자연적 상황 등에 의해서도 좌우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자유사회에서는 못난 사람도 운이 있거나 유리한 경제적 상황을 만나면 성공할 수 있다. 이 같은 성공 요인을 고려한다면 자유사회에서는 부자나 권세가가 우쭐대거나 거드름 필 어떤 근거나 이유도 없다. 권세가와 부자의 겸손을 요구하는 것이 자유주의이다.

 자유사회는 때로는 선하고 때로는 악할 수 있으며 때로는 재능이 있고 때로는 어리석은 사람 등, 모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사회이다. 자유주의자는 성공한 자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지’ 또는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기도 어렵다. 그들에게 보호받은 특권도 없고 분배적 위계도 유동적이고 부의 축적은 이에 해당되는 대가를 지불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3) 보수주의는 개인의 자유와 개인주의의 기본원칙을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자유의 확대와 개인주의는 혼란을 야기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질서와 시장경제는 지혜로운 정부의 의식적인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보수주의가 그 같은 믿음을 갖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장경제의 자기 조정 메커니즘에 관한 이론을 부정하기 때문이다.
 자생적인 힘을 이해하는 이론적 뒷받침이 없기 때문에 보수주의 정책은 원칙의 정치가 아니라 실용주의적이고 때로는 기회주의적일 수밖에 없다.(줄푸세의 원칙과 747의 실용주의). 그래서 보수주의의 정책은 이익단체 정치의 희생물이 될 위험성에 노출되어 있다.

 (4)보수주의는 국가 없이는 안정적인 사회질서가 불가능하다고 여긴다. 그래서 “강한 정부(strong government)”를 요구한다. 국가 없이는 도덕도 불가능하고 개체성도 의미가 없다고까지 말한다. 국가는 법의 정당성의 원천이라고 말하여 법실증주의를 채용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현명하고 선한 정부(엘리트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유감스럽게도 보수주의의 성공여부는 그 같은 정부의 존재여부에 달려있다. 그러나 보수주의의 가부장적 국가 개념은 정치에 대한 공공선택론적 인식의 부족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자유주의는 악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의 악행을 최소로 줄이게 할 수 있는 체제이다. 이것이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 강한 정부가 아니라 “제한된 정부(limited government)”가 자유주의가 추구하는 정부형태이다.

 (5)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을 구분하기 위한 이론이 없기 때문에 보수주의 정책은 원칙이 없다. 선한 정부의 재량적인 손에 맡겨버렸다. 원칙 없는 보수주의 정책은 실용주의나 기회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고 그래서 큰 정부 작은 시장을 불러온다.

 (6)흥미롭게도 보수주의에서 복지정책은 결코 낯선 것이 아니다. 복지정책은 보수주의 정치가로서 영국의 처칠(Churchill) 수상과 독일의 비스마르크(Bismark) 재상에서 볼 수 있듯이, 온정주의 국가관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보수주의의 당연한 정치적 아젠더이다. 그러나 보수주의의 치명적인 결함은 복지정책이 넘어서는 안 될 경계선을 설정하지 못한 점이다. 유감스럽게도 ‘따뜻한 복지,’ 자본주의 4.0. 또는 온정적 보수주의(compassionate conservatism)도 복지정책의 경계선이 분명하지 못하다.

 그 경계를 분명히 하지 못한 이유가 현명하고 선한 가부장적 정부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의 권력을 제한해야 할 당위성을 알지 못한다. 공공선택론의 인식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공선택론의 인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수주의의 복지정책은 정치적 선동가들이나 위선적인 개혁가의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그 경계를 분명하게 정한 것이 자유주의이다. 복지정책은 시장법칙을 최소로 침해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의 헌법적 원칙이 복지정책이 넘어서서는 않될 경계선이다.

 결론적으로 보수주의는 사회민주주의나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적극적으로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이 이념들과의 이념전쟁에서 자유주의와 동맹이지만, 그러나 보수주의는 자유주의의 전제로서 개인주의의 기본원칙을 전폭적으로 수용하기를 거부하는 이념이다. 그리고 사회이론(자생적 질서이론; 공공선택론)이 없기 때문에 통일되고 체계적인 보수주의 이념이 성립될 수 없으며 확고한 정책의 원칙을 확립하기도 어렵다.(konas)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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